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잉로드
김형균 지음 / 이든하우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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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북한 어느 마을, 흑인 아이가 태어나면서 홍 할머니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손녀딸 소원과 홍 할머니는 막둥이를 다락에 몰래 숨기며 위태롭게 이중생활을 하던 중 소원의 학교에서 수령님 탄신일을 축하하는 노래자랑이 열리게 된다. 소원은 막둥이의 노래 실력을 이용해 상을 타고자 판다곰 인형을 잘라 탈을 씌우고 학교로 데려간다. 막둥이의 존재가 발각될 위기에 처하자 홍 할머니는 손주들을 지키기 위해 남조선을 넘어갈 계획을 세운다.

정치적 대립과 이념의 양극화로 지속적으로 상충을 겪은 저자는 회색주의자를 꿈꾸며 어떠한 편 가르기도 없이 흑과 백을 모두 포용할 수 있는 소망을 글과 그림에 담았다.

무력감을 느끼면서도 끝까지 살고자 하는 의지를 포기하지 않은 소원과 막둥이, 손주들의 자유를 위해 희생한 홍 할머니. 삶을 포기하지 않고 빛을 향해 달려나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그림으로 더 생생한 이야기가 전달되며 마치 인권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인간의 본성과 가족애의 사실적 묘사와 서사로 읽는 내내 깊은 강한 인상이 남는 소설이다.

오랫 시간 동안 저자의 서랍 속에 숨겨져 있다가 15년 만에 세상에 나온 이 책은 스스로 빛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며 책에서 전해지는 강렬한 에너지와 존재감을 느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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