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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엉엉
오소리 지음 / 이야기꽃 / 2022년 4월
평점 :
엉엉엉, 노를 든 신부 오소리 작가의 신간이 출판되었다. 노를 든 신부를 읽으며 생전 생각해 보지 않았던 방식으로의 전개에 놀랐던 기억이 있다. 고정관념, 답정너가 아닌 전개.
이번 책의제목은 울음소리임에는 분명하기에 무엇때문에 울까? 왜 울까? 궁금해 하며 책을 읽어나갔다.
곰쥐가 등장한다. 나에게는 곰쥐라는 동물이 머릿속에 확 그려지지는 않았다. 찾아보니 본 적은 없는 동물이었다. 그래서 영어로 읽으면 들어는 봤을라나 하고 찾으니 black rat이라 나왔다. 동물의 종류와 생김새 모두 생소했다. 그와 더불어 첫 장에서는 얼굴이 안 보여 더더욱 호기심을 자극하며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페이지마다 펼쳐지는 이야기 속에서의 빛깔들이 인상적이었다. 회색의 안개빛같은 느낌. 보라빛, 그리고 뚝뚝 하늘에서부터 떨어져 내리는 연두 빛 줄기들. 아우라와 열이 느껴지는 페이지에서는 강렬한 빨강색이 점점 차 올랐다. 그리고 나타나는 핑크빛. 노란빛.
곰쥐가 얼마전의 곰쥐를 알아보고 알아준다는 것. 알아차린다는 것. 굉장한 걸 해 냈다. 너무 뛰어나 보이면서도 궁디팡팡 해 주고 싶었다. 그 어려운 걸 해 내다니. 오소리 작가님은 심리공부를 한 것일까? 게슈탈트 이론에 나오는 알아차림을 꺼내다니. 놀랍기가 그지 없다.
그리고 책을 읽다보면 "누구누구를 위해" , "무엇무엇을 위해" -"시간을 쓰다."," 마음을 쓰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평생을 하나의 사건. 하나의 감정에 매여 전전긍긍해 왔던 나를 발견한다. 이제는 나 자신보다 중요하지 않은 타인에 연연하지 않기로 결심을 해서일까? 또 한번 놀란 구절이었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고 회피하고 싶은 순간도 있지만 , 작은 곰쥐보다는 강해진 지금의 곰쥐는 이겨낸다.
몇번이고 구해주러 온다는 말. 꼭 안아주는 경험. 느낌. 모두 받아주겠다는 마음. 너무 좋다.
그리고 작가의 그림 표현이 좋았다. 스포가 될 것 같아 후반부는 비밀에 붙여두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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