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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들이 식사할 시간
강지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7년 7월
평점 :
강지영 작가의 '개들이 식사할 시간' 리뷰입니다.
세상이 동화처럼 아름답기만 하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 세계처럼 구박받던 공주가 백마 탄 왕자님을 만나고 개구리 왕자가 자신을 온전히 사랑해주는 미녀를 만나며 나쁜 계모와 언니들과 마녀는 벌을 받고 혼쭐이 나는 세상 말이죠. 그건 판타지일 뿐입니다.
잔혹 동화 같으면서도 너무나도 현실적이고 냉소적인 책 '개들이 식사할 시간'은 달콤한 꿈에서 깨어 비정한 세상을 직시하라고 일러줍니다. 다양한 인간 군상이 총 아홉 편의 단편 속에 살고 있는데 그들은 하나같이 특이합니다. 평범한 사람보다는 어딘가 결핍이 있거나 남들과 달라 차별당하고 고통받는 사회적 약자를 소재로 쓴 내용이 많습니다. 강지영 작가는 그런 대상을 소재로 동정적 시선을 던지거나 감성적 서사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그저 잔인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그래서 읽기 버겁고 괴로울 수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흡인력 또한 상당해서 자꾸만 뒷이야기가 궁금해졌고 때론 예상을 벗어나는 전개로 흐를 때는 감탄도 했습니다.
또한 그저 충격과 공포를 심어주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읽고 고민을 하게 만듭니다. 행간에 숨은 의미와 각종 감상에 단편을 한 작품씩 읽으면서 중간중간 생각할 시간도 가졌습니다. 어떤 의도로 이런 인물을 만들었고 이런 상황에 처하게 놔뒀을까, 하는 식으로요.
'개들이 생각할 시간'은 어쩌면 행복만 가득한 동화나라 이야기보다도 더 교육적일 거라고 봅니다. 일부 잔인하고 적나라한 묘사만 걸러낸다면 어린 학생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세상이 이런 거라고 미리 알려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랜간만에 몰입도 상당히 높은 한국 문학을 읽었습니다. 강지영 작가의 다음 작품도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