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감상 초보자가 가장 알고 싶은 67가지
김소영 지음 / 소울메이트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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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하세요? 예술적 취향이 어떻게..?

이런 질문은 바쁜 삶에 부대끼는 직장인이나 취미가 티비와 스마트폰만 붙잡는 사람들에게 불편한 물음일거다. 특히 예술이란 단어가 다소 먼 곳에 있는 당신처럼 느껴지기도 할터다.

다행스럽게 어릴적 과천에 살아 미술관에 자주 가고 클래식을 꾸준히 들어왔지만 나 또한 시간이 나면 티비나 인터넷을 하며 보내는경우가 많다.

책은 예술이 나와 가까운 거리에 있다고 말해준다. 돈과 시간이 부족해도 얼마든지 즐기고 향유할수 있는 예술적 취미가 도처에 깔려 있다는 걸 느끼게 해준다.

사진,미술,음악,판소리,뮤지컬,연극,발레 등 아주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흥미가 갈만한 기본적인 상식을 함께 전달해 쉽고 편하게 읽을수 있다. 

 

예술이 돈을 쫓아다니는 것이 인상깊었다. 귀족의 살롱모임 덕에 꽃을 피웠던 미술의 본거지 프랑스에서 전쟁 후 막대한 자본을 따라 미술시류는 미국의 뉴욕으로 이동했다. 또 거액을 거래하는 수집가 덕분에 미술작품이 보존되고 유명세를 떨친다는 점이 그동안 내가 지녔던 예술에 대한 시각에 약간 충격으로 다가왔다.

반복 재생의 영화와 달리 일회성 공연의 발레가 3D기술과 만나 극장에서 생생하게 백조의 호수를 만나볼수 있는 점 또한 기억에 남는다. 이것 역시 상업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예술작품이 관객에게 다가가서 눈을 끌기까지 많은 물질적인 지원과 치열함이 필요하단 걸 다시 생각하게 됐다.

 

이렇게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와 손을 내밀고 있는게 문화이고 예술이다. 문화부 기자이자 현재 방송국 뉴스 부장인 작가는 연극을 한 권의 책을 읽는 느낌으로 관람한다고 한다. 연극 한 편에 막이 내릴때쯤 늘 성장했다는 기분을 느낀다고 한다.

뮤지컬은 반대로 생각을 비우고 노래와 춤을 흥겹게 즐기며 억눌렸던 스트레스와 욕구를 시원스레 날려버릴 쾌감과 재미가 있다.

판소리 부분을 읽다가 인간문화재 급의 명창이 달오름 문화극장에서 봄과 여름 매주 토요일마다 무대에 오른다는 정보에 눈이 반짝했다.

조금만 눈만 돌려도 내 주위에 고급의, 즐길만한 예술이 많은데 그동안 너무 웅크리고 눈을 닫고 산것 같은 기분이 든다.

미술도 전시회만 검색해도 금방 찾을 수 있고 미술경매 사이트에 들어가면 현재 유명한 우리나라 화가들의 작품도 볼수 있기 때문이다.

 

저소득층 환경에서 자란 불량학생들이 미술이나 악기처럼 문화교육을 받고 선행상을 받을만큼 정서와 인성에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이런 예술의 영향을 받는 삶의 질은 더 나을거라 생각한다. 

자꾸 접하다 보면 심미안이 생기고 아름다움을 보는 시간이 점점 늘어남에 따라 우리 얼굴도 더 교양있고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본대로 닮는다는 말이 있듯이 말이다.

책은 이번 주 연극 한편 보러갈까? 란 생각이 들게 했다. 발레에도 관심이 간다.

무엇보다 쉽고 다양해서 지루하지 않고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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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리딩 - 깊이 읽기의 기술
퍼트리샤 마이어 스팩스 지음, 이영미 옮김 / 오브제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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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보았던 책을 다시 읽었을때 처음 읽었을때와는 완전 같다고 느끼진 않는다. 왜그럴까.

활자가 움직이기라도 한 것일까. 문자는 그대로인데 왜 다를까.

