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 아리랑 한울림 작은별 그림책
정란희 지음, 양상용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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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에 강제징용의 역사, 해방 후에도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

열일곱 살 김흥만. 지옥과도 같았던 사할린 그곳.
일본은 오랜 전쟁으로 물자 부족에 시달리자 조선의 청년들을 강제 징용하기 시작한다. 일본 순사들의 거짓말과 회유, 폭력과 협박으로 흥민은 사할린 탄광으로 끌려간다. 그곳에서 아무도 목숨을 담보하지 못하는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게 된다. 헝겊 모자에 전등 하나 달고 맨몸으로 하루 종일 석탄을 캐고 나면 기다리는 것은 차가운 보리밥 한 덩어리뿐이다. 겨울이면 얼음이 맺히고 여름이면 벌레와 악취에 숨 막히는 열악한 그곳에서 흥민은 도망치지만 돌아오는 건 죽기 직전까지 몽둥이질을 당하는 것뿐이다. 마침내 해방이 되지만 먼저 떠난 건 일본인들이다. 그 후로 조선으로 데려다줄 배는 오지 않았다.

일제강점기에 끌려간 6만 명이 넘는 그들은 힘든 노역에 시달리면서도 조국을 잊어 본 적이 없다. 지금도 사할린에는 그렇게 돌아오지 못하고 터를 잡은 사람들이 있으며 그들은 살기 위해, 잊지 않기 위해 한국말을 하고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 노래를 부른다. 머나먼 낯선 땅에서 그들은 사할린 아리랑을 부른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읽게 된 이 책은 전쟁이 끝나도 여전히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러시아 땅에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다. 일본은 그들을 자국민이 아니라 하고, 러시아는 책임 회피를 했으며 한국은 그들을 도울 여력이 없었다. 1990년대부터 귀환 운동이 시작되었지만 몇 분 만이 고국으로 돌아왔고 후손들은 대부분 사할린에 남아 그 땅에서 살아가고 있다.

돌아가고 싶은 고향이 있지만 돌아갈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 우리는 그들의 슬픔과 외로움 그리고 희망을 기억하고 배워야 할 것이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가슴 아픈 역사의 노래, 우리가 함께 부를 노래.
오늘만큼은 마음속으로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으로 간절히 불러본다.

꼭 기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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