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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역사를 알아야 할 시간 - 그들은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을까
백승종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10월
평점 :
역사를 모르는 자에게는 미래도 없다.
과거는 현재와 미래를 설계하는 자양분.
<저자 소개>
백승종.
1957년 전북 전주 출생.
전북대학교에서 사학을 전공. 서강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독일 튀빙겐대학교에서 한국학,철학 박사.
현재 건국대학교,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및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음.
미시사적 관점을 추구하고 있으며 현재 <한겨레>에서 매주 화요일 '백승종의 역설' 칼럼으로
역사지식과 비판정신을 공유하고 있다.
저서로는 <정감록 미스터리>, <정조와 불량 강이천>, <예언가, 우리 역사를 말하다> 등 다수의 책이 있다.
<책 소개>
이 책에서 고대부터 현대까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15명의 역사적 인물을 끄집어내어
그들의 인간적인 면모와 정치적 성향을 소개하며 그들이 우리 역사에 이바지 한 바에 대하여
국내의 정세는 물론 외교적인 현황을 상세히 밝혀 주며 그들의 역사적 책임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1장 삼국통일에 숨은 인내의 시간
고대, 삼국시대 광개토대왕,, 연개소문, 김춘추가 등장하는 시기이다.
한반도 국토를 광대하게 넓혔던 광개토대왕의 호연지기, 중국 대륙을 지배하던 당나라의 당태종을 굴복시킨 연개소문의 기개,
역사에서 삼국 통일의 주력으로 등장한 김춘추의 전략가적인 치밀함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광개토대왕의 호연지기와 연개소문의 기개 그리고 김춘추의 치밀함을 겸비한다면 세상 무서울 것이 무었이랴..
2장 고려 왕조를 낳은 융합의 힘
중세, 고려를 건국의 시조가 되는 왕건과 후백제 견휜을 소개하고 있다.
역사에서 견휜은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신라 경애왕을 살해하며 통일시대의 주역이 될 수 있었으나
통치 철학의 부재로 궁예, 왕건에게 중세 역사의 주인공 자리를 내 주었다는 평이다.
견휜을 몰아낸 자리에 궁예가 있었다. 그러나 역사의 주인공이 되지는 못했다.
이 책에서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불교의 사교화 그리고 포악성으로 백성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포용으로 견휜과의 적당한 거리 유지와 백성을 돌아보는 따스함이 그가 중세 역사의 주인공될 수 있다고
서술하고 있다.
이 장의 키워드는 융합이다. 상대와 대치하기보다는 포용하는 힘.
씨름이나 널뛰기는 상대방의 힘을 이용하는 것이다.
적대 시 하여 공격하기보다는 받아 들이고 흡수하여 그것을 내 힘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3장 조선 왕조가 마주한 격변의 시기
고려 말기의 지배층의 부패에 맞서 등장하는 이성계를 중심으로 개혁 세력.
근세 시대의 개막 조선, 역성 혁명의 주인공 뒤에서 백성을 위한 과감한 개혁을 펼치는 정도전.
부패한 전 왕조의 모순, 피폐한 백성들의 삶 그리고 그의 개혁을 막는 세력들과의 처절한 투쟁
안팎의 도전을 온몸으로 받으며 거친 세파를 살았던 개혁자 정도전.
비록 태종 이방원에 의해 비참한 죽음을 맞이했지만 역사는 그를 기억하고 있다.
앞 선 왕조의 완성하지 못한 개혁을 절대 왕권으로 자리 매김을 했던 세종.
조선 시대 세종과 성종을 오래도록 기억하는 것은 그들의 빛나는 업적 때문이다..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한글 창제라는 모험을 시도하고 그에 맞서는 수구 세력과의 마찰.
그러나 백성을 위한다는 철학으로 무장한 그의 꿈을 쉽게 굴복될 수 없었다.
이 장의 키워드는 개혁이다. 변화를 꿈꾸는 힘. 그 변화의 중심에 미천한 백성들을 생각하는 애민 정신..
과감한 개혁을 실행할 수 있는 확고한 철학. 우리는 그 철학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4장 선비의 나라, 바른 길을 걷는 굳건함
조선의 대표적인 개혁가 또 한명 조광조. 극복할 수 없는 벽을 온 몸으로 부딪혀 넘으려 했던 자.
융통성이 없는 원칙주의자. 성리학적 왕정을 주장하던 그.
