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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개정신판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명작을 귀로 듣다...
우연하게 알게 된 오디오 북.
명작을 듣는 재미로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출퇴근길, 차안에 있을 때는 습관적으로 책을 펼쳐 읽는다.
그래서 그 시간이 생각보다는 지루하거나 길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책을 덮은 후에는,
심각한 표정으로 성큼 성큼 전투적인 걸음을 걷는 사람들과 마주치게 된다.
죄 지은 듯 고개를 푹 숙이고 그들의 시선을 외면하는 것도 고역이다.
그러나 요새 오디오북을 들으며 걷는 발걸음은 그 어느 때보다 경쾌하고 신이 났다.
누군가가 읽어 주는 책을 듣는다 게 이리 즐겁고 행복할 줄이야...
그래서 그 행복감을 공유하고 싶은 생각에 부랴 부랴 글을 써 본다.
오늘의 책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대학 동기인 혜완, 경혜, 영선은 대학 때부터 항상 붙어다니던 단짝 친구들이다.
그녀들은 어머니들과는 시대에 맞서는 적극적이며 똑똑하고 현명한 신 여성들이다.
영선은 집안의 반대를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하게 자기가 사랑하는,
가난하지만 전도유망한 영화 감독을 꿈꾸는 남자와 파리로 떠난다.
그 후 그녀의 남편은 젊은 감독으로 각광을 받게 된다.
그러나 그녀는 그와의 결혼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우울증과 알콜 중독에 시달리며
자살을 기도한다.
혜완은 남자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주부로 생활한다.
아이가 커가며 자신은 점점 사회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위기감에
대학에서 배운 전공을 살리고 싶어 직장을 다니려 한다.
그러나 남편은 평범한 주부로 살 것을 강요하며 부부간의 갈등이 시작된다.
엎친데 겹친 꼴로 어느 날 출근길 아이를 유치원으로 보내던
아이가 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한다. 그 사고로 아이를 잃게 된다.
결국 그들의 결혼 생활은 아들의 사망과 함께 파경을 맞게 된다.
경혜는 자신의 외모를 잘 이용해서 방송국에 취직하고 그리고 결혼한다.
결혼과 통시에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 주부가 된다.
아이를 낳고 그녀의 남편은 바람을 피우기 시작한다.
그녀에게 매력이 사라졌다는 이유이다.
그녀는 반항하지도 맞서 싸우지도 않는다.
그녀 역시 다른 남자와의 만남을 통해 바람으로 응수를 한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렇게 살려고 미치도록 사랑하고, 잠시라도 떨어져 있는 시간이 아까와 결혼한 것이 아닌데
그녀들의 결혼 생활은 행복하지 않은 결말이다. 현재까지는...
그녀들은 자신들이 짊어져야 할 짐이 현실속에서는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간과한 것이었을까?
그녀들의 엄마가 그렇게 살았던 것이 무능하고 못 배워서 그렇게 사는 것이라고
폄훼한 것은 아니었을까?
여자들에게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짐이 주어진다.
현명한 엄마가 되어야 한다.
교양있고 감정을 조절하고 천박하지 않고 우화한 모습의 엄마가 되어야 한다.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게 돌 봐주고
아이가 공부를 잘 할 수 있도록 밤잠을 설치면서 야식도 해 줘야한다.
양순한 처가 되어야 한다.
밤에는 요부로 그리고 낮에는 누구보다 마음이 푸근한 엄마같은 아내가 되어야 한다.
시댁 식구의 경조사에는 발벗고 앞장을 서야한다.
한달에 한번씩 돌아 오는 집안 제사 준비며 집안 어른들의 생신때는 맛난 음식을
그리고 조카들 생일때면 좋은 선물로 환심을 사야한다.
집안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만큼 결혼 3년안에 30평짜리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도록
재테크에 능해야 하며 주변 아파트의 시세 변동을 꿰고 있어야 한다.
어느 산업이 유망한지 주식 시장의 등락을 꼼꼼하게 챙기고 분석해야 한다.
그리고 남는 시간에는 시내의 5성급 호텔 셰프가 울고 갈 정도의 저녁상을 준비해야 한다.
남편은?
술에 취해 갤갤거리며 머리를 변기통에 쳐 박으며 하루를 마감한다.
아내가 정성을 다 해 만든 음식보다 속을 푸는데는 라면 국물이 최고라며
얼굴도 모르는 라면 제조사 사장을 칭찬한다.
그나마 술에 취해 있으면 다행이다.
맨정신으로 있는 날은 팔짱이 끼고 아내를 수행 평가한다.
아이 공부에 대한 얘기
아파트 시세에 대한 질문, 주식 경기에 대한 얘기...
가끔씩 던지는 농담이라는 게
어디 나가면 누이랑 같이 사는 줄 알겠다고 지 혼자 낄낄거리며 웃는다.
살기가 돋는 순간이다.
여자는 아버지를 협오하지 않고 그렇게 사는 엄마를 협오한다.
그러나 엄마들은 어제도 그리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 계시다.
난 남자다.
그러나 난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여자를 혹사시키는 남자들을 정말 증오한다.
그래서 난 내가 싫다.
여성들이여 진심 미안합니다. ㅠㅠㅠㅠ
이렇게 말하는 내가 패미니스트냐? 그렇다 밖에서는
그러나 내 집안에서는 아주 나쁜 남자이다.
흥분하면 말이 많아지는 나쁜 습관.
오늘도 그랬다.
오디오북 설명
http://home.ebs.co.kr/bookopen/index.html
EBS 오디오 북 듣는 코너이다.
무료로 다양한 책을 들을 수 있다.
오디오 북 실행 파일이 뜬다.
파일 형식으로 듣기보다 mp3 파일로 다운 받을 수 있으면 더 좋을텐데...
곰플레이 녹음기나 기타 녹음 작동 프로그램으로 레코딩이 가능하지 않을지.
그외 국내외 오디오북을 다운 받을 수 있는 곳이다.
국내는 일부 무료로 맛배기만 보여준다.
책읽기가 좀 지루하거나 걷는 길 좀 더 재미나게
가고 싶으신 분들에게 권유해 본다.
책 안 읽는 남편을 위한 선물로도 좋을 것 같다.
잘 검색해 보면 자료 공유 사이트가 있다.
http://www.jsplib.or.kr/action/index.php
(구립증산정보도서관 - 완전 무료,mp3 다운로드 가능 ㅎㅎㅎ)
http://www.audien.com/index.htm(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