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처럼 생각하고 한비처럼 행동하라

노자처럼 생각하고 한비처럼 행동하라 - 한 권으로 읽는 도덕경과 한비자
상화 지음, 고예지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2년 2월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목소리 큰사람도 아니고 힘이 센 사람도 아니다. 바로 자기 자신의 마음을 평정하게 잘 다스릴 줄 아는 사람, 나 자신과의 관계를 튼튼하게 유지하는 사람일 것이다.

요즘 사람들을 보면 강하게 보이려 내 목소리만 주장하고 약한 사람을 누르고 올라 서려고 한다.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다. 욕심으로 가득찬 마음을 끌고 늘 조바심에 치이며 살아가는 가는 본인도 참 힘들다. 나 또한 그랬던 때를 떠올려 보면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이러한 것이 모든 시대를 막론한 인간의 속성이라는 걸 노자를 통해 알 수있다.

노자는 내려놓음을 말하고 있지만 비우고 그저 승려처럼 살아가라고 하는 뜻이 아니다.

"굳세고 씩씩하기만 해서 물러섬을 모르는 사람은 결국 화를 자초하고, 부드럽고 연약해서 감히 앞에 나서지 않는 사람은 목숨을 보전할 수 있다."

노자는 욕망에는 끝이 없음을, 마셔도 마셔도 갈증이 나는 인간 욕망의 속성을 정확히 간파하여 이를 충고하고 있다.

반드시 적정선을 지키라는 것이다.

서한 시대의 등통을 예로 들어 이를 깊게 깨닫게 한다.

무극필반 "사물이 극에 달하면 반드시 처음으로 되돌아간다" 가 현대인에게 또한 나에게 현재 가장 필요한 깨달음이라고 생각한다. 가져도 또 갖고 싶어하고 만족을 모르다가 적정선을 넘어 극단으로 치닫는 것을 경계해주는 지혜이기 때문이다.

결국 노자는 마음에 잡념을 없애고 외부세계와 불필요하게 다투지 않음으로써 마음속에 무한한 역량을 축적하여 결정적인 순간에 그 힘을 분출해내는 무욕무구의 삶에 이르게 하기 위함인 것이다.

마음이 고요하면 심신이 편안하고 적정선을 유지하는 선에서 내 능력과 성취를 이루며 사는 삶은 행복할 것이다. 나를 지키는 노자의 지혜야 말로 가장 귀하고 강력한 것임에 틀림없다.

한비는 나라를 현명히 다스리고 아랫 사람을 잘 다루는 법에 대해 설파하고 있다. 법을 제정하고 그에 맞게 상 벌을 줌으로써 질서 있고 공정한 나라를 구현하기를 바라며 국왕에게 준 조언을 담은 것이 한비자이다.

한비자는 시대를 앞섰다. 당시 신분제가 존재하는 시대에 학연 지연 혈연을 경계하고 법에 맞게 공정한 심판을 주장한 것은  진보적이고 생각이 깨어있다는 것을 느낄 수있다.

특히 왕은 상과 벌로써 신하들에게 은혜와 엄격함을 두루보이며, 자신의 속마음과 의중을 절대 밖으로 드러내지 않아 아랫사람에게 이용당하지 않게끔 하는 지혜는 현재의 리더십에도 필요한 조건이지 않을까 싶다. 아랫사람에게 의중을 드러내게 되면 그것을 이용해 권력욕심을 챙기려 아부만이 판을 치게되고 그러면 진실을 알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책에서 노자의 지혜로 내 마음을 다스리고 한비의 지혜에서 어떤 조직에서든 현명하게 헤쳐나갈 지략을 배울 수있다.

전혀 어렵지 않고 읽으면서 바로 이해가갈 정도로 깔끔하고 구체적인 해설이 가장 마음에 든다.

역시 이 책도 앞으로 오랜동안 나와 함께 갈것 같다.

당신없는 일주일

당신 없는 일주일
조너선 트로퍼 지음, 오세원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3월

 미국 뉴욕의 베스트 셀러 소설가 조너선 트로퍼의 장편 소설이다. 이 소설을 통해 처음 알게된 작가다. 앞으로 자주 읽게될 것 같다.

그의 다른 작품 제목들을 훑어보니 이 책을 포함해서 대부분 남자 주인공의 내면과 감성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그의 스타일인것으로 보인다. 남자친구나 남편의 마음과 심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꽤 될것같기도 하고 물론 재미도 있다.

어느 날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한 가족이 어머니의 집으로 모이게 된다.

주인공 나는 이 집의 둘째 저드 폭스먼이다. 그동안 연락이 뜸했던 형 폴과 누나 웬디, 남동생 필립과 어머니가 한 자리에 모였다.  

장례를 마친 후 아버지의 유언대로 유대식 장례의식인 시바를 치르기 위해 일주일간 어머니 집에서 더 머물러야 한다. 시바는 우리나라의 삼우제와 문상을 합한거와 비슷한 건데 죽은 사람을 기리기 위해 일주일간 사람들의 조문을 받는 것이다.  

