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풀 이야기 집 밖을 나서면 보이는 식물 1
유기억 지음 / 지성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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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주 전부터 토요일 오후 지인의 텃밭에 가고 있다. 몇고랑 안되는 작은 텃밭이지만  처음 해보는 도시 농사꾼에겐 당췌 쉬은게 없다.

아파트단지 잘 정돈된 풍경에 익숙하던 아이들도 서툰 농사꾼의 작물에 호기심 어린 눈으로 헤집고 돌아다닌다.

그곳에서 아이들은 에벌레를 찾고 무당벌레의 커가는 모습도 목격한다. 그러다가 고랑옆에 물웅덩이를 만들고는 흙을 뒤집어 써가며 놀기시작한다.

흙놀이를 할 수 없는 도시의 삶에서 아이처럼 어른도 흙놀이로 텃밭을 찾는지도 모른다.

시골농사도 본일 없는 내게 텃밭은 신기하기도 하고 심어놓은 작물이 무언지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상추, 가지, 호박, 고추, 캐일, 토마토등 열매를 맺어갈 수록  주변을 좀 더 가꾸어야 한다는걸 알았다.

바닥에 심어 자라는것은 작물만큼 풀들도 보였다.

풀이라면 우리는 잡초라고 생각하기 쉽다.

땅위를 기어다니며 자라는 것 같은 풀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 가끔 길가 구석에서도 본적 있는것 같은데

관심없이 지나쳤던 것들이다. 들풀인가? 밭풀인가? 뭐라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늘 내머리위에 나무나 주변에 꽃들을 보다가 처음으로 내 발밑에서 자라고 있는 풀들에 관심이 갔다.

꽃은 어플에서도 쉽게 찾을 있다. 꽃이 없으면 오류도 많고 비슷하지만 아직은 정확하지 않은 것도 많다.

그렇게 또 관심에서 멀어질 무렵 책을 만나게 되었다.

지성사에서 출간된 [꼬리에 꼬리를 무는 풀이야기]​ 유기억작가의 책이다.

예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를 페러디 한것 같은 제목의 책이다.

소 제목으로 집 밖을 나서면 보이는 식물​ 01 인걸 보면 시리즈로 다른 책이

있는가 보다. 우선 내가 얼마전 보았던 풀이 궁금해 뒤적여 보고 찾았다.

쇠비름이다. 사실 이름을 보고서야 어디서 많이 들어본적 있다. 소설책에서였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꽤 익숙한 이름이긴 하지만 풀과의 매치가 이제서야 되었다.

사실 어디서나 이정도는 알아낼 수 있는 정보일 것이다. 생명력 강한 쇠비름이

란다.

시골에 밭에 까만비닐을 씌우는 이유가 풀이 자라는걸 막는거라니..

그것도 이제 처음 알았다.

그저 싹을 틔우기위한 걸로 짐작했는데. 그 까만 비닐을 뚫고 나오는 게 쇠비름

이란다.

'쇠'라고 붙인게 쇠같이 강하다는 의미인가 보다.

텃밭에서 본 쇠비름은 잎과 줄기가 통통한게 엄청 건강하가 윤기가 나는것 같다.

선인장처럼 잎과 줄기에 수분을 채우고 있어서이고 부드러운 잎줄기는 음식으로도

 해먹는 다니 신기하다.

저 풀은 어떤 맛일지 상상은 되지 않지만, 밭농사에선 다 뽑아내야하는 잡초일뿐

풀을 뽑아 뿌리를 위쪽으로 뒤집어 놔야지 수분이 말라 죽는단다. 그러지 않으면

  뽑은채로 밭 가장자리나 이미 뽑은 다른 잡초와 섞어놓으면 며칠 뒤에 다시 살아

난단다. 헉~ 대박이다.

그렇지만 정말 다행인것은 한해살이라니 저말 다행인것 같다.

쇠비름은 지방에서는 돼지풀이란다. 시골출시닌 남편이 들어본 말이란다. 돼지풀하고 쇠비름하고 같다고하니

그건 모른단다. 쇠비름은 벌레나 뱀에 물렸을 때 해독 작용, 그리고 이질 치료와 이뇨작용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듣고 있던 남편이 나물로 많이 먹었다고 해서 황당하다. 책에 나온 글이 극히 드문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린시절 많이 먹었다니.. 무슨맛이니 고소하고 맛있단다.

쇠비름 하나만으로도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되다니.. 단지 풀 이야기 인데

책은 풀이 나오는 시기별로 정리가 되어있다. 봄을 처음으로 계절별로 정리가 되어있다.

요즘 자주보는 풀도 보인다. 개망초라고 말하면 주변사람은 모두 모를것 같다. 아니 모른다.

다시 '계란꽃'이라고 말하면 아~ 라고 하는걸 보면 우린 정말 풀에 관심이 없나보다.

생각해보니 앞 동산을 산책나가도 여러종의 풀을 볼 수 있는데 아는만큼 보인다고

이름을 모르니 그저 내겐 잡초였을 뿐이던 것들이 하나하나.. 각기 다른 풀로 보이기 시작한다.

마트에서 장을 보는 요즘, 소개되는 풀이 한때는 먹거리 였다는 글에 어찌 먹었으며 맛은 어떨지 궁금하다. 사실 쉽사리 뜯어 맛볼 용기도 없다.

오래도록 보아왔던 풀들이 모두 외래종인 경우도 많이 소개되어있다.

​우리가 흔히 보는 모든 민들레는 서양민들레이다. 사진처럼 총포의 모양이 차이도 난다지만 우리 민들레를 볼 수 없으니 알아볼 수 있을지. 민들레하면 노랑만 연상되는데 흰색도 있단다. 언젠가 그림책 민들레를 읽은 적이 있는데 노란 민들레를 보고와서 같이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이렇게 보고 나눌 풀이야기가 무궁무진해보인다.

책속에 많은 종류의 다양한 풀들이 사진과 글로 소개되어있고

한창 풀이 한창인 여름이다. 읽고 풀을 찾든, 풀을 보고와 책에서 찾든 상관없겠지만 앞으로는 내 눈높이가 조금은 낮아질것 같다.. 한동안 바닥에 풀을 살펴보게 될것 같다.

그러다가 들꽃처럼군락을 이루며 피어있는 개망초, 강아지똥풀, 명아주까지

아는만큼 보게 될 것 같다.

이 책에 소개된 풀들은 어려운 설명보다는 쉽게 수필처럼 읽혀지는 정도라서

어렵지 않게 주변의 풀들을 알아갈 수 있을 것 같다.

풀을 알아가는 재미와 풀속에 얽힌 이야기까지 알고보면 더 재미져지는 일상이

기다려질 것이다.

쉽사리 선택하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예전에 어른들은 다 알고 있는 풀들을

우리가 어른이 되어서는 대부분 모르고 살고 있다. 사실 그리 중요한건 아닐지 모르지만 사실 궁금한것들이지만 알아낼 수 없는 것들을 만나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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