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부럽냐? 부러우면 지는거다! ㅎㅎㅎ

그래도 부럽다. ~~~~~

<작가 소개>

공지영.

너무 유명해서 생략...

<책 소개>

이 책은 공지영 작가가 지리산에 기거(ㅋㅋ)하는 속세의 때가 덜 묻은 친구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그들과 있었던 에피소드를 경향일보에 약 9개월간 연재했던 것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출간한 것이다.

이 책에 대표적인 등장인물은 버들치 시인 박남준, 낙장불입 시인 이원규(영화배우 오달수님과 닮은 듯 ㅋㅋㅋ),

최도사, 강남좌파,고알피엠 여사, 등이다.

그들이 그곳에 살게 된 사연과 그리고 지금 현재 그곳에 살며 어느 누구보다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는 모습을 그곳에 머물고 싶지 머물 수 없는 자의 시각으로 솔직하게 그리고 부러움이 한껏 묻어 있는

필치로 설명하고 있다.

우리네 도시인들의 생활과 같은 듯 다른 모습을 발견하며 가능할까 고개를 갸웃거려 보기도 하고

일편 우리도 그곳에 묻혀 살아볼 것을 우회적 권유가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결코 정착할 수 없음을 장담하는 듯한 도시인의 체념을 토로하고 있다.

명절에 찾는 고향 같은 곳, 휴가철에 찾아가는 휴양지 같은 곳.

떠나고 싶은 간절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머묾을 주저하게 되는 곳..

지리산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철없는 예술가들의 만남이 있는 책.

"우리의 욕망은 너무도 획일적이다. 좋은 학벌, 많은 돈, 넓은 집.

우리는 이제 다양하게 욕망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 27

사람에게 입은 상처는 그 사람에게 다시 상처를 되돌려줌으로써 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일로만 치유된다는 것을 말이다.

아니 꼭 사람이 아니라 해도 생명을 기르고 사랑하는 일이 치유의 길이라는 것을 말이다. ----------------- 39

"보수가 뭔 줄 아니?

잘못된 거 수리하는 게 보수야. 진보는 뭔 줄 아니?

다른 사람보다 부지런히 보수하는 진짜 보수가 진보야." ---------------------------------------- 75

한 번은 시집을 낸 버들치 시인이 돈이 조금 생겼다고 최도사를 초대했다.

두 사람으로서는 다 너무도 귀한 일인 외식을 하러 간 것이다.

두 사람은 그 만남을 위해 하루에 서너 번 밖에 없는 버스 시간을

헤아려 버스를 타고 그러고도 먼 길을 걸어 반갑게 만났다.

버들치 시인이 식당으로 최도사를 데리고 가 메뉴판을 집어 들었다.

"맛있는 거 먹어. 오늘 나 돈 많아."

그러자 최도사는 한동안 메뉴판을 쏘아 보았다.

시골 식당이 그렇듯 없는 게 없는 식당이었다.

육개장 5,000원, 설렁탕 5,000원, 자장면 3,500원, 냉면 4,000원, 떡볶이 2,000원, 사리 1,000원.....,

최도사는 한참을 망설이며 입맛을 다시다가 이윽고 결심한 듯 의기양양하게 주인에게 말했다.

"난, 사리!"

남에게 폐를 끼치면 안 되는 버들치 시인이 주인보다 더 당황하며 그건 안 된다고 하자 최도사가 다시 말했다.

"글쎄, 사리가 무슨 음식인지 몰라도 적어놨으면 팔아야지......,

시인이 무슨 돈이 있어! 난 사리야! 그냥 내비도!" ------------------------------------------- 78

그런데 정권이 바뀌고 얼마 후였다.

그가 수경 스님, 도법 스님과 한반도 대운하 반대 삼보 일배에서 돌아온 즈음 전화가 걸려왔다.

5년 동안 그에게 연세(年貰) 50만 원에 집을 빌려주고 거의 다른 일에는 참견하지 않았던 주인이었다.

"미안하지만 아들이 공직에 있어서 그러니 집을 비워달라"는 것이었다.

가만,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이런 후진 일이! 싶었지만 주인의 마음은 바뀌지 않았다.

소식을 들은 나도 어이가 없었다.

연세 50만 원을 내고 그렇게 가난하게 살아가는 시인에게조차 이런 일을 하는 정권에 희망이 있을까 싶었다.

지리산에 낙향한 이래 쭉 밝아지던 그의 얼굴이 아시 어두워진 것은 이 무렵이었다. -------------------- 85

<총 평>

공지영 작가를 좋아한다.

그래서 공작가의 이름 석자가 들어 간 책에 눈이 간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찾아 읽을 때는 신중함이 앞선다.

덜컥 사 놓고 내 취향(?)이 아니어서 읽지도 못하고 뭐 마려운 강아지처럼

공작가의 책 주변을 배회하는 것이 싫어서이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었다.

'지리산 행복학교'라는 제목에서 아마도 지리산에 있는 대안학교를 다녀온 후

그 학교의 장점에 대해서 늘어놓은 것일 거라고 짐작을 하고 구입을 차일피일 미루었다.

알라딘에서 반값 세일을 하면서 나보고 읽어 보라고 강매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내 아무리 공작가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읽은 후 느낌이 좋아야 하는데 시간 낭비가 되면

내가 잘 못 하고는 그 잘못을 공작가에게 돌리는 게 아닌가 많이 망설였다.

그래 일단 싼 가격에 판매한다고 하니 사보자.