이 일주일 동안에 요일과 시간에 따라 일어난 사건과 삶을 서술한 것이다. 

일인칭 화자인 저드는 침대에서 아내 젠이 자신의 상사와 함께 뒹구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끔찍하고 힘든 상황인데 유머러스한 표현과 남자들 특유의 거친 입담에 웃지 않을 수가 없다.

책은 저드가 맞이한 상황을 통해 결혼과 가족, 나아가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게끔 한다. 그 안에서  남자의 솔직한 내면을 엿볼수 있다. 결혼에 대한 분노, 여자에 대한 욕망, 혼자인것에 대한 외로움과 두려움.

 짧지도 않지만 결코 길지만도 않은 일주일의 시간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일어남을 느꼈다. 특히 떨어져 지냈던 가족들이 만났을 땐 더욱 그러하다.

처음엔 서로 얼굴 맞부딪히는게 영 불편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의 속내를 털어놓고 그동안 쌓인 앙금을 풀게된다.

아내의 외도로 괴로워 하던 저드는 함께 추억을 간직한 형과 이웃 친구들을 하나씩 되새겨본다. 개에게 목과 어깨의 인대근육을 뜯긴 후로 훌륭한 야구선수로 이름을 날릴 거란 예상을 빗나간 형 폴. 역시 남자답고 멋있지만 불의의 싸움에 휘말려 곤봉으로 머리를 맞은 뒤 머리에 문제가 생긴 이웃 호리 형, 불과 몇일 전까지 정상적인 결혼생활을 유지하던 자신의 모습을 보며 인생이란 한 치앞을 볼 수가 없다는 것을 몸소 다시 꺠닫는다.

시바를 지내 던 중 아내 젠이 찾아와 저드의 아이를 임신한 소식을 알린다. 젠 역시 혼자가 되었다. 아내에 대한 분노와 배 속의 아이에 대한 알 수없는 혼란한 감정 속에서 자신이 아직까지 젠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시바 첫날에 아내와 집을 잃은 불쌍한 처지에서 다시 예비 아기아빠로서 의례를 마친 저드는 다시 한번 변하는게 인생이라는 것을 느끼며 웃지 않을 수없다.

소설은 시종일관 웃기다. 갑자기 웃음이 터져나올수 밖에 없는 인물들의 솔직한 말투, 남자들만의 건조하면서 유머있는 입담이 솜씨좋게 뽑아져 나온다. 그런데 마주친 현실과 처지는 슬프다. 알고보면 우리 모두가 겪는 삶이기 때문에 더 슬프고 공감이 가기 때문이다. 가슴아픈 상황에서 나오는 웃음 뒤에 느껴지는 슬픔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시바가 끝나고 다시 현실로 돌아가는 달리는 차안에서 소설을 끝맺는 저드의 이 말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불안해 하지만 혹시 올지 모르는 희망을 잡고 어쨋든 잘 살아내려하는 우리의 모습을 생각하게 한다. 

 어떤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100자평] 프랭클린 자서전 (교재 + 테이프 1개)

프랭클린 자서전 (교재 + 테이프 1개) - 6단계-1600단어 ㅣ 명작스프링 (교재 + 테이프) 29
벤자민 프랭클린 지음 / 와이비엠 / 2000년 9월

영어뿐 아니라 내용편집도 좋아요

꽃 들여다보다

꽃, 들여다보다 - 동아시아 2500년, 매혹적인 꽃 탐방
기태완 지음 / 푸른지식 / 2012년 2월

곧 꽃이 만발한 봄이 찾아온다. 책을 보니 꽃이 어서 피어나기를 한층 더 기다려진다.

  많이 들어만봤지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겠는 꽃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중에서 수선화!! 자신과 사랑에 빠져

하루종일 물에비친 자기모습만 보다가 결국 물에 빠져죽고마는 꽃미남의 전설을 전하는 그리스 신화 나르시스는 가장 흥미롭고 슬픈 이야기다. 나르시스가 죽은 자리에 피어난 꽃이 수선화이다. 나르시스의 뜻이 수선화인지 처음 알게됐다.

수선화를 노래하는 옛 시조에서 한 시인이 이 꽃을 "금잔은대" 라 쓴 후에 많은 시인들이 이 낱말을 자신들의 시조에 차용했다. 

금잔은대는 금 술잔에 은 받침이라는 뜻이다. 수선화의 모양이 꼭 이렇게 생겼다. 가운데가 술잔처럼 솟아나있고 주변 잎들이 받침대처럼 받쳐주고 있는 형상이다. 참 그럴싸한 묘사다. 또한 선녀라고도 칭하며 노래하는 시조들도 많다.

책은 동백꽃에서 해당화, 목련, 접시꽃 등 원추리까지 아름다운 꽃들을 우리의 옛 시조와 함꼐 소개하고 있다.

