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놀이 - 공지영의 첫 르포르타주, 쌍용자동차 이야기
공지영 지음 / 휴머니스트 / 2012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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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진행 중인 쌍용자동차 사태의 비극을 철저하게 조명한 책.

<저자 소개>

공지영.

저자 소개 생략

<책 소개>

2012년 3월, 쌍용 자동차 강제 해고로 인한 22번째 희생자가 있었다.

한 사건에 22명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이 사건의 원인을 철저히 조명하고 그 후 발생한 희생자들의 삶을 보여주는

공지영 작가의 르포이다.


공지영 작가의 <도가니>는 실화를 소재로 한 소설이다.

그러나 이 내용은 소설이 아니라 실화 그 자체이다.


앞으로 쌍용자동차에 대한 정부의 책임있는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얼마나 더 많은 희생자가 발생할 지 모르는 사건이다.

사건이 종료된 것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이다.


한편, 이와는 별도로 법원이 상하이차의 기술 유출에 대해 무협의를 선고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판결의 근거가 된 것은 자동차 부품연구원이 내놓은 보고서였다.

그런데 이 연구소는 쌍용자동차 전 대표가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범죄의 용의자가 증거에 대해 스스로 감정해서 법원에 제출한 꼴이다.

쌍용자동차가 컨설팅을 의뢰한 회사는 론스타를 변호한 회계법인 삼정KPMG이다.

법원이 지정한 법정 관리자는 바로 이 사태의 책임자. --------------------------- 83p


그리하여 쌍용차는 이익도 못 내고 시설은 다 낡아빠지고

노동자는 너무 넘친다는 요지의 보고서로 2,646명을 해고했다.

2004년까지 현대자동차보다도 수익률이 높던 쌍용자동차의 자산가치를 파격적으로 깍아 내린 두 주인공,

안전회계법인과 삼정KPMG는 각각 마힌드라와 상하이차의 주간사가 되어 마주보고 사이좋게 도장을 찍는다. -----85p

어떤 분이 넘어진 채 경찰한테 맞고 있더군요.

한 명이 발로 차고, 그 옆에 있던 경찰이 방패로 찍고, 분이 안 풀린 다른 경찰이 와서 곤봉으로 또 때렸습니다.

한 노조원은 정신을 잃은 것처럼 바닥에 쓰러져 있는데 경찰이 여럿이 몰려들어 때렸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경찰에 대항하는 노조원들을 상대로 때린 게 아닙니다.

무장해제당한 사람을 상대로 한 폭행입니다. - 허재현(한겨레 기자) 블로그 -----------------------------------135p


평택에서는 가진 자와 공권력이 의도를 지니고 시민을 죽음으로 몰고 있다.

이것은 약 30년 전 광주에서 있었던 시민 학살의 또 다른 모습이다.

단지 총칼만 없을 뿐이지 우리 역사에 깊은 상처를 낸

그 폭력의 모습이 다시 일상의 얼굴로 되돌아온 것을 말한다. -우희종, 2009년 8월 4일자 ----------------------- 138p


이명박 정권이 들어 내가 느끼는 극심한 피로감은,

그들은 약자에게 조금이라도 약점이 보이면 가차 없이 팬다는 것이다.

곤죽이 될 때까지, 그것도 공개적으로 팬다는 것이다. 나는 몹시 피곤하다. ----------------------------------- 151p

<총 평>

이제는 잊혀질 만한 사건이 되었다.

그러나 결코 잊을 수 없는 사건이다.

왜냐하면 앞으로 이와 유사한 사건들이 계속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의 부당성에 대해서 국민들이 관심을 갖지 않고, 나만 아니면 된다 라는 식의 무관심이나

사건 전반에 대해서 알지 못하고 보수 언론에서 쓰고 있는 소설에 맞추어 생각하는 순간

그 칼은 점점 우리의 목을 칠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용산 참사, 한진 중공업 집단 해고, 홍익대 청소, 경비 노동자 집단 해고 등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힘없는 노동자들의 부당한 해고 사태.

