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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와 나의 정원 뜨인돌 그림책 55
비르기트 운터홀츠너 지음, 레오노라 라이틀 그림, 유영미 옮김 / 뜨인돌어린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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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와 나의 정원

나의 딸은 외동이며, 이제 겨우 8살이다.
애석하게도 양가 할아버지들의 사랑을 받은 적도 없고, 할아버지란 존재를 몰랐다.
딸아이가 태어나기도 훨씬 전에 암으로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엄마인 나 또한 할아버지의 사랑을 모르고 컸고, 조부모님의 사랑이 뭔지 모르니
막연한 사랑이다.
다행히도 딸아이는  외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으면 잘 크고 있다.  감사한 일이다.
친정엄마는 요즘 부쩍 체력이 떨어지시고, 불면증으로 고생을 하시다 보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시다. 치매만을 걸리지 않기를 기도하신다. 자식들 힘들어하기 싫으시단다.
가끔 드라마나 영화에서 접하는 치매환자들을 보면 하나같이 슬프고, 지친 가족들만이 보인다.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내 부모, 형제라면 어떨까란 생각을 한 번쯤 해보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 관심이 갔다. 이 책을 통해 치매라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고 싶었다.


 

할아버지를 보는 피도의 시선이다. 할아버지는 보물을 모으고,

침대에 앉을 자리도 없이 꽉 차 있고,
엉뚱한 상상을 한다. 어른이라면  그런 일은 하지 않고, 피도가 했다면 혼날일들 이다.

할아버지는 밤마다 밖으로 나간다. 사람들이 나를 세상 속에 가두려고 한단 말이야.
치매라는 병에 대해 잘 모른다. 겪어보지 못했기에, 지식도 별로 없다. 
"나는 가끔 옛날 꿈을 꿔.
채소밭과 뽕나무, 그리고 내 아이들이 나오는 꿈을."
할아버지는 기억을 점점 잃어가지만, 좋은 추억 속에 머물러 있나 보다.   

 

 이 장면이 가장 좋았다. 귀여워서 피식 웃음이 났다.
피도가 할아버지를 위해 하는 즐거운 놀이들이다.

 

 

 

점차적으로 일상에서 겁쟁이가 되고, 피도도 못 알아보며, 불같은 화내고 떼쓰기도 한다.
할아버지는 점점 갓난 아이가 되어간다. 사람들에게 소외되어간다.
할아버지는 피도의 사랑을 느꼈을까? 피도와 있음 편안함을 느낀다.

 

 


할아버지는 손등으로 내 빰을 쓰다듬어요.
세 번, 네 번,
그러고는 몸을 구부린 채
힘겹게 숨을 몰아쉬면서 말해요.
"내 등엔 정원이 있어.
거기에 나무와 꽃들이 자란단다.

피도야, 
가장 아름다운 꽃을 
가지고 가렴.

마지막 페이지를 읽으면서..... 할아버지의 진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다 내어줘도 아깝지 않을 손자이기에~
아쉬운 점은 이야기가 갑자기 끝나버려서 ...앞장을 몇 번이고 다시 보고 확인해야 했다.

마지막 페이지를 보면서 아이가 묻는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거야?
딸아이는 아직 치매라는 병을 이해하기 힘든 나이 8살인가 보다.
"엄마, 할아버지가 왜 자꾸 이상한 행동을 해? 할머니 옷장에 오줌을 누었다며 재밌다고 웃는다.
고양이를 왜 여자로 알지?라고 질문도 던지더니, 무섭다고도 하고, 무서운 병인 거 같다고 한다.
그리곤, 내 눈을 바라보면, 엄마는 안 걸리면 좋겠다고 말하며, 다른 재밌는 놀이를 찾아간다. 

며칠 전에 "코코"  애니를 딸아이와 봤다. 그 영화에 치매 걸린 할머니가 등장한다.  
주인공 코코의 증조할머니는 치매였다. 
책을 본 후라서 딸아이는 치매란 병에 대해 조금은 이해를 하는 거 같았고,
클라이맥스 부분부터 끝날 때까지 숨넘어갈 듯 한참을 울었다. 옆에서 토닥거려줘야 했다.
이날 모녀가 눈물바람을 한 날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사람이 언제 죽는 줄 알아? 총이 심장을 뚫었을 때? 아니... 누군가에게서 잊혔을 때"

치매란,
누군가를 잊어간다는 거. 할아버지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피도까지도 잊혔진 사람이 되는 걸까?  
슬프다. 가장 슬픈 병인 거 같다. 치매는....
요 근래 지인의 어머니가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다면 한참을 같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아직 8살 된 딸아이는 치매란 병을 이해할 수 없지만,
이 책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알아가고 있는 거 같다. 나 또한 좀 더 긍정적으로 치매란 병에 대해
알아가고 싶어진다.

