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라 - 2024 제7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작
김아인 지음 / 허블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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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라] : 김아인

「스파이라」가 올해 제7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작으로 허블에서 출간되었다. 천선란, 청예 등 현재 활발히 활동하며 또렷한 성취를 일구고 있는 작가를 탄생시킨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이 올해 일곱 번째를 맞아 김아인이라는 걸출한 신인 소설가를 냈다. 에피네프라는 치명적인 전염병이 휩쓴 근미래가 소설의 배경이다. 인간이 죽은 후에도 정신은 전산화되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면? 이러한 의문과 설정에서 시작해 팬데믹 상황의 디스토피아이면서도, 기술이 발달하여 제2의 가상 인생 서비스가 제공되는 세계상을 그린다.

전염병에 인류의 절반이 죽고 남은 5억명 가량의 사람들은 정신 전산화 기술이 개발됨에 따라 인간의 기억과 인격이 데이터화 되어 AE라는 서버에 입주해 삶을 살아간다. 웨이쉬안은 AE 직원이며 정신이 서버에 연결되려면 유선케이블을 연결해야 하므로 뇌와 척수를 적출할 수 밖에 없어 고객의 뇌와 척수를 들어내고 남은 신체를 폐기하는 업무를 한다. 하라바야시 가스미는 뇌과학 연구원으로 AE의 실질적 브레인이며 정신 정산화 기술은 도피의 길이라고 비판하면서도 AE가 독점한 기술을 활용해 펜데믹을 타개 할 것이라고 믿는다. 페이는 AE 서비스가 목숨을 의탁하는 일이고 사람들이 현실을 덜 충실하게 살아가는 등 AE가 세상을 망친다고 생각하고 있다. AE의 최초 개발자 중 한 명을 신이라고 부르는 독특한 캐릭터 설정은 흥미과 재미를 더 하며 디스토피아 상황에서 영원한 삶이 유토피아인가에 대한 물음을 둘러싼 논란과 대립, 빠른 전개, 신선한 결말로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생생한 즐거움을 주고 있다.

추리 스릴러와 로맨스가 만난 정교한 SF소설.
육체 없이 정신만 남은 채 사는 영원한 삶이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죽음과 정신 전산화,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한국 과학문학상 대상에 걸맞게 완성도가 높은 이 작품은 제발 드라마나 영화로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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