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었어 풀빛 그림 아이
알리체 로르바케르 지음, 리다 치루포 그림, 이승수 옮김 / 풀빛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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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었어] : 알리체 로르바케르 글, 리다 치루포 그림

세계적인 영화감독의 첫 번째 그림책.

칸 영화제에서 그랑프리인 심사위원 대상과 최우수상 각본상을 받았으며 그 외 여러 상을 수상하면서 영화계의 젊은 거장으로 꼽히고 있는 알리체 로르바케르 감독의 첫 번째 그림책이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서툰 길은 우물쭈물하다가 아무렇게나 구르기 시작하다가 큰 나무에 부딪쳤다. 겁먹은 길은 몸을 구부려 숲을 빙 돌아갔고 이번엔 줄지어 가는 개미 떼 사이로 들어가 버렸다. 크게 놀란 개미들은 우왕좌왕 했지만 갈 길이 정해져 있는 개미들을 위해 길은 비켜준다. 드디어 오르막을 만난 길은 돌멩이와 부딪칠 때마다 한조각씩 떨어져 나갔고 점점 좁아져 결국 오솔길이 된다. 길이 너무 좁아 수레를 끌던 사람이 지나갈 수 없게 되자 길은 그를 위해 다시 넓어졌으며 탁 트인 포장도로가 되었고 자동차들은 길 위를 마구 긁어대며 달렸다. 지친 길은 더 이상 아무도 찾지 않는 나쁜길이 되어 혼자 있게 된다. 서툰 길은 제대로 자신이 갈 길을 찾을 수 있을까?

'서툰 길' 은 마치 우리의 삶과 같다.
어떻게 해야하는지, 어디로 가야하는지도 모르고 주변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휘둘리는 우리의 모습이다. 그러나 우리는 어디로든 가야하고 어디론가 가고 있다. 무슨 일이든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이게 맞는지 계속 헷갈리고 머뭇거리게 되고 걱정하고 조심하게 된다. 내가 스스로 내리는 결정에 자신이 없기 때문에 내 생각과 다르더라도 남의 의견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문득 지금까지 내가 걸어온 길이 맞는지 뒤를 돌아보게 된다. 그동안 겪었던 힘든 일이 생각나기도 하지만 꽤나 즐겁고 행복했던 일도 추억할 수 있다. 지금까지 잘 버티고 잘 살아 왔다고 작가의 위로가 담긴 그림책을 여러번 읽으면서 스스로 대견하다 쓰다듬어 줄 수 있는 위로의 시간을 함께 보내면 좋겠다.

"괜찮아, 지금까지 충분히 잘 살아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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