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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게 나를 맡기다 - 영혼을 어루만지는 그림
함정임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12월
평점 :
유럽의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있다.
고딕, 바로크 양식의 성당, 돌이 깔린 길바닥, 다리와 강의 풍경. 불빛이 너무나 찬란한 야경 등,
이 아름다움은 오랜 문화와 역사를 쭉 간직해온 데서 힘을 발휘한다.
십년도 안되서 사라지고 바뀌는 빠른 현대에 오히려 힘을 발하는 건 옛 건축과 다리와 광장이다.
프랑스의 파리는 30년 전을 가나 30년 후에 가나 늘 똑같다. 사람들이 그 곳을 좋아하고 추억을 쌓으러 가는 것도 그래서인 이유가 많다.
과거를 존중하고 현재와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는 유럽은 카메라 어딜 들이대든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한다.
또한 사색과 노천까페와 클래식이 있는 유럽의 기품과 매력을 맘껏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건 그림이다.
유럽을 무대로 르네상스, 인상파, 야수파, 추상회화를 거치면서 다양한 아름다움을
건네준다. 모두 행복하고 편안하고 황홀하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런 이유에서 명화를 보면 기분이 좋다.
책은 명화와 사진 작품과 함께 에세이 글을 싣고 있다.
작가가 젊은 시절 유럽을 돌아다니면서 그림을 처음 보았을 때의 충격, 느낌 추억 등을 적었다.
이 작가의 책은 소설가의 여행법 다음에 두번 째다.
유럽을 좋아해 매년 마다 유럽 전역을 돌아다니며 건축, 회화, 음악, 문학 등에 관심을 갖고 예술 기행을 한다고 한다.
우연히 끌려서 보게 된 책의 작가가 같은걸 보니 유럽에 매혹되어 있는 작가의 마음에도 끌렸나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클로드 로랭의 그림이 있어 반가웠다. 또 사전트라는 화가를 새로 알게 됐다.
행복한 남매의 한 때를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그렸다.
<카네이션, 백합, 백합,장미>는 해질녘의 푸르름을 너무나 아름답게 포착해내고 있다.
책의 표지의 드레스를 입은 자매 <에나와 베키 워더머>도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
가식없고 꾸밈없는 렘브란트의 돌아온 탕아는 인상적이다.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은 화폭에 따스한 햇빛이 가득한데도 군중 속의 외로움과 묘한 우울이 느껴진다.
고흐의 꽃 핀 편도나무 가지는 보기 드물게 밝다. 하얀 꽃들이 기지개를 펴고 생명력을 뿜어내고 있는 이 그림은 남동생 테오의 아들이 태어났을때 그린 것이라고 한다.
곁에 두고 그림과 함께 짤막한 글을 읽기에 괜찮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