우리가 영화보고 게임하며 여가시간을 즐기듯이, 옛날에는 꽃을 노래하며 술잔을 부딪히는 것이 흥이 나는 놀이중에 하나였나 보다.

한 꽃을 보고 읊은 시들만해도 매우 다양하지만 조금은 서로 비슷비슷한 느낌이 있다. 해당화는 매혹적인 여성을, 매화는 절개와 지조있는 여성의 모습을, 수선화는 선녀로 그렸듯이 말이다. 윗 시인의 영향을 받아서 일까, 정말로 꽃들에게서 유사한 특징을 잡아냈기 때문일까.

옛 시조와 함꼐하니 꽃의 그윽하고 더욱 깊이있는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듯하다. 작가의 꽃 사랑 또한 바로 전해져온다. 꽃피는 매 시기마다 각 지역마다 꽃 탐방을 하며 아름다움과 향을 한껏 즐긴다고 한다. 자연 중에 가장 화려하기도 하지만 제 몸통 채 떨어져 저버리는 동백꽃 처럼 덧없기도 한 매력이 우리를 끄는 이유일까. 하긴 매 계절마다 핀다면 꽃 향기도 금방 질릴것 같긴 하다. 한 계절 잠깐의 생명이 우리가 더더욱 꽃의 아름다움을 절실히 노래하게하고 기다리게 만든다. 유한함의 매력인가.

이젠 조금이나마 꽃과 이름을 연결할 수있을것 같다. 길 가다가 내가 아는 꽃을 만났을때 굉장히 반가울것 같다.

꽃에 대한 지식도 담겨있지만 그것보단 꽃의 아름다움을 알고 느껴보라는게 책이 말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진을 조금 더 많이 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미리 읽어둔다면 곧 맞이할 귀한 꽃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고 감상할 수있지 않을까. 자연을 노래하는 삶은 여유롭고 풍요할 것이다.

이우재의 맹자읽기

이우재의 맹자 읽기
이우재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1월

맹자의 지혜를 오롯이 담고있는 백과사전을 방불케하는 두께의 책!!

 양혜왕장구상- 단지 인의가 있을 뿐입니다 을 시작으로 경전의 첫 페이지를 열고 있다.

 어지러운 형국에 맹자는 왕에게 나라와 백성을 잘 다스리기 위해 총명한 조언들을 해주었다. 그 내용들은 맹자의 의를 담고 있다.

 맹자 원본?의 한문문장과 그 뒤에 그 말이 나오게 된 배경과 해설이 뒤따라 나온다.

반만 이해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다 이해하지 못했지만 대략적인 감?만 잡은 정도이다.

맹자는 정말로 백성을 아끼고 사랑하며 나라의 안녕을 걱정했음을 알 수있다. 모든 덕이 위에서 아래로 나와 그것이 아래에서 위로 다시 되돌아와 나라의 평안에 큰 영향을 끼치는 걸로 보았다. 그래서 "이"를 구하는 윗사람의 욕심은 온 백성들이 물질만 좇는 형국을 초래한다고 했다. 그래서 왕이 어질로 사랑을 베푸는 것을 마땅이 해야할 "의"로 본 것이다.

나라를 다스리는 정치인들뿐 아니라 주부, 학생, 일반인들의 삶에서도 적재적소로 적용할 수있는 실용적인 지혜들이다. 이것이 동양철학의 힘과 매력일 것이다.

시대와 문화가 다르지만 기본적인 인간의 속성이 같다는 걸 느끼게 해준다. 사랑과 선을 베풀고, 마땅히 해야할 것을 분수에 맞게 하는 것, 공정하게 대하는 것.

또한 모든 것은 나에게로 말미암는 것이어서 남을 탓할것이 없다는 것이 크게 와닿는다.

맹자의 가르침은 부드러운 것 같으면서도 굉장히 날카롭다. 이는 공자, 노자 등 다른 현자들의 지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속도도 빠르고 경쟁이 심한 사회다. 어찌보면 조금은 비겁한 수를 쓰거나 남을 불공정하게 눌러야 살아남을 수있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맹자를 보면 선이 악을 이긴다는 것을 본다. 조금 앞서가는 듯 하지만 결국은 선이 이기는 지름길이다. 선이란 어질고, 공정하고, 분수에 맞게 마땅히 해야할 일을 말하는 것이다.

욕심은 욕심으로 스스로 망하길 자초함을 맹자에서 엿볼 수있다.

부족한 마음에서 보면 앞뒤 꽉막힌 현자의 비현실적인 이상처럼 보일 수 있지만  맹자가 수천년의 세월을 걸쳐 지금까지, 앞으로 먼 후대까지 읽힐 책이라는 것이 자명한것으로 보아 이는 변치않을 진리와 지혜 아닐까 싶다.

그렇기에 이 책은 늘 반복해서 보고 또 봐도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