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될 여름에 소다 거품을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28
박에스더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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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지구의 마지막 밤이라면, 누구 어깨에 기대 있고 싶어?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시리즈의 계절 앤솔러지에서 탄생한 박에스더 작가의 장편소설로 장르적 틀 속에서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우주시대라는 SF적 설정과 영혼과 육체의 분리라는 독특한 세계관 그 안에서 싹트는 첫사랑, 정체성을 섬세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지구에 남겨진 육체들은 강한 감정을 느끼지 못하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지만, 미래와 영은 서로를 만나며 금지된 감정을 조금씩 마주하고 흔들림의 정체를 찾아간다. 나는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질문의 해답을 탐색하는 여정을 통해 결국은 나답게 살고 싶다는 결론을 만나게 된다. 미래는 지구와 우주를 오가며 종말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이는 단순한 파국이 아니라 오히려 끝이 다가올수록 삶의 의미와 인간과의 연결선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어준다.

미래와 영이 불확실한 상태, 어쩌면 현재를 살아가는 나를 들여다보는 기분이 들었다. 여러 가지 상황으로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나 역시 진짜 나를 찾는 것이 늘 숙제이다. 이 소설은 명확한 해답을 알려주지는 않지만, 천천히 흔들려도 괜찮다고, 그 속에서 자신을 잊지 말라고 위로해 준다.

소다 거품처럼 금방 사라질 것 같은 순간들이 어쩌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풍성한 소다 거품같이 청량하고 여름처럼 씁쓸한 감성의 이 소설처럼 어떤 미래가 오더라도 내 감정과 선택을 통해 나만의 시간을 살아내야겠다.

🗨️ SF 장르가 낯선 사람이거나, 복잡한 감정과 정체성으로 고민하는 청소년들 그리고 섬세한 감정 표현과 서정적인 문장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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