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문학, 음악, 철학을 사랑한 요절 작가 가지이 모토지로 단편선.1924년 24세에 첫 작품을 쓰고 32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그는 늘 병상에 누워있었고 병자의 불안과 우울함, 그리고 피곤한 이야기가 매우 사실적이다. 그러나 그의 소설 속 주인공은 아프고 우울해도 바닥으로 가라앉거나 막연한 희망을 품는 대신 레몬 같은 소소한 재밋거리를 발견한다. 레몬이 짜증 나는 나를 가라앉혀주는 하찮고도 소소하지만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어둠과 빛을 그려낸 소설가로도 불리는 가지이는 소설과 병, 어둠과 빛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며 절망스러운 현실 속에서도 삶의 의지를 놓지 않는다. 투병 경험으로 삶의 무기력함과 불안을 잘 표현하고 있다. 무기력 속에서도 레몬의 색과 냄새, 감촉은 더 선명하게 표현되어 병과 우울 속에서 레몬은 남은 희망처럼 느껴진다. 레몬이 폭탄처럼 터지는 상상은 쾌감을 주기도 한다. 친구 K가 승천할 것 같은 예감은 느끼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죽음과는 정반대인 방향으로 죽음을 어떤 것에서 해방되는 것으로 재해석하여 죽음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죽음으로 가는 길에서 절망보다는 현실의 아름다운 순간들을 남기려 한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독하고 힘든 하루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레몬이 되어 줄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