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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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가 인생을 조질 수 있다?

 

 

<저자소개>

정유정

1966년 전남 함평 출생

2007년 제1회 세계청소년문학상을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로 수상.

2009년 제5회 세계문학상을 <내 심장을 쏴라>로 수상.

 

<주요 내용>

  나는 내 아버지의 사형집행인이었다. ------------------------ 6p

호기심을 주는 첫 문장이다. 그리고 온갖 상상을 하게 만드는 문장이다.소설 <엄마를 부탁해>에서의 첫 문장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와 같이 호기심을 유발시키는 첫 문장이다. 주인공인 나와 아버지는

철천지원수지간이라도 되는 것일까? 아니면 아버지는 사형수이고 나는 사형집행자?

 

 

<책 감상>

  책을 읽으면서 줄은 긋는 버릇이 있다. 좋은 구절이나 사건 전개의 결정적인 단서가 되는 단락에

줄을 긋는다. 그러나 이 소설은 서사적인 전개로 인하여 어느 곳에 줄을 긋고 읽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았다.

마치 떠나는 버스 뒤에서 손을 흔들며 아쉬워하는 찝찝한 기분이다. 분명 내가 읽었다는 증거.

그리고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강한 메세지가 있는 곳에 '나도 느꼈으~~'라는 공감, 동감의 표를 해야하는데,

좀 더 뒷줄에 강함이 기다릴 줄 알고 계속 머뭇거리다가 결국 맨 마지막 장을 넘기고 말았다.

  예상보다 빠른 전개 그리고 좌충우돌하는 독자의 혼란. 답을 뻔히 알면서 읽는 까닭에, 별다른 긴장감없이

작가가 만들어 놓은 오솔길을 따라 걸으면 된다. 그런데 내 걸음보다 주변 배경이 더 빨리 움직여 어찌해야 할지

혼란스럽고 당혹스러움이 있다. 분명 작가가 여기 있으라는 신호를 준 것으로 생각하고 멈추었는데

어느 순간 휙 지나가고 빨리 내달으면 배경은 그냥 그 자리에 있다.

  과연 작가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숙명 지어짐에 대한 경각심이 아닐까?

모든 것의 원인은 현존하는 당사자의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래 전에 살았던 사람에 의해서 운명이

만들어졌다. 최현수가 그랬고 오영제가 그랬다. 그들 부모에 의해서 운명이 지어진 그들은 어떤 결정적인

계기가 생길 때 그 전에 있었던 것에 묶이어 결국은 그 속에서 사라지고마는....

그리고 숙명지어짐을 거부하며 주인공 나는 그 끈을 끊으려 하고...끊을 수 있을지 끊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작가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이게 아닐까? 아님 말고 난 그렇게 느꼈다. 그래서 나도 내게 이어지는 더러운 운명을

끊어 버릴 것이다. 그래야 좋은 운명을 내 아이에게 줄 수 있을테니깐...

'트라우마'가 연상되는 책이다. 사고로 인한 외상 또는 정신적인 충격에 의해 비슷한 상황이 되었을 때 불안해 하는 것.

안 좋은 경험에 의해서 의기소침해지고 쪼그라드는...그러한 경험 횟수를 적게 줘야지. 내 딸에게 그리고 나에게....

  불편한 진실 하나는 희생자의 아빠인 오영제의 반사회적인 괴팍한 성격 묘사때문에 가해자 최현수를 동정하고 

오히려 오영제를 공격하게 되는 묘한 기분. 줄거리와 이야기 전개의 완벽성에 비하면 작은 찜찜함이지만

뭔지 모르게 개운치 않음이 남게 된다.(참고로 작가를 까는 이야기 아님 ㅎㅎㅎㅎㅎ) 

 

http://blog.naver.com/happy_0801/120150358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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