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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전날 달밤에
천미진 지음, 정빛나 그림 / 키즈엠 / 2019년 8월
평점 :

이제 곧 추석이 다가온다. 이상하게 설날보다 추석이 어릴 적부터 설레였다. 왜 그럴까?
설날에는 세배를 하면 세뱃돈을 어른들이 주셨지만 추석에는 세뱃돈도 없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나니 명절은 어릴 적 기억만큼의 기다려지는 날은 아니다.
그래도 아이들에게 만큼은 명절은 설레이며 기다려지는 그런 날로 기억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그러던 중 만난 <추석 전날 달밤에>.
책 표지의 그림과 색감이 은은하면서도 푸근한 느낌이다.
추석 전날 달밤에 온 식구가 둘러앉아 송편을 빚는다. 송편을 식구가 함께 모여 빚은 기억이 참 오래되었다.
예전에 할머니와 함께 식구가 모여 송편을 빚었다. 송편을 이쁘게 빚으면 이쁜 애기를 낳는다는 옛말에 열심히 빚었던 기억이 난다.
할머니, 작은엄마 등 식구들은 각자의 소원을 송편을 빚으면서 빌었다.
할아버지는 팥을 가득 넣어 빚은 송편에 할머니의 무릎이 얼른 낫기를 비셨다.
그리고 알밤을 넣고 송편 하나를 더 빚으셨다. 할머니와 함께 손잡고 걸으셨던 오솔길을
기억하며..
저마다 속이 다른 송편을 빚으시면서 소원을 비셨던 것이다.
아빠는 대추를 넣어 빚은 송편에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건강을 비셨다.
송편의 모양과 속이 다른 색도 곱고 먹음직스러운 송편의 모습이다. 이렇게 가족이 모여 만드는 송편은 모양도 속도 다 달라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추석 전날 달밤에>에 등장하는 송편의 모습과 색이 참 곱다. 책을 읽으면서 아이에게 색감이
어떤지 물어보며
은은하면서도 고운 그림책의 색에 아이와 감상하는 재미가 솔솔했다.
그렇게 다 빚은 송편은 솔잎을 깔고 가지런히 쌓아 아궁이에 불을 지펴 찌었다.
모락모락 피어나는 김
둥글게 뜬 달과 모락모락 피어나는 김, 그리고 노오랗게 물든 벼, 늠름하게 벼들을 지켜주는
허수아비까지
추석 전날 밤의 모습은 따뜻하면서도 명절 그 특유의 느낌을 안겨주었다.
양가 할아버지, 할머니들 댁이 모두 도시에 있어서 시골에는 가보지 못한 아이들.
그래서 송편을 빚는 것도 원에서 해본 것이 다였다.
늘 가족끼리 함께 송편을 빚어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었는데
<추석 전날 달밤에> 이 책을 통해 그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보았다.
시골의 풍경과 가족간의 사랑 그리고 추석 전날 가족끼리 모여 송편을 빚으며 소원을
비는 모습까지.
자신의 소원보다는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빌었던 우리 가족들의 모습을 아이는 책을 통해
느끼며 가족의 사랑을 다시 한 번 더 느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초등 교과와 연계하여 마침 추석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아이에게
더욱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다.
명절이라는 의미가 많이 퇴색되어가는 요즘이지만 가족간의 사랑과 따뜻한 맘만은
아이들이 느끼며 가슴 속 깊이 새겨두길 바라는 맘에 <추석 전날 달밤에>이 책을 아이들과
다시 한 번 더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