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리 - 2010 제34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청춘 3부작
김혜나 지음 / 민음사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탈출구없는 청춘들의 절망....


"나 같은 애들은 그냥....아무리 노력해도 이 바닥인 거야....

이 바닥에서도 가장 밑바닥인 존재로 늘 이렇게 빚만 지면서 살아야 한다고.

아무리 여자들에게 선택을 받으려고 해도, 아무리 돈을 벌어 보려고 해도,

아무리 이 바닥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해 봐도 

결국에는 아무에게도 선택받지 못한 채 늘 찌그러져 있는 거야." ----------------- 212p

 

누구에게나 환영받고 모두에게 선택되는, 

언제나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에이스와 같은 삶을 나 또한 바라지 않은 게 아니었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 213p

 

"이 구질구질한 삶만 좀 끝낼 수 있다면 차라리 죽는 게 더 편하겠어.

그런데 내가 진짜로 무서운 건, 죽어서도 이대로일까 봐, 

죽어서까지도 늘 이따위 신세일까 봐,

또다시 이 바닥으로만 떨어질까 봐 그게 너무 무서워.

죽어서도 결코 변하지 않을 이 바닥 인생을 생각하면, 

도무지 죽을 수조차 없게 돼 버려." ------------------------------------------- 214p

 

  이 책은 민음사가 주관하는 '2010년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김혜나 작가의 책이다.

김혜나 작가는 서울 출생으로 청주대 국문학과를 졸업했고 이 책으로 등단하였다.

다른 책으로는 장편소설 '정크'가 있다.

  신인 작가라서 그럴까 아니면 내가 읽은 소설이 많지 않은 까닭일까?

작가에 대한 정보가 더 이상 없고 네이버에서 찾은 작가에 대한 내용을 옮겨 적은 것이다.  

 

  인천에 소재한 전문대학에 다니는 여령, 미주 그리고 나는 지루한 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세 여자는 만남은 주로 술로 시작해 술로 끝나는 날이 많다.

술 말고 특별하게 시간을 알차게 보낼 의지도 계획도 없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초저녁부터 술을 마신 어느 날 

이런저런 경험이 많은 여령이 주동이 되어 노래방에 간다.

여자끼리 심심한 생각에 남자 도우미를 부른다.

이미 이 바닥을 잘 아는 아령은 이리저리 재보며 파트너를 고르고

순진한 척 에이스를 고르기 위해 잔머리 굴리는 미주.

이런 곳이 처음인 나는 난처함에 그냥 아무 남자나 앉히게 되는데 그가 바로 제리였다.

한 시간의 만남으로 끝날 줄 알았던 제리와의 짧은 만남.

그러나 그에게 왠지 끌리게 된다. 그렇다고 사랑도 아니다.

나는 이미 강이라는 남자를 만나며 역 근처 모텔을 내 집 드나들 듯 익숙하다.

그렇다고 내가 강을 사랑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만나는 것이다.

그와의 섹스는 어떤 쾌락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원하기 때문에 

그냥 나는 누워 있는 것이다. 오히려 그와의 섹스는 나에게 고통일 뿐이다.


  제리는 나에게 어떤 존재일까?

제리에게 있어 나는 어떤 존재일까?

만약 이 감정이 사랑일지라도 그 사랑은 지속될 수 없는 호기심일 뿐이다.

손님과 남자 도우미의 상업적 거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에게 끌린다.

그의 살아가는 모습이 진지해서 일까? 그에게는 성취하고 싶은 꿈이 있기 때문일까?


  이 책을 완독한 지는 좀 된다.

그러나 바쁜 일정 그리고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함을 느꼈다.

그 이유는 책 속에 성애 장면이 잦았고 그 묘사가 구체적이었다.

작가가 나에게 던지는 이야기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그녀가 써 내려가는 소재에

정신이 팔려 주제를 잃고 만 것이었다. 시간이 점점 흐를수록 글쓰기가 더 어렵겠다는 조바심에

지금껏 느낀 것을 솔직하게 적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되었다.


 과연 지은이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

아니 지은이의 의도를 무시하고 내가 느낀 그대로를 이야기하면

방향성을 잃은 젊은 청춘들의 방황이 아닐까 싶다.

대학생이라는 팔자(?) 편한 직업군. 아니 대학생이라는 직업.

그냥 남들 다 가는 대학에 들어갔다. 명문 대학은 아니지만.

여기까지 내 소명을 다 했으니 이제는 좀 놀고 싶다는 생각.

그러나 뭘 하고 놀지 그리고 어떻게 내일을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다.

그냥 남은 시간을 또래의 친구들과 그냥 보내고 있다.

  반면 처절하게 살아가고 있는 또 다른 청춘.

비록 그의 직업이 떳떳하지는 못하지만 그는 에이스가 되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가 대학생이 아니고 직업을 갖은 청춘이라면 이미 그는 선택받지 못한 부류에 속한다.

그러나 그에 굴하지 않고 그가 속한 집단에서 발돋움을 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이미 그 집단에서도 일류와 삼류가 나누어졌다.

막사는 것 같지만 계산하며 살고, 계산하며 사는 것 같지만 막 사는 것 모습.

어느 모습이 진실이고 진심인지 알 수 없는 삶.

그 삶에 속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청춘.


  기성세대들은 청춘들의 방황을 예찬하고 있다.

'그때는 다 그랬어. 잘 될 거야 염려하지마'라고.

그러나 그 전제는 그나마 대학을 다니거나 졸업한 청춘을 대상으로 한다.

거기에도 미치지 못한 청춘들은 언급할 가치(?)도 없는 것이다.

스펙을 얘기하지만 그 스펙이란 제대로 된 대학을 졸업한 사람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다.

거기에도 도달하지 못한 사람들은 어쩌지?

 

  분량으로 봐서는 하루 바짝 읽으면 완독할 수 있고

어려운 용어나 상황 설명이 아니라 속도에 있어서도 문제가 없고

주제를 찾는데 쉽지는 않다는 개인적인 소견이다. 특히 청소년들에게는 권장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

수시로 상황이 눈 앞에 어른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성인인 나도 가끔씩 장면이 연상되는 것으로 봐서는....



http://blog.naver.com/happy_0801/120202738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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