안정과 변화 사이의 미묘한 여행이 다시읽기에서 태어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동안 우리가 읽어온 다양한 책들과 수많은 경험들이 두 번째 읽었을 때 다른 것을 발견하고 느끼게 한다. 세 번째 읽었을 때 또한 두번째와는 또 다르다. 한권의 고정된 문자들이 우리가 읽을때마다 수정이 계속해서 가해진다. 덧대고 덧대어 또 한권의 책이 만들어 지는 것이다.

마음먹고 리리딩 프로젝트를 시작한 저자는 본인의 다시읽기의 대표격인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언급한다.

40번 이상이나 읽은 오만과 편견의 문체와 내용이 손금처럼 머릿속에 새겨져 있어 더 이상 얻을 것이 없다. 의무감과 긴장에 치여 읽는 첫번째 읽기를 훨씬 지나 이젠 친숙함과 익숙함을 즐기며 읽는다. 하지만 예기치 않은 등장인물의 내면을 발견할때면 가끔씩 충격을 받는다.

제인 오스틴의 에마 또한 저자가 여러 번 읽으면서 플롯의 움직임을 느낀 책이다. 내가 읽은 기억으로는 에마가 단순하고 큰 사건이 없는 조용한 소설이라 여러 번 읽는다 해도 별 변화나 감흥이 없을거란 생각을 했다. 하지만 저자가 에마를 여러 번 읽을 때마다 발견하는 새로움들, 또 이 소설이 이렇게 복합적이었나 놀랄 정도로 저자가 책에 쓴 에마의 플롯에서 발견한 세세함들은 정말 놀랍다.

 

다시읽기가 다른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도 있다.

젊은 시절에 읽고 진취적이고 홀딱 반한 책을 중년이 되어 읽어보니 형편 없고 시대에 뒤떨어진 책이 되있어 실망한 책도 있다. 또 반대로 정말 죽을것처럼 지루했던 찰스디킨스의 한 소설은 다시읽기를 시작하고 찰스디킨스를 만날 저녁시간만 기다릴 정도로 즐거움을 느끼게 된 것도 있다.

영문학 박사이자 열렬한 독서가인 저자의 독서의 수준이 범상치 않다고 여겨진다. 저자가 제인오스틴과 그 밖의 여러 책들을 리리딩해서 새롭게 발견하고 변화한 것들을 살펴보면 다시읽기=깊이 읽기라 여겨진다. 처음 읽었을때 전혀 알아채지 못한 것들을 리리딩을 통해 다른 것을 발견하고 배우는 것. 한 권을 여러 번의 반복하는 과정 중에 플롯이 유기물처럼 움직이며 풍성해져가는 것.

고정된 문자가 볼때마다 다르고 풍성해진다는게 마법도 아니고 참 신기하다. 내가 변하는 존재라는 것을 책을 통해 깨닫는다는 것도.

저자는 리리딩의 이 과정이 결코 단순하지 않다고 말한다. 시간이 필요하고 생각과 경험이 덧대지는 복잡한 과정이었다고 한다.

다시 읽기든 무엇이든 결국은 문학의 즐거움이 있기에 이루어지는 것이란 생각을 한다. 저자가 문학의 즐거움에 깊이 퐁당 빠져 있는 것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읽기에서 발견한 풍요로움이 처음 읽었을때의 부수적인 즐거움 덕분이다 라고 하는 저자의 말이 인상깊다.

일단 책을 집어 드는 것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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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빵의 위로
구현정 지음 / 예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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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살면 빵의 위로가 틀림없이 클 것이다.
빵 안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터. 갖가지 모양과 색깔의 쿠키와 조각케익, 크루아상과
길다란 바게트.
저자처럼 커피의 쓴 맛이 빵의 달콤함을 각성시키는 순간을 맛보며 아침을 시작하는 것이 유럽
의 일과이기에 베이커리 가게와 종류도 많고 그만큼 애정과 추억도 남다를 것이다.
독일 뮌헨에 다년간 머무르면서 만나게된 빵들을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자신의 일상과 더
불어 쓴 에세이다.
오스트리아, 독일, 이탈리아 등의 여행지에서 만난 지방 특색있는 빵들도 역시 함께 나온다.

