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떠나도
윤이나 지음 / 유유히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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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작가로 글쓰기 시작한 윤이나 작가의 장편소설, 운명과 신념, 그리고 인간의 삶의 방향에 대한 물음을 무속이라는 신비로운 소재로 풀어낸 이야기다.

한때 여의도에서 잘나가던 무당이었지만 하루아침에 신이 떠난 뒤 삶이 바뀐 무당 현재림, 신은 예고 없이 사라지고 재림은 힘을 잃었고 같이 일하던 직원은 재림의 현금을 갖고 사라져 버린다. 재림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신이 돌아오길 기도하며 살아간다. 1년 뒤 재림과 딸 미래는 귀신의 집으로 불리는 무연 맨션에 도착한다. 재림은 신을 되찾고 딸을 지키기 위해 무연맨션 주민들을 스스로 떠나게 만들어 이곳을 신의 귀한 조건으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운다. 각자의 사연을 가진 주민들이 살고 있는 무연 맨션에서 재림의 계획은 성공할 수 있을까.

소설은 신이 갑자기 떠나버린 초현실적인 현실에서 시작한다. 신의 부재로 사람들은 더 이상 운명이 정해져 있지 않다고 믿게 되고 신을 통해 삶을 해석하는 이들에겐 혼돈의 시간이 이어진다. 이 책은 단순한 판타지나 샤머니즘에 머물러 있지 않고 신이 우리의 삶을 결정하고 우리의 운명은 정해져 있는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은 결국 자기성찰로 이어진다. 삶의 실패와 재기, 관계의 회복, 자유 의지와 운명 사이에서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좌절과 성장을 함께 겪으며 스스로의 길을 걸어간다.

운명보다는 스스로 걸어가는 길을 선택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그린 장편 소설로 유쾌하고 재치 있는 윤이나 작가의 문장과 설정이 돋보인다. 읽는 동안 재미도 있지만 결국 삶은 우리 손으로 쓰는 이야기라는 것을 깨닫고, 스스로의 삶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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