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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환영
김이설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3월
평점 :
남자임이 이렇게 부끄러울 수가.......
환영
1. 오는 사람을 기쁜 마음으로 반갑게 맞음.
2. 눈앞에 없는 것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
한자 풀이없이 한글로 적어 놓은 제목.
1번의 의미도 있고 2번의 뜻도 담겨져 있지 않을까?
이 책을 어떻게 구입했을까?
소망이 책장 위에 꽂혀 있는 책을 보며
소망이 내게 물었다 '아빠 이 책 재미있어?'라고
처음보는 표지. 소설을 잘 안 읽는 내가 역부러 이 책을 구입했을 것 같지는 않고
뭐지? 라는 호기심으로 펼쳐 보았다.
그렇게 우연하게 만난 책이다.
지질이도 부모, 형제복 없는 가정에서 태어난 윤영
공부 잘하고 영민했던 여동생 민영의 금전 사고로 있던 살림 다 처분하고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겨우 몸 하나 의지할 수 있는 고시원으로 이사한다.
어느 날, 같은 고시원에서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낯선 사랑을 만난다.
지금의 불행과 고독에 허덕이는 윤영에게 구세주와 같은 사랑이다.
그러나 너무도 급한 사랑으로 덜컥 임신을 하고 만다.
출산을 위해 옥탑방으로 이사한 부부.
그러나 남편이 할 줄 아는 것은 책상 머리에 앉아 공부하는 재주밖에 없다.
아니, 모든 불행을 극복해 줄 수 있는 것은
남편의 공무원 시험 합격이기에
어쩔 수 없이 아이를 출산하자마자 생계를 위해 윤영은 직장을 다닌다.
배운 것 없고 재주없는 나약한 여인이 구할 수 있는 직장이라는 게 그리 많지 않았다.
겨우 얻은 닭백숙을 파는 대중 식당 홀 써빙....
그러나 그 식당이라는 게 단순히 맛있는 닭백숙만 먹으러 오는 곳이 아니었다.
그 곳 별채에서는 음란한 거래와 행위가 은밀히 행해지고 있었다.
어려운 형편에서 돈의 유혹을 외면한다는 게...
결국 윤영은 그 은밀한 거래의 일부가 된다. ㅠㅠㅠㅠ
( 아 씨발 뭐 이런 엿 같은 경우가~~~~~ 욕이 절로 나오는 상황이다.)
무능력한 남편 그리고 장애를 갖고 성장하는 딸
시도 때도 없이 도움을 요청하는 시어머니, 엄마, 동생들...
숨이 컥컥 막히게 만든다.
윤영은 행복의 환영을 보고 산다.
그러나 그녀의 가족들은 그녀의 몸 판 돈을 환영하고 있다...
읽는 내내 욕이 산더미처럼 쌓여간다.
그 욕이라는 게 어쩌지 못하는 안타까움의 한탄일 것이다.
답답한 마음에 가슴을 쳐 본다.
왜 이렇게 밖에 살 수 없는 건지.
그러나 그게 어렵게 사는 사람들의 현실인 것을
불행은 절대 혼자 다니지 않고 무리를 지어 다닌다.
불행은 융단 폭격을 펼친다. 그 불행은 극복한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과 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외면하면 안 된다는 생각.
여인의 불행의 출발은 바로 나 였다.
저 곳으로 아내를 모는 무능력한 남편인 나.
저런 곳에서 여인을 농락하는 파렴치한 나.
나에 대해 많은 반성의 시간을 갖게 하는 책이었다. ㅠㅠㅠㅠ
두껍지 않아 어렵지 않게 읽었으나 분노와 부끄러움으로 불편했던 책이다.
그냥 소설이라고 가볍게 넘기기에는 우리 주변에서
자주 들려오는 불행한 사연들과 많이 비슷했다.
이웃에 대해,
오늘도 무능력한 가장을 대신해 생활 전선에서 열심히 일하는 여인들에 대해
뜨거운 감사의 마음을 갖게 해 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