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여자 1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운명을 체념으로 극복하는 착하기만 한 여자.


<작가 소개>

공지영.

생략

<책 내용>

비가 내리는 초여름 어느 저녁,

살이 부러진 우산을 든 서른이 좀 넘은 허름한 복장의 여자가 가겟방 앞을 서성이고 있다.

정인에게는 불량배 오빠 정관, 세상에 냉소적인 언니 정희 , 허구헌 날 아버지에게 매질 당하는 엄마

그리고 수원에서 버스 운전을 하며 (딴 집 살이를 하는)아빠 오대협이 있다.

이웃에 사는 강현국의 아내 은주가 자살했다.

강현국의 앞 마당에서는 그녀의 혼백을 달래기 위한 진오귀 굿판이 열렸다.

오래 전 머슴과 눈이 맞아 야반도주하던 여주댁의 혼백이 나타나기도 했다.

무녀의 신들인 몸짓과 알 수 없는 소리를 재미난 듯 구경하는 정인에게

홀연히 한 여자가 다가와 머리를 쓰다듬으며

"상처받지 말아라. 너무 크게 상처받지 말아라"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남기고

사각사각 사라진다.

수원에서 올라 온 아버지 오대엽은 불콰해진 모습으로 외아들 정관이

불량배가 된 것이 아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은 엄마때문이라며 술주정을 부린다.

도저히 분이 안 풀린 듯 엄마를 골방으로 끌고 가 매질을 한다.

그 날 밤 엄마는 저수지에 빠져 자살한다.


엄마의 죽음 후 언니 정희는 서울로 떠나고 오빠도 가출한다.

아버지는 이제 더 이상 수원으로 내려 오지 않는다.


고등학교 졸업 후 읍내 우체국에 근무하는 정인에게

현국의 동생 현준이 접근하고, 학교 등교길 자전거를 태워주던 옆집 오빠 명수가

연정을 품는데......


그리고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길거리에는 그를 닮은 사람들이 갑자기 늘어나기 시작했고

우체국으로 걸려오는 그 많은 전화 벨소리들이 가슴을 예리하게 가르며 울리기 시작한 것이다.

소포를 부치거나 등기를 접수할 때, 강, 자나 현, 자나 준, 자라는 글씨가 적여 있으면 그가 떠올랐다. ----- 131p

<총평>

착한 남자, 나쁜 남자, 착한 여자, 나쁜 여자.....

제목이 던져 주는 호기심이 있다.

과연 어떤 식의 남여가 나쁘고, 좋은 부류에 속하는 것일까?

한 때 '나쁜 남자' 신드롬이 있었다.

여자들이 왜 나쁜 남자들에게 끌리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리고 그 나쁜과 좋은의 경계선을 알 수 없다.

남자들이 느끼는 나쁜 여자라면 좀처럼 마음을 줄 것 같지 않은 도도한 여자 아닌가?

반대로 착한 여자는 단어가 주는 선함의 이미지보다는 어딘지 심성은 착하지만

좀 맹한 여자를 총칭하는 것은 아닐까?

과연 작가 공지영이 '착한 여자'라는 타이틀로 독자의 이목을 끄는데

과연 그녀가 얘기하고 싶어하는 '착한 여자'는 어떤 여자일까?

혹시 내가 예상하는대로 착하다 못해 맹한 여자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순종을 미덕으로 여기며 반생을 살았던 옛날 우리 어머니들을 얘기하는 것은 아닐까?

궁금하면서도 일편 불안한 것은 왜 일까?

상하로 나뉘어진 장편 소설이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 알 수 없는 내용이다.

다만 주인공 정인의 행동을 보면 내가 예상했던 그런 착한 여자이다.

자기 생각과 감정을 마음속에 담아 둘 뿐, 바꿀 수 없는 운명으로 생각하며 체념으로

극복하려고 하는. 그렇다. 극복에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주인공 정인은 체념으로 극복하고 있다.

정인을 보면 답답함이 목까지 차 오른다.

옛 말에 '여우같은 여자랑은 살아도 곰같은 여자하고는 못 산다.'라는 말이 있다.

참으로 모순되는 얘기같다.

순종이 미덕이라며, 어려서 부터 여자들에게 여필종부(여필종부-여자는 반드시 남자에게 복종해야 한다.)를

가르치고 심지어는 여필종삼(여필종삼 -어려서는 아비를 따르고, 커서는 지아비를 따르고, 늙어서는 자식을 따른다.)를

강조하는 사람들이 여우같은 여자가 최고라고 말하고 있으니.....

착함은 곧 약함을 의미할 수 있다.

또 착함은 맹함으로 무시받을 수 있다.

다시 생각해 보니 착한 것이 문제가 아니다. 착하기만 한 것이 문제이다.

진짜 착한 것은 강하고 똑똑한 것을 들어내지 않고 사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은 알라딘 헌 책방에서 산 책이다.

맨 뒷 장 책을 손에 넣게 된 사연을 적은 글이 눈에 띄었다.

'1997. 9. 13 병준씨가 교보에서, 변은주'

병준은 이 책의 내용을 알고 은주에게 선물해 준 것일까 아니면 단지 제목이 좋아서 선물해 준 것일까?

지금 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이 책이 헌책으로 팔린 것을 보면 해피엔딩이 아닐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긴 하지만, 그 과정과 결과가 사뭇 궁금했다.

재미난 소설의 글감이 될 것 같은 느낌이다. ㅎㅎㅎ


http://blog.naver.com/happy_0801/12018199404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