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출신의 여성 바이올리니스트인 힐러리 한은 우리나라로 따지면 사라 장(장영주)처럼 혜성같이 등장한 신예였고 이제는 어엿한 중견 음악가의 대열에 합류한 훌륭한 연주자 중 한 명이다.

제니퍼 힉던은 필라델피아 커티스 음악원의 교수로 재직중인 사람인데 아마 힐러리 한을 키운 스승이었던 모양이다. 1962년 생이니 우리 나이로 갓 50이 넘은 음악가인데 자신의 제자를 위해 바이올린 협주곡을 작곡하여 헌정했다. 들어보니 현대 음악스러우면서도 웅장하고 아름다운 곡이다.

그리고 다음 곡은 저 유명한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협주곡.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협주곡은 일반적으로 매우 박진감 넘치고 빠르게 진행되는데 비해 이번 녹음에서 힐러리 한은 매우 특이한 주법으로 호흡을 조율하며 특별한 녹음을 남긴 것 같다. 일단 빠르게 진행되는 부분이 느릿느릿, 섬세하게 진행되고 곧바로 맹렬하게 몰아치는 듯한 프레이징이 뒤따르는, 아주 특이한 연주였다. 쇼스타코비치 전문가 대열에 합류한 바실리 페트렌코와 로얄 리버풀 필하모닉의 반주 또한 리듬감 넘실거리는 최고의 연주였다. 브라보! 같은 곡이라도 이렇게 해석을 달리하여 새로운 레퍼토리로 추가되기 위해 여전히 많은 클래식 음악가들이 노력 중이라는 사실에 감사하게 된다.


제니퍼 힉던 바이올린 협주곡
&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바실리 페트렌코 지휘/
로얄 리버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힐러리 한, vio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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