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녕가
이영희 지음 / 델피노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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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녕가] : 이영희

경남 진주시 하대동 거주꽃을 사랑해서 꽃으로 글을 쓰는 글쟁이 이영희 작가가 침묵을 깨고 발표한 신작 장편소설. 이 작품은 혼란 속에서 불꽃같은 삶을 살았던 여성, 화녕을 주인공으로 1930~40년대 일제강점기 젊은 여인이 기구한 운명 속에서도 자신의 꿈과 자유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려내었다.

윤심덕을 닮고 싶었던 화녕, 대한제국 최고의 신파극 가수를 꿈꾸지만 아버지가 처형당하고 무조건 살아남으라는 아버지의 부탁으로 처형이 이루어지는 순간에 천황을 찬양하며 목숨을 부지한다. 이후 아버지를 죽인 원수 앞에서 노래를 부르며 화냥년이라고 손가락질 받으면서도 노래에 대한 열망 하나로 흐트러짐 없이 꿋꿋하게 살아간다. 남초시 집의 손자 인서, 진주 헌병대장 스바로의 아들 킨타로와 관계를 맺으며 이야기는 점점 복잡해져만 간다.

1920년대 한국 가요사는 일제 강점기의 억압 속에서 민족의 정체성과 저항의 메시지를 담아 중요한 문화적 유산으로 단순한 음악을 넘어서 민족의 슬픔과 절망, 동시에 희망과 저항의 상징이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 사회적 투쟁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그 당시의 절절한 정서를 문학적으로 재현해 낸 소설로 자신의 꿈을 추구하는 화녕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려내 개인이 아닌 민족적, 역사적의 미를 섬세하게 탐구한다. 소설 속에 삽입된 당시 한국 대중음악의 중요한 곡의 가사와 마음 아픈 역사적 정서를 꽃말에 빗대어 만든 목차는 화녕의 마음을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시간은 흐를 테고 그럼 지금 우리의 시간은 역사로 변해 쌓여가겠죠. 그럼 훗날의 사람들도 나를 손가락질할 거예요. 헌데도 노래를 향한 내 열망을 꺼질 줄을 모르니 왜 우리 아버지는 내이름을 불꽃이라고 지었을까요?

한국 현대 가요사의 첫 길목에서 불꽃처럼 타오른 화녕.
그녀의 애절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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