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작. 일본의 사회문제가 10년 정도 지나면 한국에 나타난다는 점에서 지금을 비추어 볼 수 있을 것 같다. 주인공 세대는 일본에서 로스세대라고 한다. 교육은 받았으나 사회의 문제로 쓰이지 못하고 버려지는 세대. 23년 한국의 20,30대 모습과 다르지 않은 것 같다. 16년과의 차이는 ai, 개인미디어가 추가되어 변폭이 훨씬 클 것이라는 점.주인공의 모습을 보면 사회화를 할 수 없는 인간. 책에서는 태생적 문제로 보이지만 사회의 영향을 받은 암시가 아닐까 싶다. 개인의 유전환경적 영향으로 비사회적인 삶을 사는 사람의 이야기라면 소설로서 별로 가치가 없을 테니까.사회화가 불가능한 주인공이 유일하게 기능하면서 존재 의의를 찾을 수 있는 곳이 바로 편의점. 매뉴얼로 돌아가고 누구나 언제든지 대체될 수 있는 비인간적인(친절함이라는 인간성을 탈로 쓰고 있지만) 공간인 편의점만이 주인공에게 정체성을 갖게 한다. 부품으로서라도 존재 의의가 있다는 점에 기뻐해야 할까, 그렇게 밖에 될 수 없도록 내모는 사회를 비판해야 할까.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잘 모르겠다.소설은 사회가 규정한 정상과 비정상의 폭력을 주요한 테마로 삼고 있기도 하다. 사회가 말하는 정상의 삶에 들어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사람들의 모습. 애초에 포기하고 동물이기를 선택하거나 그러지 못하는 상황에 분노만 태우거나.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얻지 못하고 질문만 커져간다.자본주의 경쟁사회의 어두운 면을 은밀하게 그려낸 작품이지 않은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