내가 먼저 읽든 소망이가 먼저 읽든 책이 있으면 읽겠지라는 심정으로 구입한 책이다.

역시 사 놓고는 읽기를 꺼리고 있었다.

기록을 보니 2013년 5월 7일 구매했다. 배송비를 아끼려고 여러 권을 함께...

온통 두꺼운 책들만 남아 있다.

이제 새로운 책을 구입해서 이 책을 후순위로 미루어 놓던지 아니면

재고 처리하듯 읽어야겠다는 비장한 마음으로 이 책의 첫 장을 펼쳤다.

결론은 공작가님 죄송합니다. ㅎㅎㅎ

공작가의 책이 다 그렇지만 너무 재미나게 읽었다.

이 책을 읽고는 가방을 싸 서울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에 울컥했다.

책 속 등장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부러웠고 그들을 찾아 내 독자들에게 소개해 준

공작가에게 감사의 마음이 들었다.

지리산 하면 떠오르는 몇 단어, 빨치산 그리고 산행이 지루해서 지리산이라고 했던...

그런 곳에 무릉도원이 있을 줄이야.

일반의 산일뿐이고 귀농한 사람들의 사연일 것을

그러나 그 속에는 도시인들이 범접할 수 없는 뭔가가 있었다.

화려함은 없다. 그저 수수하다. 그러나 전혀 촌스럽지 않은 꾸며지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있었다.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 되겠는가?

아무리 글을 잘 쓰는 명작가 공작가지만 그들을 삶을 함부로 미화시킬 수 있겠는가?

도시에서 튕겨져 나간 사람들이 아니라 농촌을 택한 자발적 가난자들의 이야기이다.

도시인인 공작가나 그녀의 동행인은 그들을 동물원에 갇혀 있는 재주 많은 원숭이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그 반대였다.

우리 도시인들이 갇힌 우리에서 재주를 부리며 살지만 그 획득물의 일부가 다인 것으로 알며 살고 있다.

그렇다고 그곳이 지상천국이고 인간사를 해탈한 도인들이 있느냐 그것은 아니었다.

우리가 사는 것과 같이 부디 껴 살아가는 모습.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그냥 그렇게 거스르지 않으며 순종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부러웠다.

문득 영화 <춤추는 숲>에 등장하는 성미산 공동체 마을이 연상되었다.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종국에는 저런 곳에서 살아야지 했다.

그러면서 정리할 것을 생각하는 순간, 아 나는 멀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리할 것이 너무 많았다. 정리할 것이 많다는 것은 지금 생활에 욕심이 많다는 것이다.

버리고 갈 것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 챙겨갈 것을 생각하니 그게 무슨 비움이겠는가?

아직도 때를 벗기지 못하고 저들의 생활을, 저들의 마음가짐을 부러워야 하는

내가 참 우스웠다. 결국 도시에서 많이 갖지 못함을 저곳에서 과시하며 살려고 했던가?

이곳에서 주류가 못되니 저곳에서 주류(?)가 되어 보겠다는 심사였던가?

그러나 저곳 보여줄 수 있는 소유물이 적을뿐 잠재된 소유물까지 적은 것은 아니다.

작은 쪽박에 가득 참에 어깨 으쓱할 뿐 저들은 커다란 쪽박을 깨고 살지만

그 쪽박의 파편들이 내가 갖고 있는 온전한 쪽박보다 컸다.

다만 그곳에 담겨 있는 것들을 집안에 들여놓지 않았을 뿐이다.

직원 중에 경남 하동 출신이 두 명있었다. 같은 동네 선후배 사이였다.

그런데 이 녀석들에게 이런 명소와 인물들에 대해서 들어 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트랙터 여행가 강기태도 하동 출신이건만 이 녀석 역시 이곳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그래서 난 이런 곳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어찌 보면 등잔 밑이 어두운 것일 수도....

나도 하동을 가 본 적이 있는데 이 좋은 곳 소개받지 못한 것 같다.

아는 것만큼 볼 수 있다는 게 이런 것일까?

여하튼 지리산 여행하시는 분 이 책에서 등장하는 장소와 인물 찾아 인증 사진 찍어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은 느낌....

문득 나 같은 사람은 죽어도 도시에서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도시가 나를 환영해서도, 내가 도시를 좋아서도 아니고 내가 도시를 떠나서는 살 수 없다는 선입견 때문일 것이다.

경험하지 못하고 익숙하지 못한 곳에서의 생활 상상하기 싶지 않다.

그러나 외국의 도시에서는 살 수 있을 것 같다.

왜 일까? 언어도 잘 통하지 않을 외국의 도시에서는 살 수 있을 자신감이 있는데

말이 통하는 시골에서는 살 자신이 없는 게.

촌에서는 먹고 사는 시스템에 대해서 무지해서 그런 것일까?

시골 사람은 땅만 바라보며 산다는 교육을 받아서 그런가?

도시를 떠나 어촌 마을에서 낚시하며 살고 싶다.

그 전제는 내가 노동하지 않아도 도시 생활처럼 풍요롭게(?)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생산을 위한 곳이 아니라 소비를 위한 장소로서의 의미일 게다.

이것이 도시 출신의 한계일까?

명불허전이다. 공작가의 책 역시 재미남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는 책이다.

이 번 여름휴가 어디로 갈지 정하지 못한 분, 또는 이런저런 이유로 도시를 떠날 수 없는 분들

활자로나마 정취 있는 지리산을 만끽하시길......

 

http://blog.naver.com/happy_0801/120192172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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