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밤의 약속
이진휘 지음 / 인티N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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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밤의 약속] : 이진휘

뇌출혈로 쓰러진 후 온몸이 마비된 연인을 돌봐온 10년의 기록
절망 속에서 지켜온 한 사람을 향한 약속과 기다림

2014년 뇌출혈로 쓰러진 후 온몸이 마비된 연인 허수경 씨를 10년 가까이 돌봐온 이진휘 씨의 에세이이다. 저자와 수경 씨의 사연은 2018년 SBS 〈궁금한 이야기 Y〉를 통해 알려지며 많은 사람의 감동과 안타까움을 불러일으켰다. 방송 이후의 두 사람의 소식을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어디에도 소개된 적 없었다. 『긴 밤의 약속』은 방송 이후 저자가 처음으로 두 사람의 이야기를 직접 써내려간 책이다. 책에는 해외에서 처음 만나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의 영화 같은 시작과, 수경 씨가 쓰러진 이후 달라진 두 사람의 일상, 10년을 이어온 간병 생활 속에서 한 개인이 느꼈던 절망과 불안, 그 긴 시간 속에서 저자가 발견한 사랑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가 진솔하게 담겨 있다.

“그녀 곁을 지켰던 나날. 침묵이 빚어낸 순간들.
우리의 여정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대학 시절 스리랑카에 파견 복무를 하던 시기에 배낭 여행중인 수경을 만났다. 이 후 프랑스 파리에서 다시 만난 두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연인이 되었지만, 2014년 수경이 뇌출혈로 쓰러지게 되고 '내가 살려주겠다' 약속한 진휘는 병원에 함께 머무르며 그녀의 재활치료를 돕는다. 온몸이 마비가 되고 말하는 것 조차 힘들어진 수경을 위해 글자판을 만들고, 함께 기념일을 챙기는 등 그들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지켜나간다.

“나는 살아있어. 살아나고 싶어.”

자유를 꿈꾸는 배낭 여행자였던 수경은 마비된 몸으로 아직 살아있다고, 살아나고 싶다고 온몸으로 외친다. 진휘는 수경과 절망에서 도망치지 않고 함께 그 길을 걷겠다고 다짐한다.
그렇게 수경이 쓰러진 지 10년 후, 수경은 퇴원하여 부모님과 함께 살며 통원치료를 하고, 진휘는 주중에는 기자로 일하고 주말에는 수경을 돌보며 함께 시간을 보낸다. 두 사람은 여전히 글자판으로 소통을 하고, 편의점 쇼핑으로 소소한 행복을 느끼기도 하며 여느 연인들과 다를 것 없이 싸우고 화해하고 울고 웃는다.

"10년이 지나고서야 알게 되는 것이 있다. 사랑은 말이 아닌 결심과 행동으로 이루어가는 과정이라는 것."

진휘와 수경은 서로를 사랑하고 지켜주면서 살아가는 의미를 찾는다. 영화같은 그들의 사랑 방식, 절망 속에서 지켜온 한 사람을 향한 약속과 기다림. 두 사람의 영원히 끝나지 않을 긴 여정이 계속 찬란하게 빛나기를 기도한다.

그녀를 이렇게 잃을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수경에게 분명히 약속했다.
내가 꼭 살려주겠다고, 그 약속의 실현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언제 생을 마감할지 모를 내 사람을 허무하게 떠나보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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