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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학 강의노트
류동민 지음 / 충남대학교출판문화원 / 2022년 1월
평점 :
정치학에 관심이 많아서 읽었는데, 막상 책 자체는 마르크스 경제학에 대한 책이었다.
자본가가 이윤을 얻는 핵심은, 노동자의 노동의 결실을 착취(exploitation)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예컨대 내가 빵 공장에서 1시간당 3만원 어치의 빵을 생산해도, 그 대가로 내가 받는 시급 1만원으로는 빵을 만 원 어치 밖에 살 수가 없고, 그 차이인 2만원 만큼에서 재료원가와 공장 운영비 기타 비용을 뺀 액수가 자본가의 이윤이 된다는 주장이다.
어쩐지 주위에 다이소 물품 천지이고, 값싼 중국산 물건을 사람들이 사서 쓰는 경향이 지속되더라.
즉, 우리나라 노동자들은 더 저렴한 인건비로 착취당하는 중국 노동자들이 생산한 물건을 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주52시간 1달 동안 일해도, 그 대가로 받은 월급/주급으로는 내가 생산한 값어치보다 적은 물건을 살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필연적으로 인건비가 더 싼 나라에서 노동자 월급으로 더 적은 비용을 들여 생산한 물건을 사야만 그나마 월급을 다 소비하지 않고 약간이나마 남길 수 있는 것이다.
아마 중국에서는 노동자들이 인건비가 더 싼(!) 인도나 동남아시아 노동자들이 생산한 물건을 소비할 것이고, 이런 식으로 계속 자본의 계층화가 피라미드처럼 진행되어서, 가장 인건비가 싼 가난한 나라의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월급으로 생필품조차 사기에 부족할 것이다.
이 책은 심지어 토마 피케티의 말을 빌어 해결책까지 제시하고 있다.
상속세의 누진적 적용, 청년 배당 등의 방법을 사용하여 부의 격차를 줄이자고 한다.
Um...... 모든 주장에 다 동의할 수는 없지만, 20년 넘게 대학에서 가르쳤다는 저자의 강의 노하우가 짙게 묻어있는 책이었다. 2022년도 세종도서로 선정된 이유를 알 것 같다. 다만 류동민 교수님의 강의를 전공필수로 듣는 충남대학교 학생들은 아마 사비를 들여서 이 책을 강의 듣는 용도로 1만 8천원 주고 사야 할 것이다. 나 역시 대학 4년 간 교수님들의 저서 수 십, 수 백 만 원 어치를 눈물을 머금고 사야만 했으므로ㅠ.ㅠ (심지어 제일 싼 책이 3만원 넘었다)
To. 이 책을 교과서로 쓰는 대학생에게 한 마디.
충남대 학생들, 책 사는 비용을 너무 아까워하지 마세요. 이 책은 적어도 만 팔 천 원 이상의 가치는 있어 보입나다. 전혀 상관 없는 1인인 저도 투자 대비 지적인 만족감을 느꼈습니다. 글로만 만났지만, 20년 동안 꼼꼼하게 강의노트를 작성할 정도로 학생들을 생각하는 류동민 교수님이 일단 제게는 좋은 인상으로 다가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