급진적인 자 그리고 깨끗한 물에는 물고기가 놀 수 없었다. 원칙을 고수한 이상을 꿈꾸던 외로운 사나이 조광조.
그에 반해 세상의 풍파를 내 편으로 만들어 새로운 철학을 세웠던 현실주의 철학자 이율곡.
십만양병설을 주장하며 앞 날을 예측하는 혜안, 성리학을 집대성한 <성요집요>를 집필 군주의 통치 철학을
일깨워주려 했던 그. 세상과 맞서지도 않고 굽히지도 않으며 자기 철학을 펼쳤던 조선 시대 정신을 세운 성리학자.
이 장의 키워드는 철학이다. 조선 초 역성혁명에 따른 물리적 충돌과 구 세력과의 마찰.
그러나 중세로 접어들며 왕조는 안정권에 들지만 통치 철학이 부재하였다.
이상적인 성리학적 통치 철학을 세운 학자. 그 철학이 지나치게 이상적이라는 평이 있지만
백성을 생각하는 애민 정신은 모든 통치자들에게 던지는 중요 단어였다. 그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기에
선구자적 학자들은 그 철학을 말로 글로 통치자에게 전달하려 하였다. 때로는 그로 인하여 비참한 죽임을
당하기도 했지만....
5장 어려움을 돌파하는 지혜
위기의 조선을 구한 이순신. 정치도 모르고 학문으로 무장한 학자, 철학자도 아니다.
오로지 전쟁에서 이겨 외세를 무찌르는 것이 그의 역사적 과제였다. 백성을 방패로 삼는 전쟁이 아니라
백성을 살리고 나라를 살리는 전쟁이 그의 목표였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를 세우고 왕권을 바로 잡으려 했던 광해군.
그러나 우리는 그를 폭군으로 기억하고 실패한 임금으로 묘사되고 있다.
폐허가 된 나라를 살리고 군신들의 횡포로 허수아비가 된 왕권을 바로 잡고 긴 전쟁으로 쇠하는 명을 버리고
새롭게 등장하는 청과의 등거리 외교를 했던 지혜로운 왕이다.
그러나 반대 세력에 의해 폐위되는 비운을 맞았다.
이 장의 키워드는 지혜이다.
역사에는 만약이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순신이 없었다면 그리고 만약 이순신이 나라를 생각하기보다
자신의 출세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었다면 과연 조선의 운명은 어찌되었을까?
나라 재정을 위한 제도 확립 강력한 왕권을 위해 신권을 견제하고 중국 대륙의 실세로 등장하는 청과
쇠퇴하는 명과의 등거리 외교는 시대를 읽을 수 있는 지혜로운 왕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신권을 줄이고 왕권을 확립하려 했던 시도에 부딪혀 인조반정으로 왕위를 빼앗긴 광해군.
그에 대한 기록도 적고 폐위를 정당화하기 위한 기록들만이 무성하다.
그러나 이제는 그에 대한 평가를 다시 내려야 하지 않을까? 영화 <광해>가 인기를 끌면서 그를 재조명하게 된다.
6장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기개
할아버지의 손에 죽임을 당한 아버지의 비극을 가슴에 묻고 산 정조.
문체반정(文體反正 )-성리학을 부흥시킴으로써 그 시대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려고 하였다.
그의 대표적인 정책 탕평책을 통해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고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균형 잡힌 통치를
계획하였다. 새로운 학문 실학의 번성으로 농경시대에서 산업시대로 나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그의 내면의 문제 그리고 신하들의 보수성에 그의 이상은 만개하지 못했다.
아들을 대신하여 왕권을 휘둘렀던 흥선대원군.
일본과 서방의 개방 압력에 맞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쇄국 정책을 펼쳤다.
총 칼을 들고 오는 외세에 총칼로 막을 수 밖에 없었던 그의 나라 사랑.
야욕이었을까? 아니면 나라를 생각하는 애국이었을까?
이 장의 키워드는 시대 정신이다. 새로운 학문을 발전시키는 기개.
그러나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쇄국과 천주교 탄압. 백성의 피로 얼룩진 국토.
결국 시기를 놓쳐 나라를 잃게 되고 말았다.
7장 마흔, 빛나는 미래를 꿈꾸다
현대에 등장하는 인물 박정희.
그에 대한 평가에는 부정과 긍정이 철저하게 대립하고 있다. 그 대립의 정도는 점점 각을 세워
상대를 넘어 뜨리려고 하고 있다. 이미 평가가 끝난 사람에 대한 재평가가 시작되고 있다.