개인적으로 책의 그림이 너무 좋다.
부드러운 색채와 현실성 있으면서 재치 있는 캐릭터들로 무거운 소재와 다르게 편안하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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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어 봐, 깜깜한 밤을 LiNK BOOK
헬레나 하라스토바 지음, 지리 프란타 그림, 김선희 옮김, CMS영재교육연구소 감수 / 생각하는아이지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열어봐, 깜깜한 밤을>

책이 오후 4시쯤에 왔어요. 책을 받자마자 아이와 저는 바로 이불 속으로 들어갔어요. 
하지만 밝은 빛이 이불안으로 들어와 실패,
2차 시도는 밤 10시, 집안을 불을 다 끄고서야  표지가 서서히 모습을 들어냅니다. 야광으로 보입니다.  
"와! 신기해"아이도 저도 신이 났네요.  책을 만나보면 울퉁불퉁 입체감도 있어요.
아이도 저도, 책 내용들을 점점 궁금해지기 시작합니다.

목차를 먼저 살펴봐요. 빛과 어둠, 자연과 어둠,바다와 어둠,공항과 어둠,시골과 어둠, 달과 어둠

 

목차부터 상당히 흥미로웠어요.  자연과 어둠이라면 도대체 어떤 내용일까 점점 궁금해집니다.  
평소에 아이가 과학 책을 좋아하지 않아요. 이야기 중심으로 된 책을 더 선호하는 아이랍니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얼마 전, 큰맘 먹고 사줬던 생활 원리과학 책 전집은 책장에 장식품처럼 꽂혀있어요. 궁금한 것이 많은 아이임에도 불구하고 보려고 하지 않아서 고민하던 중이었답니다. 
일단 이 책은 어둠이란 소재로 자연, 과학, 사회, 문화에 접근한다니 호기심을 자극하게 하는 아이디어가 좋은 책인 거 같아요. 아이도 좋아할 거라 기대해봅니다.
자 그럼 첫 장부터, 빛에 대한 이야기네요. 아이가 글 밥이 길어지면 지루해할까 걱정했지만, 적당한 글 밥과 쉬운 설명으로 엄마에게 질문도 하고 이야기도 하면서 페이지를 넘기네요.   
다음 페이지엔 빛을 내는 여러 가지에 대한 발명품 종류에 대해서도 나옵니다.
쉽고, 재미지네요. 엄마인 저에게도 지식 충전!


빛에 대한 이야기가 끝나면 바로 어두운 표지가 등장합니다. 여기저기 보이는 불빛 속에 힌트가 숨어있나? 싶어서 무슨 이야기일까? 어둠을 열면 어디 가 나올까? 맞추기 게임을 해봅니다.
딸아이는 "박쥐가 보이니 동굴이고, 달도 보이고, 옆 페이지에 사람 머리와 눈? 뭐지? 서로 잠시 의견이 분분했네요. 아이는 박쥐가 있으니 숲속?이라고 합니다.

두둥! 드디어 어둠의 책장을 넘겨봅니다.
자연과 밤에 대한 이야기였네요.  옆쪽엔 숲속이 보여요. 딸아이가 맞췄네요.
밤에 활동하는 여러 종류에 동물과 곤충들의 이야기가 있어요.
나이팅게일(nightingale)이라는 이름에서 night(밤), 밤에 더 잘 울어서 붙혀진 이름이란걸,
아이가 해골 박각시나 방에 대해서 상당한 질문을 했답니다. 왜? 왜? 왜? 질문을 쏟아내요.
실사 사진이 있었으면 이해가 더 쉽지 않았을까? 란 생각에 살짝 아쉬웠지만, 쉽게 풀리게 되어 있어
바로 이해가 되었답니다.   
주로 밤에 활동하는 나비가 나방이란 것도 알았고요. 글 밥도 짧고, 이해하기 쉬워서 아이가 지루할 틈이 없었어요.

 

 

 

 작년 가을에 아이가 첫 해외여행을 했답니다.
인천공항이 처음이었던 아이는 정말이지 행복해했어요.
그래서인지 "공항과 어둠"이란 소제목을 하고 있는 이곳은 잘 알아맞히더라고요. 
바로 공항이라고 맞췄네요. 이번에도 엄마가 졌어요. 
밤에도 활동하는 동물과 곤충, 물고기들이 있는 건 알고 있었지만, 자세히 알게 되는 책이었고요.  밤에도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알아가네요.

 

 

 

워낙 이야기책을 선호하고, 과학 책, 자연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라서 걱정이 많았는데, 
기존의 딱딱함과 다르게 자연, 과학, 사회, 문학 어둠과 연결해서 보다 흥미롭고, 호기심을 자극하며 쉽고, 재미있게 전개가 되어 있어, 아이가 잘 읽더라고요.   
책 표지부터 남다르더니 어두운 장을 열면, 마치 새로운 세계가 만나는 거처럼 신기했답니다.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좋은 책입니다. 과학 책을 선호하지 않는 아이라도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쉽게 잘 읽을 수 있을 거 같아서 점수 듬뿍 드리고 싶네요. 
아이뿐 아니라 저도 지식 가득 채웁니다. 굳이 전집을 사지 않아도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이 시리즈로 나오면 참 좋겠단 생각도 해봅니다.  
전 나오면 바로 사볼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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