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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잿빛 꽃 - 러쉬노벨 로맨스 483
코노하라 나리세 지음, 잭(ZAKK) 그림 / 현대지능개발사(ruvill) / 2018년 11월
평점 :
일본 작가의 BL 소설은 두 번째로 접해봅니다. 마침 출판사에서 프로모션 이벤트도 하길래 호기심에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사놓고 곧바로 뼈아프게 후회를 했습니다.
왜냐면 아사다 마오 극성팬이라서 우리나라 김연아 선수에게 '불가사의한 가산점'이라며 심판을 조사해봐야 한다느니 이런 심판 매수 발언 이력이 있는 작가인지는 이북 다운로드하고서야 알았거든요. 이걸 미리 알았다면 절대 안 샀을 겁니다.
제가 왜 이걸 찾아보게 됐냐고요? 일본 상업 BL 작가들은 혐한 발언 이슈가 심각한 수준이죠. 그래서 아예 리스트화 시켜 혐한 작가 작품은 거릅니다. 코노하라 나리세는 그런 리스트에 없길래 안일하게 생각했더니만, 책을 읽다 보니 묘하게 거슬리는 부분이 종종 나오더군요.
읽으면서도 일본인 우월주의 요소가 다분한 글에 불쾌했고 거부감이 심했습니다. 때문에 저런 망언을 SNS에서 했던 이유도 이제는 알만하네요. 평소 가진 생각이 저러니 혼네가 거기서 나온 게 아닐까요. 수 피부를 칭찬할 때 왜 하필 '일본인은 기적의 인종'이라는 감탄사가 나오죠? 서양인에 비해 아시안 피부가 좋은 거겠죠.
츠루야 피부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일본인은 기적의 인종이라는데 정말이지 소름이 다 끼쳤어요. 특히 다른 나라도 아닌 일본인이 우월한 인종 타령을 하니까 히틀러의 나치즘을 떠올리게 만들더군요. 홀로코스트가 왜 일어났게요? 전범국 사람이 인종의 우월성을 운운한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발상입니다. 같은 말이라도 아 다르고 어 다름이 있잖아요.
차라리 아시안 피부가 서양인에 비해서 좋다면 모를까. 게다가 일본인보다 피부 더 좋다는 소리를 듣는 한국인 입장에서 저런 표현은 우습긴 하군요. 그럼 한국인은 피부의 신이냐? 마오타 코노하라 나리세 시력이 정상이라면, 아사다 마오 피부와 김연아 피부만으로도 충분히 자기 말에 모순이 있다는 걸 알 텐데. 뭐 콩깍지가 참 무서운 법이긴 해요.
우월한 인종인 척 자화자찬하는 일본인 작가 때문에 코웃음을 치면서 읽었습니다. 서양인 공 나오는 이 작가 BL은 다 이런 식으로 일본인 우월주의 시각이 다분하다는데. 잿빛 꽃 읽으면서 저도 의문이 들더군요. 서양인 상대로 콤플렉스라도 있나?
작품으로 되돌아와서 어쨌거나 일본 BL판 장인이라는 명성대로 호불호 갈리는 중년 수 소재로도 충분히 에로틱하긴 합니다. 일본에 진출한 한국 작가님의 BL 만화로 중년 수의 매력을 알게 됐기 때문에 잿빛 꽃 중년 수 츠루야도 (취향관 무관하지만) 무난하게 볼 수 있었거든요. 그리고 씬에서 능욕할 때 여성화시키는 부분 또한 한국 BL에서도 많이 접하는 부분이니 더티 토크의 범주에서 이해하고 넘어갈 정도는 됩니다.
참고로 이 출판사의 책은 CTK 작가님의 BL 만화 <On Doorstep> 이후 두 번째인데요. 중년 수 입문을 하시려거든 차라리 <On Doorstep>을 강력 추천할게요. 일본에 진출한 한국 작가님이 바로 CTK 님 맞습니다. <On Doorstep>은 웰메이드 수작입니다.
여담이지만 일본 BL 작가 작품 판권을 사 와서 번역할 때 일본인 우월주의 시각이 거부감 생길 정도로 심하다면 적당한 초월 번역으로 변형해버리던지 그래주시기를. 작가 이력을 미리 알고 구매했어야 했는데 미리 조사 안 해본 제 불찰도 있지만요. 코노하라 나리세를 보면서 떠오른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합니다.
인터넷 세대인 여러분은 인터넷 상에 글을 올릴 때 늘 주의해야 한다.
먼 훗날 그 글이 여러분의 인생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작품은 그럭저럭 무난한 정도라 3점 정도 주고 싶지만 작가 병크 때문에 -1점, 최종 2점입니다.
그래도 1점 아닌 게 어딘가요. 망언만 생각하면 0점 주고 싶었어요!
잿빛 꽃 구매를 클릭한 제 손가락이 정말 원망스럽군요. 이걸 왜 샀을까요?
이 작가가 SNS에 망언할 때 쓰는 인터넷 요금으로 제가 구매한 책의 인세가 소비되는 기분이라 화가 나네요...
아 참, 그래도 ZZAK 님의 삽화는 마음에 듭니다. 몇 컷 더 있었다면 더 좋았을 걸 그랬어요. 그랬다면 삽화 보러 산 셈 치고 대리만족했을지도 모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