이래서 역사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박정희의 경제 성장에 대한 호의적인 평가 어느 정도 인정하는 바이다.
그러나 그의 변신을 보면 과연 그가 애국적 동기였을까 라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이다.
일제의 간부가 되기 위해 일왕에게 혈서를 썼던 다카키 마사오. 그리고 중국 대륙에서 독립군들을 잡았던 그였다.
그 후 남로당에 가입하였던 공산주의자. 팔색조같은 변신을 보였던 그가 과연 조국을 생각하며 국가 번영을 꾀했을까?
조국 근대화로 이 정도 먹고 살게 한 게 모두 박정희덕이라고 하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과연 민중들이 일한만큼
제대로 대우받고 정당한 급여를 받았을까? 아니다. 재벌들을 위한 경제 정책이었다. 재벌들이 먹고 남은 것으로
민중들이 산 것이다.
이 논리는 친일파들이 일본이 우리나라를 지배했기에 철도도 건설하는 등
여러가지 기여했다고 주장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그리고 그의 비리나 실정에 대해서는 그의 정권이 군사 정권이었기에 많은 부분 덮었을 것이다.
가재는 게 편이라고 그럴 수 밖에 없었을 터. 그리고 그의 비리에 대한 부분은 영원불멸로 정권을 잡을 준비를 했는데
굳이 앞 서 돈을 챙길 필요가 있었겠는가? 만약 임기라는 정해진 시간이 있었다면 챙겼겠지만
이러한 사실을 보고 많은 이들은 부정이 없었다고 하는데 이미 정수학회나 여러 가지 것으로 유추해 볼 때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또한 평가가 끝난 것을 가족에 의해서 재평가가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국민들을 우롱하는 것이다.
연산군이 자기 어머니를 폐위한 사람들에 대해서 복수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지...
과연 그 분은 역사를 아실지...
바보 노무현.
타협하지 못한 고집불통의 남자이다. 원칙에 매여 있던 조광조와 같은 인물이다.
정치적으로 민주화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관료적 권위주의에 도전하고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려고 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그 역시 시류를 잘 못 읽어 지지자들에게 외면 당했고 그의 정적에 의해서 정치적으로 살해되었고
그의 도덕적 원칙에 고통 받으며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우리가 다시 찾는 역사는 사실의 퇴적물이 아니다.
그것은 막막한 우리 삶에 한 줄기 빛을 던져 주는 지혜의 보고이다. -----------------5p
<평가>
과거를 통해서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한다.
위인전을 읽는 이유가 뭘까?
한 사람의 생을 살펴 보자는 것이다.
위인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발자취를 현재의 그리고 미래의 자기 삶으로 체화시키기 위함이다.
역사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역사라는 것이 큰 틀에서 보면 사건들의 연속이다. 그러나 사건 속에서 인물들이 있다.
그가 오래도록 기억되는 사람이든 잠깐 스쳐 지나가는 인물이든...
그 역사를 구성한 사람과 그 주변의 환경을 현재의 내 생활에 대입하여 현명한 행동으로 옮긴다면
우리도 역사의 한 페이지에 기억되는 인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설령 빛나는 업적을 남기는 인물이 아니더라도 역적으로는, 없어도 그만인 사람은 안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역사를 아는 것, 그리고 그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됨됨이를 닮아가는 것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역사라는 것이 결과에 대한 평가 아니겠는가?
마른 역사를 알아야 할 시간
마흔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들었다.
나를 지칭하는 단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역사라는 단어가 이 책을 펼치게 된 동기이다.
뒤늦게 역사의 재미와 중요성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제목이 알아야 한다는 당위성을 주장한 것에 비해 내용적으로는 당위성을 강조하는 면이 기대보다는 부족했다.
일반화된 사실 중심 위주의 글로 역사적으로 등장하는 사람들에 대해 나열하여 설명한 것에 불과하다.
저자의 논조를 뒷 받침할 근거가 글 속에 많이 부족했다.당위성보다는 필요성 정도로 느꼈다.
총평을 하면 제목을 보고 기대하지 말고
그냥 역사가가 평가하는 역사적 인물을 알아본다 정도의 기대치를 갖고 읽어 보면 좋을 듯하다.
역사책을 많이 안 읽어 본 상태에서는 도움이 되겠지만 좀 읽어 본 독자에게는
큰 도움이 못 될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