동화책과 영화에서 많이 보았던 고리모양으로 꼬아져 있는 뭰헨의 브레첼이 첫장을 열고 있다.
큼직하고 둥글고 투박한 브로트는 네덜란드 풍속화나 영화 속 중세의 서민들의 소박한 식탁에서
볼 듯하다. 역시 농부의 빵이라고도 불린단다.

 

가장 침샘을 자극했던 건 시칠리아의 카놀리. 과자로 쌓여져 있는 겉 안에 하얀 치즈가 듬뿍 들어
가 있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디저트인데 모양도 예쁘다. 담에 여행 가게되면 꼭 먹어야지.
그 담으로 꼭 먹겠노라 다짐한 오스트리아 비엔나 아이스커피. 차가운 파르페 유리잔에 커피와
그 위에 풍성한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얹어져 있다.
이 짤즈부르크 카페의 케익을 서빙하는 쿠흔다메라는 케이크 레이디도 신기했다. 사진속 케익들이
하나같이 다 내 스타일이다.

초콜렛을 좋아한다는 작가와 비슷한 식성을 가진 것같다. 책에 소개된 독일의 자허 토르테, 쇼콜라텐 토르테 등 대부분이 내 입맛이라 보면서 참기 힘들었다.
한국에 떡의 종류가 다양하듯 유럽에도 빵의 세계가 참으로 무궁무진하구나 생각했다.
크리스마스에 먹는 빵, 새해에 먹는 빵이 지역마다 전통을 갖고 있다.

유럽에서 1년간 있었을 때 빵에 아무 관심이 없던게 후회된다. 바게트 빵 속이 되게 부드럽고 마트
에서 파는 조각케익이 굉장히 쌌던걸로 기억이 난다. 치즈와 꿀도 가격이 저렴해서 작은 바게트에 발라먹은 기억이 전부다. 한인부부의 아이 돌잔치때 함께 먹었던 푸짐한 과일케익도 그 모양이 크고 예뻐서 인상깊게 남아있다.

작가가 자신의 아이 백일상을 뮌헨 스타일로 독일인 친구와 함께 차린 것이 독특하고 재미있게 보였다.
뮌헨의 브레첼과 브로트, 소시지, 알콜 뺀 맥주와 살라미 등, 그리고 바이에른 전통 초콜릿 케익에 초를 밝힌 두번째 백일잔치는 아이가 커서 이 이야기를 들려주었을때 다시한번 특별한 선물이 될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유럽에서 살고 싶단 생각이 더욱 강해졌다.

다음에 가게 되면 빵집에 밝힌 불을 절대 지나치지 말아야지.

빵으로 유럽을 기억하는 것도 이 책처럼 굉장히 행복하고 기분 좋을거다.

빵은 유럽의 문화에 앞서 일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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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 심플 블루문클럽 Blue Moon Club
피터 제임스 지음, 김정은 옮김 / 살림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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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결혼을 앞둔 마이클은 부동산 업계에서 잘나가는 젊은 훈남이다. 함께 어울리는 친구 5명은 그간 장난이
심했던 마이클을 골려주기 위해 그의 총각파티때 매우 심한 장난을 계획한다.

바로 관 속에 넣고 생매장을 하는 것.
물론 관 안에 손전등과 위스키, 워커토커(무전기 같은)를 넣어주고 몇 시간 후에 꺼내주기로 한다.
하지만 구덩이에 관을 넣고 술집으로 가는 길에 나머지 친구들은 마주오는 트럭에 부딪히는 사고를 당해 모두 사망하고 만다.
결혼식을 앞두고 갑자기 실종된 신랑에 당황한 신부.
그리고 총각파티의 장난에 예기치 않게 빠진 마이클의 동업자이자 친구인 마크 역시 충격을 받는다.
사고 현장에서 워커토커를 주은 사람은 하필이면 지적장애자인 데이비.
데이비는 워커토커에서 들려오는 마이클의 목소리를 일종의 놀이라고만 생각하고, 마이클은 벨트의 금속 부분으로 관을 긁지만 전혀 소용이 없다. 거기다 비가 내려 관에 물이차기 시작 하면서 그의 의식은 점점 희미해져 간다.
또한 놀랍게도 마이클의 소재를 아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레이스란 형사가 이 사건을 쫓기 시작한다.