저들 중에는 보수 언론에 속고 살았던 사람도 있었을 테고, 나만 아니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 속에서

뒤통수를 맞은 경우도 있을 것이다.

쌍용 자동차 해고자들의 경우도 그러했다. 적지 않은 급여로 남에게 꿀리지 않을 만큼 살았었다.

그래서 그들은 세상에 대해서 무관심했었을 것이다.

쌍용 자동차내의 비정규직에 대해서 냉대했던 그들.

과연 인간미를 잃은 자본 중심의 사회가 진정 행복한 사회일까?

노동자가 없는 세상이 가능할 것인가? 작업복에 기름때를 묻혀야 노동자일까?

문득 생각나는 구절이 있다.


마틴 니묄러(1892~1984, 독일 목사)의 전쟁 고백서

나치는 우선 공산당을 숙청했다.

나는 공산당원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에 유대인들을 숙청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에 노동 조합원을 숙청했다.

나는 노동 조합원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에 카톨릭 교도를 숙청했다.

나는 개신교도였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나에게 왔다. 그 순간에 이르자,

나서줄 사람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우리는 세상에 떠도는 불행이 나와는 별개라고 생각하고 있다.

나만 열심히 살면 된다 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 말이 맞는 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가 비록 저들을 위해서 어쩌지는 못할망정 최소한 저들을 비난할 때는

전후 사정을 면밀하게 파악해야 할 것이다.

가끔 귀족 노조라고 비난하는 보수 언론들이 있다.

심지어 우리나라 최고 통치자, 위정자라고 하는 하는 사람들조차...

(지들은 제대로 일하지 않고 편한 자리에서 국민들 등꼴이나 빼 먹으면서...)

그러나 과연 그들이 놀고 먹으며 고임금을 바라는 것일까?

그들의 많은 시간을 노동 시간에 할애하고 있다.

저들의 고임금이 부러우면 우리는 투잡, 쓰리 잡을 하고 토,일요일 일용 용역을 하면

저들만큼 벌 수 있을 것이다. 많든 적든 저들은 저들의 노동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다.

(가끔은 저들 옆에 있는 비정규직의 처우에 대한 외면하는 이기적인 생각과 행동에는 화가 날 때가 있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 분리해서 바라봐야 할 것이다.)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났다. 있는 자들의 무자비한 횡포에 소름이 끼쳤다.

과연 저들을 누가 어떻게 비난할 수 있을까?

저들을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저들을 보호해줘야 할 사람들은,

저들이 흘린 피를 빨아 먹고, 배에 기름지게 살고 있다.

우리는 저들을 쉽게 도울 수 없다, 우리 역시 사는 게 고만고만하다.

저들에게 금전적인 도움은 주지 못할지라도 저들의 벼랑 끝으로 몰지는 말자.

어느 순간 우리가 저들의 자리에 가 있을지 모르니깐...

이 책의 수익금은 전액 기부된다.

아마도 거의 모두가 쌍용자동차 해고자들과 그 가족을 위해서, 그

리고 그들이 원한다면 다른 해고자나 고통받는 노동자들을 위해서 쓰일 것이다.

원고를 써서 먹고산 지 2년 남짓, 이제는 원고료를 받지 않으면 일기도 쓰지 못할 정도로 노회한(?) 나이지만,

이 모든 것을 그들에게 온전히 돌린다는 생각이 들어 기쁨에 넘쳤다. 신기한 체험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그랬듯 나도 말하고 싶다. 함께 살자, 함께! -------------------------- 머리말에서


내가 사는 책의 80%이상은 중고 책방에서 구입한 것이다.

이 책 역시 중고 책방에서 구입해 읽은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을 새로 구입하여 지인에게 보내 줘야겠다.


http://blog.naver.com/happy_0801/120185237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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