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 공지영 장편소설
공지영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퉤! 퉤! 퉤!

쓰레기 하치장을 걷는 더러운 기분

 

세상을 뜨겁게 달궈 놓았던 '영화 도가니'

어떤 내용이기에 그럴까 영화에 대한 궁금증이 책을 읽게 하였다.

 

읽는 내내

불쾌지수의 상승 그리고 사건을 둘러 싸고 있는 집단과 직업군에 대한 분노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범법을 저지르고도 스스로의 죄를 인정하지 않는 이장로 

그를 옹호하는 영광제일교회 목사와 그 신도들

사건을 방기하는 경찰 

만행을 자행한 그들을 두둔하고 보호하는 변호사

 

대한민국 국민의 민생을 책임지시는 대통령이라는 분은

"이런 유사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법적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지만

전반적인 사회 의식 개혁이 절실하다"라고 얘기한다.

이것은 국민들의 의식에 문제가 있다는 얘긴가?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이 분 정말 책 많이 읽어야 하실 분이다.

영화나 책 등을 읽고 독후감을 쓰라고 하면 어떻게 쓰실지?

 

우리사회 치안을 담당하신다는 조현오 경찰청장님의 말씀

“처음에는 영화 내용이 실제 상황을 뭔가 왜곡했을 것이고 이에 대해 대응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영화를 관람한 후 “어찌 됐든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충격을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조 청장이 영화 일부 내용이 사실과 다를 수 있지만

경찰이 진정 사회적 약자를 위한 경찰활동을 해왔는지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분 경찰 맞아?

마치 처음 들어보는 얘기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가관이다.

 

한술 더 떠

딴나라당 인권위원회 위원이라는 김연호 변호사는

소설의 배경이 되었던 광주 인화학교 진상 조사를 위해 광주경찰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소설과 영화에서(사실과 다르게)과도하게 표현돼 국민 감정이 격앙됐다"라며

작가 공지영에 대한 참고인 진술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

참 ;;;;

 

소설에서 등장한 인물들이 소설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현재 우리 사회에도 있다.

그래서 그 분노가 더 높아진다.

약자에 대한 배려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오히려 그들의 약점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그들의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철저히 묵살하고

모욕을 주고 있다는 것에 치가 떨렸다.

 

소설은 분명 꾸면 낸 이야기이다.

일부는 과장되고 또 일부는 축소되고 숨겨지고

그러나 기본 재료가 되는 것은 일상에서 벌어지는 사건들과 일화들이다.

이러한 일들이 소설속에서나 가능하다는, 끔찍한 상상력이라고 치부한다면

더 이상할 이야기가 없다.

그러나 유사한 사건들이 우리 주위에 만연되어 있고,

그 만연의 고리가 아직도 끊기지 않고 계속되어지는 것이 안타깝다.

 

체감 그리고 이성적 오류.

그 날의 일기에 대해서  예보해 주는 기상 캐스터는

실온도는 몇도지만 체감 온도는 더 높거나 낮다고 첨언한다.

이성적으로, 과학적으로는 온도계가 가르키는 그 숫자가 참이다.

그러나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감성적인 온도는 다르다.

그래서 우리가 틀리다고 하면 틀리지만 반드시 틀리다고만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과학적 진리를 알기 위해 일기 예보를 듣거나 보는 게 아니니깐...

 

집단에 대해서 사람들이 체감하는 비리 지수는 높다.

그러나 높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그렇게 느끼는 일반인들에게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지나친 피해 의식, 열등감이라고 말하기에는 좀 궁색한 면이 있다.

왜냐하면 저들에게는 주목 받는 사회적 책임이 있으니깐.....

 

작가 공지영이 반골 기질이 있어서 사악한(?) 집단들에 대한 반감이 글 속에 녹아 있을 수도 있지만

비단 소설속에서만 아니라 이 사회에 공생, 기생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생각의 농축된 대변일지도...

 

오늘은 글이 좀 길다.

내가 좀 흥분하면 좀 그렇다.

 

진실이 가지는 유일한 단점은 그것이 몹시 게으르다는 것이다.

진실은 언제나 자신만이 진실이라는 교만때문에

날 것 그대로의 몸뚱이를 내놓고 어떤 치장도 설득도 하려 하지 않으니깐 말이다.

그래서 진실은 가끔 생뚱맞고 대개 비논리적이며 자주 불편하다.

진실 아닌 것들이 부단히 노력하며 모순된 점을 가리고 분을 바르며 부지런을 떠는 동안

진실은 그저 누워서 감이 입에 떨어지기만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세상 도처에서 진실이라는 것이 외면당하는 데도 실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면 있는 것이다.------------------- 165P

 

민주화되고 나면 더 이상 이런 일 안할 줄 알았어요.

화가 난다기보다는 뭐랄까요?

견고한 저 성벽이 정권이 바뀐다고 변하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결국 예수가 다시 온대도 또 십자가에 못 박혀 죽겠구나 싶기도 하구요.

저런 사람들이 예수의 이름으로 또 다시 예수를 죽이겠죠.

------------------ 190P

 

리얼리티를 재료로 한 소설이다.

그래서 몰입이 잘 되고 책을 펼치는 순간 바로 감정이입이 된다.

노약자나 임산부 그리고 심신이 약하신 분들은 건강을 되 찾은 후에 읽어볼 것을 권장한다.

아직까지는 책으로 인해 건강을 해쳤다는 뉴스를 접하지는 못했지만

혹 그 첫 번째 기사의 주인공이 바로 당신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도 많은 소설이다.

그 이야기를 다 적기에는 이 공간이 너무 좁다.

읽어 보시고 그 느낌을 직접 체험해 보시길..... 

 

http://blog.naver.com/happy_0801/120144069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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