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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치마 사다코
은미희 지음 / 네오픽션 / 2011년 8월
평점 :
민족을 저버리고 일제에 나라를 팔아 먹은 매국노 배정자의 일대기
<저자 소개>
은미희
광주문화방송에서 성우로 일했고 잠시 전남매일에서 기자 생활을 함.
1999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소설아 당선,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
2000년 삼성 문학상 수상
저서로는 작품집 '만두 빚는 여자' 장편소설 '비둘기집 사람들','소수의 사랑',
'바람의 노래','18세 첫경험','나무 여자 바람 남자' 등 다수의 작품이 있음.
<책 소개>
우리 민족 역사의 격랑기였던 구한말 정치적 이해 관계속에서 역적의 딸로 몰려
민족에게 버림 받고 사람들의 눈을 피해 살던 한 여인.
일본 상인의 도움으로 일본으로 도피할 수 있었고 갑신정변 실패 후 일본에 도피 중이던 김옥균의 주선으로
일본 총리 대신 이토 히로부미의 수양딸이자 애첩이 되면서 자기의 안위를 보장해 준 일본을 위해 민족을 배신한다.
"너는 조선인이다. 그 점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네가 하기에 따라 조선이 살 수도 있고 망할 수도 있다.
알았느냐? 너는 이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앞으로도 배분남이다. 알았느냐? 사다코가 아니라 배분남이란 말이다.
조선의 딸,배분남 말이다."
하지만 분남은 옥균이 원하는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제 스스로 깨뜨리고 싶지 않았다.
꿈이라면 깨고 싶지 않았다. 천재일우. 어찌 하늘이 내린 한 번의 기회가 아니라 할 수 있겠는가?
할 수만 있다면 자신의 전부를 내놓고서라도 이 기회를 붙잡고 싶었다. ----------------------- 166p
흑선. 그 검은색의 배가 이뤄낸 세상은 참으로 위대했으니. 사다코 또한 검은빛으로 조선에 나아가
새로운 세상을 이끌어내라고 이토 히로부미는 흑치마란 암호명을 내리고 격려했다. --------------202p
한반도를 침탈하려는 야욕의 일제에 동조하며 2차 세계대전 말 젊은 일본군들의 전투력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조선의 어린 처녀들을 정신대로 보낸다.
자신의 아들같은 일본의 장병들이 남양군도에서 허망하게 쓰러진다는 소식에 사다코는 탄식을 하며 눈물을 훔쳐냈다.
<중략>
"그렇지요. 젊은 몸의 사기를 위해서도 처녀들이 필요합니다. 여자를 보면 죽음의 두려움도 얼마간 위로받을 수 있겠지요.
전쟁터를 집처럼 꾸며주면 그들도 안정이 돼 보다 더 잘 싸울 수 있을 것 입니다. 결혼하지 않은 풋풋한 처녀들로만 모아주십시오.
그러면 사지에서 돌아오는 병사들을 위로하겠습니다." ------------------------------------368p
사다코 역시 남자를 받았다. 젊은 여자들에게 스스로가 본보기가 되려고 남자들을 받았다.
남자를 아는 몸은 젊은 남자의 시큼한 체취만으로도 아득하게 정신이 무너졌다.
비록 탄력이 없는 칠십 노인의 몸이었지만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그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그들이 즐거워할 수만
있다면 몸 사리지 않았다.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자랑스러워했다.
일본을 위해 몸을 내놓는다는 것, 일본의 승리를 위해 아직 바칠 수 있는 몸이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사다코는 뿌듯했다. ---------------------------------------------------372p
뼈속까지 깊게 친일로 박혀 산다는 게 어떤 삶인지 보여 주는 책이다.
<책에 대한 평>
구한말 매국 행위를 했던 친일파 이완용,송병준 등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일본을 위해 국내의 비밀을 일본에 넘기고 심지어 위안부를 주도했던 인물이 배분남,배정자라는 것을
알려주는 책은 흔하지 않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위인들의 책만큼 역사를 아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일부 성행위에 대한 묘사가 구체적인 면이 있다.
한 여인의 일대기를 수록한 것이 읽기에 좋았지만 각인할 수 있는 결정적인 게 없다는 것이 아쉽다.
<책 감상>
형식을 갖춘 서평을 쓰려고 하니 참으로 어렵다.
이 책은 서울 시장 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 나경원 의원이 일본 자위대 창립 50주년 기념식 행사에
참석한 것이 회자될 즈음 도서 사이트에서 책의 주인공인 배정자의 일대기를 소설화한 흑치마 사마코를 소개해 주었다.
후보와 배정자의 유사성을 비유하면서 소개된 글에 호기심이 생겨 읽게 되었다. 일제 강점기 매국노라고 하면
친일파 이완용, 송병준이 거론되었었는데 낯선 여인의 이름 배정자. 어떤 인물이고 어떤 내용인지 궁금함에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을 한참 읽을 때 한미 FTA 비준안이 한나라당 다수 의원들에 의해서 단독으로 날치기 통과되었다. 절묘한 타이밍이였다.
현재의 사건들을 보면서 그 때의 상황들을 아주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자기 민족을 위해 희생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자기의 정치적 야욕과 물질적 이익을 위해에 자기 국가의 이익을 외면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기만 했다.
지금 우리가 흑치마 사다코의 매국에 분노하 듯 훗날 우리들의 후손들은 오늘날의 매국노에 대한 글을 읽으며 분노할 것이다.
아름다운 역사를 남겨 주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함에 부끄러움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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