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정말이지 접으라고 하지만 접을 수가 없다. 예전에 성당에서 성경공부할 때 성경책에 밑줄도 긋고 생각나는 것들이 있다면 성경책에 쓰라고 하셨는데 그때도 너무 어려웠다. 책은 깨끗이 써야한다는 고정관념. 예의일까?매너일까? 여튼 책에 무언가를 한다는 일은 접거나, 찢거나. 밑줄긋거나. 낙서하거나 불법행위를 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독자가 움직이지 않으면 책을 읽어낼 수가 없다. 작가가 이야기를 만들고 책을 만들어냈지만 독자가 참여해야한다. 독자 참여형, 체험형 책인 셈이다. 3d 책인 셈인거지. 책을 이렇게도 접고 저렇게도 접고 계속 움직이게 한다. 한장 한장 넘길수록 재미로 몸을 푼 후 어려운 과제로 넘어가게 한다.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작가님은 정말이지 굉장한 것 같다. 내가 직접 이런 일들을 행하게 하다니 말이다. 책을 접기 아깝다면 2권을 사면 된다는 작가님 북토크에서의 말씀이 있었다. ㅎㅎㅎ접이 놀이로 생각하고 책을 사면 큰 일이다. 이 책은 성추행. 인권. 아동인권. 여성차별. 성. 난민. 따스함. 전쟁 여러가지 사회, 국제 문제들까지 다루고 있으니 말이다. 오늘도 넘기고 접으며 내가 행하는 이 모든 것들에 소름이 돋는 장면도 있고 따스한 기분이 드는 장면도 있었다. 같이 읽고 같이 움직이며 같이 느끼게 하는 책이 너무도 사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