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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 외 ㅣ 세계문학의 숲 5
다자이 오사무 지음, 양윤옥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아. 어둡다.
한국문학 문단에서 괜찮다고 평하는 우리 소설처럼 일본에서도 괜찮다고 평을 받는 시대소설은 이렇게 우울하고 어두워야하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책의 날개에서 작가가 39세에 강에 뛰어들어 자살했다는 소개를 보고 혹시 요조라는 주인공은 작가의 얘기가 아닌가 싶었다.
우울하고 어두운 이야기인데, 소설속의 주인공이 주변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에는 그것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얼마나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알수 있다. 바보처럼 보여짐으로써 세상에 이렇게저렇게 실려 살아가다보니 결국 요모양 요꼴이 되었다라고 말하는 듯 하다.
때로는 똑똑한 척 하지 않는 것이 세상살기 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을 편하게 사는 것과 책의 주인공 요조처럼 망가뜨리며 사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이다. 정말 망가진 삶.
마음이 시리고 답답함에 얼른 읽어버려야지.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어두운 소설은 싫다.
어렵더라도 솔깃한얘기가 좋다. 나는 그렇다.
책에서...
너를 보면 대부분의 여자들은 뭔가 해주지 않을 수가 없게 돼. 항상 어물어물하고, 그러면서도 웃기는 소리는 잘하고.... 가끔 혼자서 몹시 우울해져 있긴 한데, 그 모습이 더욱 더 여자의 마음을 자극해
인간이란 서로를 전혀 알지 못하고, 아예 완전히 잘못 보았으면서도 둘도 없는 친구라고 생각하고, 평생 그걸 깨닫지도 못한 채 상대가 죽으면 울면서 조사 따위를 읽고 있는 건 아닐까요.
그럴싸한 대의명분을 부르짖지만 모든 노력의 목표는 반드시 개인, 개인을 뛰어넘어 다시 개인. 이세상의 난해함은 개인의 난해함.
몇 십만 마리의 세균이 우글우글 떠돌아다닌다는 건 '과학적'으로 정확한 사실이겠지요. 그와 동시에 그 존재를 완전히 묵살해버리면 그런 사실은 나와는 털끝만큼도 관련이 없는 일로 순식간에 사라져버리는 '과학의 유령'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나는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