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어느 늦은 밤
유현산 지음 / 네오픽션 / 201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94년 어느 늦은 밤, 그 밤에 발생한 무서운 사건.....


<작가 소개>

유현산.

1972년 서울 출생, 2010년 장편소설 <살인자의 편지>로 제 2회 자음과모음 '네오픽션상' 수상.

진정한 공포는 일상 속에 있다고 믿으며 스릴러 소설을 계속 쓰고 있음.  

 

<책 내용>

서울의 변두리. 서울의 중심에 밀린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매달여 있는 곳. 

갓 서울로 올라 온 사람들이 거주하는 곳. 지금 강남 5구로 부동산 경기를 들었다 놓았다 하는 지역.

그곳에 고만 고만하게 살고 있는 5명의 아이들이 있었다.

맞벌이 부모 또는 무능력한 아버지밑에 악착같이 살아 가는 엄마를 작은 그들이 닮아 있는 모습이다.


중학교에서 짱을 먹고 있는 세종은 왜소하고 기집아이처럼 곱상한 외모를 갖은 아이이다.

그러나 싸움을 하거나 이겨야 하는 상황에서는 표독스럽게 변하는 그의 표정에 모두가 질려한다.

그를 형으로 따르는 기표, 다윗, 병수가 있었다. 

알콜 중독자 아버지의 폭력과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그들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고등학교 진학과 함께

가출과 자퇴로 배움의 문을 닫고 세상으로 나간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게

일이라는 게 제대로 대접받을 수 없는 단순 노동 그리고 하루 버틸 수 있을 수 있을 정도의 임금 수준이었다.

정상적인 사회인보다는 점점 범죄의 길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던 중 학교 짱이고 나이도 제일 위였던 세종이 '세종파'라는 조직을 만든다.

어떨결에 동네 형에 의해서 기표, 다윗, 병수는 조직원이 된다.

조직이 내세우는 강령이라면

부자를 증오하고, 각자 10억씩 모을 때까지 범행을 하고, 배반자를 처형하고, 여자는 어머니도 안 믿는다.


범죄를 준비하며 공범자로 묶기 위해서 보잘 것이 연약한 여성을 윤간하고 살인한다.

이제 누구도 도망갈 수 없는 공범자가 된 것이다. 범죄는 대범해져 부유층을 표적으로 납치를 시도한다.


그러던 중 이들과는 같은 동네, 중학교를 다녔지만 대학생으로 살아가고 있던 동진이 우연한 계기로

이들 범죄 조직의 일원이 되는데.......  

 

 

<총평>

<1994년 어느 늦은 밤>은 지존파에 관한 소설이 아니다. 

지존파의 범행에서 몇 개의 모티브를 가져오긴 했지만, 

세종파는 지존파와 질적으로 다른 가상의 범죄 집단이다. ----------------------------- 381p, 작가의 말


소설은 지존파에 관한 것이 아니라 단지 모티브만 가져 왔다고 한다.

그런데 지존파 사건을 알고 있기 때문일까 지존파를 밀착 취재한 글 같다는 인상도 지울 수는 없었다.

그러나 글을 쓴 당사자가 아니라고 하는데 객이 그것을 부정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다.


한 때 지존파 사건은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었다.

부유층에 대한 증오가 시발이 된 범죄라고 하여 일부는 범죄자인 그들을 동정하기도 하고

또 일편에서는 부유층의 과시적인 소비와 행태에 대해서 비판하기면서

부유층이 공공의 적이 되었던 적이 있었다.

이후 '막가파'라는 모방 범죄 조직이 만들어져 사회를 한 번 더 놀라게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범죄라는 게 어떤 식으로든 정당화될 수 없는 것이다.

비록 그들의 유년시절이 불우했고 있는 자들의 횡포로 사회를 불평등한 구조로 만들지라도

적법한 절차로 문제가 해결되어야지 그러한 방법으로는 누구의 도움이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만약 그들이 빼앗은 것이 일부라도 불우한 사람에게 나눠졌다면 그나마 그들의 의도를

동정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들의 범죄를 합리화하기 위한 궁색한 핑계꺼리밖에 되지 못했다.


그 때나 지금 이 책을 읽으면서 분노하게 되는 것은 정말 애꿎은 사람이 피해를 입는다는 것이다.

범죄 조직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 범죄의 공범자로 묶는다고 연약한 여성을 윤간, 살해한다든지

그저 비싼 차량을 이용했다는 것으로 그들이 부유할 것이라 생각하여 그들의 사냥감으로 삼는 것.

있는 자들에게 내몰림을 당한 자들이 또 다른 집단에 의해서 소외되고 급기야는 살인의 피해자가 되는 것에

억울하고 화가 난다.


책 내용으로 들어가서 이 소설이 스릴러라고 하기에는 결론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인지

그 스릴 있는 느낌을 느끼기에 한계가 있었다. 이미 발생했던 사건이기에 사실성이 있지만

사실성을 넘어서는 상상력을 발휘하기에는 어쩐지 부족한 면이 있다.

이것은 그냥 신문을 읽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기자가 쓴 몇 줄짜리 사건 개요만 읽어도 될 정도이다.

작가라 기자라서 그런 것일까? 취재 일기같은 느낌이다. 각색의 한계, 상상하고 추론할 수 있는 소재의 고갈.

그러나 작가의 표현력에는 감탄하였다. 작가 김훈을 생각하게 되었다. 한 문장을 절대 그대로 두지 않고

상상할 수 있는 표현할 수 있는 꼬울 수 있는 최대한의 방법으로 모두 동원하여 단어를 배열하였다.

어떤 때는 그 내용을 직시하기 어려워 방해가 된다는 인상도 받았지만 어떻게 저런 평범한 상황을 저렇게 멋지게

표현할 수 있을까? 작가의 필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를테면 찬 바람에 대한 것도 유리조각이 얼굴에 박히는 것 같았다는 식의 표현.

그 바람이 얼마나 차갑고 섬뜩한 것인지 충분히 상상할 수 있지 않을까?


다른 독자의 글을 보면 작가가 수상한 <살인자의 편지>가 재미있다는 글을 발견하였다.

그 책을 읽어 보고 싶기도 하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 소설은 완성도는 미흡하다는 생각.

그러나 작가의 표현력 하나 하나 메모해 놓았다가 활용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http://blog.naver.com/happy_0801/12018056328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