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열세 살 나이로 알팔리페 가문에 들어와 죽을 때까지 정직하게 가문을 지키고 봉사하다 세상을 떠난, 멘눌라라라는 예명의 마리아 로살리아 인제릴로가 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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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유언장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여러분께 드려야 할 건 이미 다 드린 셈이니까요. 제가 이제 가지고 있는 것 중에 여러분의 재산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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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늙은 의사도 죽음 앞에서 허무함을 느끼는 건 어쩔 수 없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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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불쌍한 영혼이 어디로 날아갔는지 누가 알겠나? 신께서 위로해주시기를 기도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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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피곤이 몰려왔다. 다리가 쑤시고 팔이 저렸다. 멘눌라라의 손을 지고 같은 자세로 꼼짝도 하지 않고 그녀의 손가락을 어루만지기 시작한 지 벌써 한 시간이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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