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사진 동아리에 들어갔다. 등교길, 학교 안, 하교길 — 오고 가는 길 어딘가의 풍경을 휴대폰으로 담았다. 가끔은 출사도 나갔다. 체계적인 배움이 있던 것은 아니었다. 느끼는 대로, 보이는 대로 셔터를 누르는 동아리였다.
아주 열심히는 아니었지만, 그때부터 시작된 습관은 고등학생이 된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아이는 여전히 많은 풍경들을 휴대폰에 담는다. 가끔 공유해 오는 사진 속에는 많은 이야기가 들어 있다. 보는 사람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그 이야기를 읽어낸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났다.

《10대에 사진작가가 되고 싶은 나, 어떻게 할까?》
오상민 지음 / 오유아이Oui 출판
진로탐색 시리즈 중 사진작가를 다룬 책이다. 작가 소개를 연대순이 아닌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풀어낸 점이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책이 잘 읽힌다. 물 흐르듯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어느새 사진의 세계에 스며들어 있다. 화려한 문장이 있는 것도 아닌데, 작가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읽힌다.

요즘 아이들은 못하는 게 없다. 능력만 보면 전능해 보일 정도다. 그런데 그 전능한 실력을 즐기지는 않는다. 배워야 하니까 배우는 것, 해야 하니까 하는 것. 잘하지만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 모순처럼 들리지만, 많은 아이들이 실제로 느끼는 감정이다.
좋아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딱히 없다는 세대에게 작가의 말이 마음에 닿았다.
"구분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본인의 '취향'을 파악하는 겁니다."
언젠가 아이가 말했다. "좋아한다고 하면 공부랑 연결시키니까, 친구들이 좋아하는 걸 말하지 않아요." 사진학과에 가고 싶다고 하면 성적 얘기가 먼저 나오고, 유명 학교를 거론하며 부족함을 지적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좋아하는 것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취향 자체를 만들지 않는지도 모른다.

천막 사진관에 대한 소개글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책을 통해 작가 본인의 직업 세계와 이야기를 다시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목차만 보면 진로 지식책에서 흔히 볼 법한 목록들이라 취향이 아닌 사람은 쉽게 지나칠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늘도 여러 번 휴대폰 셔터를 누른 사람이라면, 작가의 말처럼 누구나 나름의 사진작가다. 한 번쯤 읽어볼 만하다.
목차 3장 이후부터는 삼성 갤럭시 노트20으로 찍은 사진들이 실려 있는데, 같은 휴대폰이라도 전문가의 시선은 확실히 다르다는 걸 느끼게 된다. 바라보는 시점 하나만으로도 사진 안에 담기는 감성이 달라진다.
"지금은 사진 전성시대"라고 작가는 말한다.
미디어에서는 일반인이 찍은 사진과 영상 제보가 일상적으로 방송된다. 전문 작가만이 현장을 담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 사진을 찍는 것 자체가 끝이 아니라는 이야기, 그 이야기들이 이 책 안에 담겨 있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더 잘 찍고 싶은 어른은 물론,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도 오상민 작가의 이야기를 한 번쯤 권하고 싶다. 재미난 강연을 책으로 만나는 느낌이랄까. 특히 진로를 고민 중인 친구들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