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내 친구 : 변화와 인식 편
위기철 지음, 정우열 그림 / 청년사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평소 저자 위기철이 누구인지 잘 모르고 있었다. 머리가 깨고 진보적인 성향의 사람들은 잘 알고 있는 인물인 거 같은데.

저자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공지영 작가의 '즐거운 나의 집'을 읽고 난 후 지은이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그 후 저자의 책과 성향에 호기심을 느끼게 되었고 그래서 저자의 책 몇 권을 읽어 보았다.

  지은이 위기철은 1961년 서울 출생으로 연세대학교에서 불어불문을 전공하였고 1980년대 중반부터 진보성향의 잡지와 신문에

칼럼을 쓰면서 작품 활동을 하였다고 한다. 여러 권을 저술하였고 장편소설로는 '아홉 살 인생'과 '고슴도치'가 있다.  

 

  지천명에 철학이라니 참 우습고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철학에 대해서 누군가에 설명해 줄 수 없음이 부끄럽다는 생각과 정말 내가 철학을 정의 내릴 수 있는지

반문해 볼 때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청소년들이 읽을 법한 수준의 책을 읽으며 철학에 대해서 곱 씹어 보는 기회를 가져보았다.

  과연 '철학'이란 무엇일까? 철학이 무엇인가 네이버 지식 백과에서 찾아보면 그리스어로는 필로소피아를 뜻한다로 시작하여

장황하게 설명을 하는데 솔직히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러니 '철학' 이러면 지레 겁부터 먹고 책을 덮거나 외면하게 된다.

  고등학교 과목 중 '윤리'에서 서양 철학을 배웠던 기억이 있는데 그 내용이 많이 어려웠던 기억이다. 그 이유는 다짜고짜

그들이 주장한 말이 등장하면서 시험에 출제된다는 선생님의 겁박(?)에 무작정 암기했지 이해하지 못 했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용어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렇게 사고한다는 것이 철학적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이 시험 과목으로 공부했던

철학 과목. 그래서 그 이후로 제대로 가까이했던 기억이 없다. 정확하게 말하면 내가 여태껏 읽었던 책과 많은 것들이 철학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철학이라는 무거운 단어와 조화를 이루려 하니 어쩐지 새털처럼 가볍다는 생각에 내 삶은 철학과 아주 먼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아 왔던 것이다.

 

  이 책을 읽은 동기는 고등학생인 소망이가 철학에 관심이 많고 나름 고득점(?)을 받으면서 질문 공세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소망이 역시 시험 과목으로 철학을 접하고 있지만 나와는 다른 깊이와 각도로 철학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 철학적으로...

그렇다고 내가 소망이가 배우는 과목을 같이 공부하는 게 면이 안 섰다. 그리고 진정 철학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고

나에게 철학이 무엇인지 깨우쳐주는 책이 있다면 그 책을 소망이에게 추천하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6개의 커다란 단락 철학적으로 생각하는 것, 사람이 세계를 생각한다, 생생하게 생각하기, 연관의 여러 행태들,

세계의 변화를 뜻대로 이끈다, 바른 인식이란 무엇인가로 나누어 설명해 주고 있다.

  철학적으로 생각하는 것. 여기서 바로 철학에 대해 알기 쉽게 정의해 놓았다. 바로 철학은 실천적 사고라는 것이다.

좀 더 부연 설명하면 실천적 사고란 자신의 현실 생활에 대한 실천적 관심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철학의 시작이고

끝이었다. 철학이란 그냥 생각하는 것이 실행할 수 있는 것을 상상하고 준비하는 것이다. 아주 쉽고 짜릿한 정의이다.

이 정의를 찾은 것으로 내가 이 책을 읽은 목적은 달성하였다.

  나머지 내용들은 철학적 삶을 위한 용어에 대한 바른 개념, 용어 정리이다. 청소년들이 철학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용어와 개념에 대한 정확한 정리가 되어 있어야 했기 때문일 것이다. 정확한 용어 정리가 수반되지 못하면 바르게 사고할 수 없고

바른 사고가 없으면 바르게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단어와 용어가 사고를 지배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요즘 새 정치라며 정치판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여기서 새로움과 낯섦을 구분해야 한다.

익숙하지 않고 생경한 것이 반드시  새로운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생각이 다르다는 것이 반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예들은 우리 일상에 많이 있다. 이런 단어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정리가 될 때 나 그리고 우리가 사는 세상은 지금보다

올바른 방향으로 전진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청소년들이 읽으면 정말 좋은 책이다. 그렇다고 그 세대로 한정 짓지는 말자. 나이가 많아도 철학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해한다면 바름을 행동으로 옮길 용기가 생길 것이고 옳지 않은 것을 지양하는 마음이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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