반전있는 재미난 스릴러 영화 한편 보는 기분으로 페이지가 쑥쑥 잘 넘어간다. 재미로 한 장난이 예기치 않게 극단의 사태까지 치달은 상황이 주의를 끌고 스피디한 전개가 볼 만하다. 신부인 에슐리에 대한 부분이 부족한 건 조금 아쉽다.
영화 제작사 이기도 한 작가라서 그럴까 영화로 만들기에 딱 적당한 구성의 소설같다. 
무덤에 갖힌 상황이 주는 긴장감과 팜므파탈적인 여성, 신비주의 무당, 배신, 그레이스의 추격 등등.
책을 읽고 인간이 너무 완벽하면 믿으면 안되나? 란 의문이 떠올랐다.

어딜봐도 틈이 없는 사람인데 천사같기까지 하다면 그건 의심해봐야 한다..고 생각이 든다.

스릴러도 추악한 인간사, 나도 모르는 속좁은 면을 잘 들추어 낸다.

결국 돈 때문에, 질투 때문에, 고작 이것 때문이구나. 나약한 인간일 뿐이란 걸 새삼 느끼게 된다.

은근 깨닫는게 많은 스릴러 한 편으로 나른한 주말 오후 보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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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게 나를 맡기다 - 영혼을 어루만지는 그림
함정임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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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있다.
고딕, 바로크 양식의 성당, 돌이 깔린 길바닥, 다리와 강의 풍경. 불빛이 너무나 찬란한 야경 등,
이 아름다움은 오랜 문화와 역사를 쭉 간직해온 데서 힘을 발휘한다.
십년도 안되서 사라지고 바뀌는 빠른 현대에 오히려 힘을 발하는 건 옛 건축과 다리와 광장이다.
프랑스의 파리는 30년 전을 가나 30년 후에 가나 늘 똑같다. 사람들이 그 곳을 좋아하고 추억을 쌓으러 가는 것도 그래서인 이유가 많다.
과거를 존중하고 현재와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는 유럽은 카메라 어딜 들이대든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한다.
또한 사색과 노천까페와 클래식이 있는 유럽의 기품과 매력을 맘껏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건 그림이다.
유럽을 무대로 르네상스, 인상파, 야수파, 추상회화를 거치면서 다양한 아름다움을
건네준다. 모두 행복하고 편안하고 황홀하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런 이유에서 명화를 보면 기분이 좋다.
책은 명화와 사진 작품과 함께 에세이 글을 싣고 있다.
작가가 젊은 시절 유럽을 돌아다니면서 그림을 처음 보았을 때의 충격, 느낌 추억 등을 적었다.
이 작가의 책은 소설가의 여행법 다음에 두번 째다.
유럽을 좋아해 매년 마다 유럽 전역을 돌아다니며 건축, 회화, 음악, 문학 등에 관심을 갖고 예술 기행을 한다고 한다.
우연히 끌려서 보게 된 책의 작가가 같은걸 보니 유럽에 매혹되어 있는 작가의 마음에도 끌렸나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클로드 로랭의 그림이 있어 반가웠다. 또 사전트라는 화가를 새로 알게 됐다.
행복한 남매의 한 때를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그렸다.
<카네이션, 백합, 백합,장미>는 해질녘의 푸르름을 너무나 아름답게 포착해내고 있다.
책의 표지의 드레스를 입은 자매 <에나와 베키 워더머>도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

가식없고 꾸밈없는 렘브란트의 돌아온 탕아는 인상적이다.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은 화폭에 따스한 햇빛이 가득한데도 군중 속의 외로움과 묘한 우울이 느껴진다.

고흐의 꽃 핀 편도나무 가지는 보기 드물게 밝다. 하얀 꽃들이 기지개를 펴고 생명력을 뿜어내고 있는 이 그림은 남동생 테오의 아들이 태어났을때 그린 것이라고 한다.

 

곁에 두고 그림과 함께 짤막한 글을 읽기에 괜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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