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전과 그의 시대 이덕일의 역사특강 1
이덕일 지음, 권태균 사진 / 옥당(북커스베르겐)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지식인, 사상가 정도전을 알게 되다.

 

문학, 역사, 철학을 알아가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암기를 하면서 읽어야 그 효과가 배가 되는데 이제는 머리가 예전 같지 않아

읽은 후 뒤돌아서면 구체적인 문구 문구들이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더더욱 문, 사, 철을 찾게 된다.

  이 책도 그러한 부족에 대한 답답함으로 찾게 된 것이다.

1. 무너져가는 고려 왕실

2. 절망 속에서 위민사상을 일구다

3. 정도전, 이성계를 만나다

과거의 정도전이 성리학의 관점,

또 중소 지주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봤다면,

이제 정도전은 부곡민의 관점,

농토를 빼앗기고 고통을 겪는 소작인의 관점으로 사물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국가에서 모든 토지를 몰수해서 공전으로 만든 다음,

백성의 입이 몇 개인지 계산해서,

또는 백성 수를 계산해서 토지를 나누어 주겠다는

계구수전(計口授田), 계민수전(計民授田)이라는

혁명적인 토지 개혁안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69p

4. 토지제도를 개혁하다

5. 조선의 개창 이념, 성리학

6. 조선 왕조 500녕의 기틀을 다지다

  태조 이성계의 평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반면,

정도전에 대한 평가는 대체적으로 호의적인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정도전을 알아보고 그를 발탁한 이성계에 대한 평가가 호의적이다.

  정도전의 파란만장한 삶을 보면 그의 개혁성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고려 말 친원 정책에 대한 반대로 유배 당한 후 유형이 끝난 뒤에도

직간접적인 괴롭힘으로 그의 생활은 온전하지 못 했다.

  그의 나이 45세, 드디어 이성계를 만나게 되면서 정도전의 꿈과 이성계의 야망이 교감하게 된다.

원나라와 결탁한 세력, 즉 부원 세력이 득세하고 있는 고려에서는 개선의 여지가 없음을

알고 있는 정도전은 이성계의 야망을 배경으로 새로운 세상을 계획하게 된다.

정도전은 혁명적인 개혁을 위한 세력이 필요했고 이성계는 역성혁명의 명분이 필요했던 것이다.

정도전이 원했던 것은 모든 백성들이 배곯지 않고 사는 것이었다.

  지배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많은 토지들을 국가에서

강제로 걷어 들여 백성들의 입만큼, 수만큼 나누어 주는 것이었다.

정도전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지배세력에 의한 유배와

유배 생활을 통해 일반 백성들의 각박한 삶을 보았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만약 정도전 역시 지배세력에 있었고 유형이라는 고난을 당하지 않았다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지는 의문이다.

  지금의 현실로 돌아가서 생각해보면,

흔히 많이 가진 자들이 없는 서민들을 위한 정책을 펴겠다며 정치에 도전한다.

그러나 과연 그들이 진정 없는 사람의 생활을 이해할 수 있을까?

장담 컨대 절대 이해하지 못한다.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우리는 대중매체를 통해서 많이 가진 자들의 생활과

그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것은 없는 자들의 희망사항이다.

결코 그 당사자가 아니면 그 상황을 절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빵이 없다고 하니 '그럼 빵 대신 고기를 먹어라'라고 한 것과

배춧값이 비싸다고 하니 그럼 '배추 대신 양배추로 ​ 김치를 담아 먹으라'라고 했던 우리나라의 쥐 대통령.

그들이 저렇게 말하고 생각하는 것이 비정상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극히 정상적인 행동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없는 자들의 세계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흡연자가 금연에 성공한 후 금연에 필요성에 대해서 말하면 서로 이해가 싶다.

그러나 비흡연자가 금연의 당위성을 말하고 다닌다면 그 말에 얼마나 동감할 수 있겠는가?

예전에 이효리가 한우 홍보대사였는데 채식주의가 되겠다고 선언했을 때

항간에 말이 많았다.

  반드시 가진 게 없는 사람이 없는 사람을 이해하고 가진 게 많은 사람이

없는 사람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의 심성과 여러 가지를 살펴봐야겠지만

대체적으로 소유와 사고의 상관관계를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정도전은 바닥을 기어본 사람이다.

그래서 바닥의 설움과 고통을 알 수 있었다.

그런 경험과 그러한 시련 속에서 발현된 개혁인 것이다.

그래서 그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

  아마도 이성계가 그런 개혁을 하려고 했다면 실패했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그는 그러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책의 말미 그의 개혁의 한계를 언급하고 있다.

그것은 노비 문제에 대해서 언급도, 시도도 안 했다는 것이다.

그러한 이유는 그에게 노비가 있었기에 오는 한계라고 한다.  


  저자는 말하고 있다.

그 시대와 지금이 너무 닮았다고. 심각한 양극화.

그래서 정도전과 같은 혁명가가 필요하다고.......


  암기해야 할 여러 가지 제도와 족보가 나열되어 있다.

역시 이번에도 암기는 못하고 그 흐름과 느낌만을 이해하는데 만족하게 된다.

역사를 알고자 하는 자, 그리고 역사의 위대한 인물을 만나고 싶은 사람이 읽으면 좋은 책이다.

이 책은 위인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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