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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상처가 나에게 말한다 - 나하고 얘기 좀 할래?
울리케 담 지음, 문은숙 옮김 / 펼침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나하고 얘기좀할래? 어린시절 상처가 나에게 말한다’ 라는 제목을 접하고
왠지 내가 꼭 읽어 봐야할것 같은 책이라는 이끌림에 접하게 되었다.
이책의 제목을 보며 어쩌면 살아오면서 내안에 가장 가까이서 내 모든 행동
과 말투 내 마음까지 훤히 알고 있는 나자신이 바로 나인데 정작 내가 나자신
의 존재를 의식하지 못하고 그동안 내존재를 너무 무시하고 살아온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은 남의 눈보다도 나자신의 양심이 더 찔리고 부끄럽게 느껴질 때가 더
많으니 말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우리 다섯 식구는 늘 배고픔에 굶주렸고
엄마, 아빠는 무어라도 해야 하는 상황이라 매일의 장사생활속에 우리 세자식을
여유롭게 품어줄 시간도 정신도 없으셨다.
초등학교시절부터 시작한 학창시절 내내 교과서 외에 단 한권의 동화책조차
사주신 적도 없고 사줄수 있는 돈도 없었다.
초등학교 시절 어린마음에 과자가 늘 먹고 싶었고 어느때는 돈이 없어 훔쳐
먹은 기억이 있다..
언제나 어머니, 아버지의 힘드신 삶에서 나란 존재가 짐이 되지 말자는
생각에 부모님의 건의대로 야간대학으로 갔고 직장을 다니며 용돈을 벌어 썼고
전액 장학금을 받아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드리는 딸이 될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늘 다른사람의 시선만을 생각하며 정작 나자신의
행복만 생각하지 못하는 내 소심한 성격을 보면 마음한곳에선 어쩌면 내 자신을
사랑할수 있는 자존감을 어린시절 길러주지 못한 부모님을 향한 원망과 서운했던
마음이 가끔 들곤 한다.
내가 내자신을 사랑받을수 있는 존재로 느끼지 못했기에 아이에게 그만큼의
사랑을 주기가 어려운 것이다.
특히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님 입장이 되어 아이에게 한없이 사랑을
주자고 다짐하고 내가 누려보지 못한 관심과 사랑을 아이에게 주려하지만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을때는 왜그렇게 힘들고 화가 나는지 나도 모르게 아이에게 화내며
폭발해 버릴때가 있다. 그럴때 내 아이가 슬퍼 울고있으면 내 어린시절 내 모습을
보는것 같아 그렇게 가엽게 느껴질수가 없다.
내가 이렇게 인내심이 부족한 엄마인가하고 그동안 나자신에게 많은 실망이 들기도
했다.
나도 이제는 나와 아이를 위해서 어린 시절의 상처에서 벗어나 행복해지기 위해
그동안 내가 받았던 상처를 치유 해야할때가 온것이다..
얼마전 엄마집에 며칠 머물 일이 있었다.. 그러면서 엄마와 많은 이야기를 나눌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엄마에게 어렸을때 슬펐던 일 화났던 일, 원망스러웠던 일을 다 말했고 엄마와
둘이서 울면서 화해할수 있는 시간도 가질수 있었다..
엄마에게도 엄마의 부모가 제대로 사랑해줄 마음도 경제적인 능력도 없었던
사실도 알게 되었다..
엄마도 울면서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해주었던 거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막둥이로 엄마를 낳았는데 큰언니,작은언니는 시집을 가버릴만큼
컸고 초등학생이던 엄마의 엄마인 할머니는 무당굿을 하는 사람이었고 할아버지는
술만 먹으면 난동을 부리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결국 엄마는 초등학교도 채 마치기 전에 먼 친척집 아기를 돌보는 조건으로 먼곳
으로 보내졌고 외할아버지는 엄마를 떠나보내면서 그집에서 조그만한 돈이 생기면
즉시 자기에게 갖다 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다 외할아버지나이 50대 초반에 술을
너무 마셔 돌아가셨다고 한다.. 원망할수 있는 부모조차 없는 엄마가 진정 가엷게
느껴졌고 엄마는 나보다 더 많은 상처를 가진 사람이었구나 하고 이해할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책을 읽어서 나의 어린시절 상처와 대화나누고 화해하고 싶단 생각에서
시작된 일이 엄마를 이해하고 엄마의 어린시절보다 내 어린시절은 그래도
행복한 거였구나 하고 느끼는 시간을 만들어준것 같다.
이책을 읽음으로써 이제부턴 나자신과 대화도 많이 나누고 내가 나의 상처로
인해 내 엄마와 같이 내 아이에게 말과 행동으로써 상처주지 않기 위해 꼭 노력
해야겠다는 생각을 할수 있었던 고마운 계기가 된것 같다.
그동안 내자신의 마음을 내 스스로가 알아주지 못했단 사실에 반성하면서
진정 나자신을 사랑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내 아이가 우리 두부부의 존재로 늘행복하고 올바르게
컸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