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제24회 이효석문학상 수상한 신주희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불안한 사회의 균열을 틈타 종말론적 분위기가 득세하던 시기에 삶이 지속되는 것도 중단되는 것도 진정한 의무가 되지 못하던 시대를 함께 통과한 주하나, 구영진은 한 종교 단체에서 운영하는 고등학교에서 만난다. 그곳에서 세상의 마지막을 손 놓고 기다리는 수동적인 자세가 아니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기주도적 종말이라는 것을 깨닫고 자신들의 계획을 도울 여호수아와 백보훈을 찾아간다. 각자의 이유로 상실의 시간을 보내는 네 사람은 자기주도적 종말을 위해 교내 신문에 오늘의 유서를 싣기로 하고 세상에 남기는 마지막 문장이 아닌 오늘을 견디기 위한 일기를 쓴다. 그 과정에서 서로의 진심을 오해하게 된 네 사람은 마음의 균열이 생겨 관계는 회복 불가능 상태로 나아간다. 서로의 믿음마저 붕괴된 세상에서 그들은 삶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까.구원 없는 세상에서 스스로를 구하기 위한 소멸하지 않는 마음에 대한 기록이다. 인간 본연의 불완전함을 이해하고 그럼에도 살아남아야 하는 마음을 그려내었다. 끝이 아닌 찬란한 시작을 맞이하기 위해 자기주도적 종말을 시작하려는 그들은 어른들의 어리석음으로 상처받은 아이들이다. 부모의 부조리한 삶, 학대 속에서 돌봄과 사랑을 받지 못하고 어른이 되었어도 여전히 버티고 버티는 버거운 삶을 살아간다. 그럼에도 살아가기 위해 애쓰는 우리의 모습이 보인다. "나답게 살다가 나답게 종말 하는 것."종말을 기다리며 인생을 배우고 서로를 지키며 삶을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며 오늘도 모두가 사랑하며 살아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