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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나를 위로한다
김선희 지음 / 예담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사람이 살아가면서 기본적으로 경험하고 겪는 것들과 문제들을 철학가의 관점을 빌려 삶을 들여다보는 책이다. 영화 속 이야기 등 쉬운 예를 들어 설명해주어 어렵지 않게 이해 할 수있다.
사랑을 하고, 가족을 이루고, 일을 하며, 나를 아름답게 꾸미고, 변화를 꿈꾸며, 늘 무언가를 욕망하는 삶.
이렇게 누구나 겪고 그 속에서 아파하는 사랑, 가족 노동, 아름다운 외관, 변화에 대한 희망, 자유, 가지려는 욕망 등에 대해 양파껍질 까듯 하나씩 안을 들춰본다.
모든 부분마다 하나같이 고개를 끄떡이게 한다. 가슴 속 답답히 조이는 무언가가 느슨해 지는 느낌이랄까.
특히 일과 사랑은 삶에서 뗄레야 뗼 수 없는 것들이다. 상대에게 흡수되지 않고, 상대를 통제하지도 않는 사랑을 해야함을 공자의 인을 들어 설명하는 부분이 가장 와닿았다.
또한 매일매일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 똑같은 지하철을 타고 같은 업무를 반복하는 노동을 지겹고 벗어나고 싶은 노동이 아닌 주변과 관계를 맺어가며 자아를 확장하는, 창조적 노동으로의 태도를 말하는 부분도 노동의 중요성과 감사함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책에서 모든 것을 관통하고 있는 하나는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 끊임없는 나의 욕망과 불만족이다.
가창력과 상관없는 가수의 초콜렛 복근이 상품화가 되고, S라인 몸매를 정답으로 외치고 있는 대중매체, 광고는 우리의 내면을 교묘하게 지배하고 감시한다. 나도 초콜렛복근과 S라인을 만들려고 노력하게 되고, 그렇지 않는 사람을 소외시킨다. 결국 성형, 다이어트는 내 욕망이 아닌 타인의 욕망인 셈이다.
가방의 로고에 집착하고 와인 맛 자체가 아닌 와인에 대한 화려한 수사에 구매를 하는 사람들도 타인의 욕망과 자신에 대한 특별함을 채우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내면은 텅텅비어가고 욕망은 절대 채워지지 않는다. 자본주의구조가 욕망의 기준을 가능치를 훨씬 웃돌게 잡아놓기 때문이다. 예뻐지면, 더 가지면 행복하고, 좋게 변화할꺼라 생각하지만 더 목마를 뿐이다.
무엇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가 아니라 나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나 자신을 마땅이 나로 선택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장자는 자유가 일상을 벗어나고 초탈할 능력이 아니라 일상생활 안에서 자기 본성을 왜곡하지 않고 사는 힘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사실 불행과 불안은 내 욕망에서 온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어떤 무엇이 되고자하고, 그러기 위해 더 갖으려 하면 영원히 자유는 오지 않을 것이다. 아무것도 안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다하는 것이 자유가 아니라 내 자신을 현재 그대로 받아들이고, 일을 즐겁게 하는 것. 그리고 끊임없이 욕망하고 자기자신을 부정하게 하는 자본주의 구조 안에서 나를 지킬 원칙과 방도를 세우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말로는 쉽지 않겠지만 나를 불안하게 하는 욕망이 무언지 돌아보고 내면을 새롭게 설계해야할 때 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