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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정약용의 인생강의 - 다산은 아들을 이렇게 가르쳤다
정약용 지음, 오세진 옮김 / 홍익 / 202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정약용은 알면 알 수록 참 많은 것들을 알고 실천하며 살아온 인물인 것 같다.
자신의 뜻을 제일 먼저 알아주고 늘 응원해주던 임금 정조가 함께 있을 때에는
정말 행복하며 책임감이 막중한 나날들을 보냈을 것이다.
그러나 정조의 아들 순조가 임금에 오르고 나이 어린 임금이 올라 수렴청정을 한 영조의
계비 정순왕후로 인해
정조가 만들었던 모든 정책들을 다 폐기하고 정조의 신하들을 여러 사건들로 엮어 유배하는
역사의 폭풍 속에 정약용 역시 살아남을 수 없었다.
천주교 즉 서학을 믿는다는 이유로 정약용은 오랜시간 유배지에서 생을 지내고 그의 가족은
죄인의 자식이라는 오명 속에 힘들게 살아야 했다.
그런 자식들에게 아버지 정약용으로서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그 어떤 말보다
글로 자식들의 맘을 어루만지며 자식에 대한 사랑을 남겼다.
정약용에 관한 서적과 정약용이 자식들에게 보낸 편지들이 참 많이 출간되었는데
<아버지 정약용의 인생강의>는 별도로 해설을 함께 수록하여 독자가 좀 더 알기 쉽게 읽고
심도 있고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아버지 정약용의 인생강의> 는 다산 정약용의 문집 중에서 자식들에게 보낸 편지, 가계(가훈)을
가지고 주제별로 나누고 해설을 붙였다. 한 편의 편지글이 여러 가지 다른 주제에 대해
서술하고 있기에 주제별로 쪼개어 해설을 달았다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예나 지금이나 부모가 자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늘 같다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느꼈다. 주제를 살펴보며 아마 그럴 것이다.
유배지에서 지내는 정약용이 폐족이 된 자식들에게 그 어떤 위로를 해 줄 수 있을까..
먼저 1장에서는 집안을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은 공부뿐이다. 라는 주제로 자식들에게 글을 남긴다.
<아버지 정약용의 인생강의> 은 정약용의 편지글이 먼저 나오고 작가(편역)의 해설이 덧붙여있다.
정약용의 편지글을 좀 더 쉽게 번역한 작가의 흔적이 매 순간 보이는 책이었다.
탄탄대로를 걸었던 가문이 한 순간에 폐족이 되어 과거시험 길이 막힌 자식들에게 이럴 때일수록
어려움을 극복하고 집안을 일으킨다면 더 위대한 일이 될 거이라고 자녀들을 독려한다.
2장에서는 자식들에게 경제생활을 이야기하다. 라는 주제로 책이 구성된다.
경제생활을 얘기하면서 근검,절약은 물론이거니와 곁에서 가르쳐주지 못한 경제교육을 글로
전해주는데 오늘날 우리들에게도 많은 교훈을 준다.
3장 남에게 도움을 주지 않았다면 바라지도 마라. 라는 주제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먼저 자식들에게 술을 제대로 마시라고 가르친다. 자신은 술을 잘 먹지 못했지만 자식들은 술을
제법 잘 마셨기에 걱정이 된 아버지 정약용은 그렇게 얘기한다.
우리 부모님도 우리들에게 늘 하셨던 그 말씀을 시대가 흘러도 같은 맘으로 정약용도
얘기했던 것이다.
그리고 친구를 사귀는 것에 대해서도 조언을 해주고 남의 사정을 헤아려 동정하라고 조언해준다.
<아버지 정약용의 인생강의> 에서는 정약용이 아버지로서의 모습이 정말 많이 묻어난다.
얼마나 안타까웠을까.. 그런 맘이 책을 읽는 내내 느껴졌다.

마지막 4장. 제사상을 차리기보다 나의 책을 읽어다오 이다.
자신의 후손들이 허울뿐인 제사상을 차리기보다는 자신의 글과 책을 읽어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정약용의 맘이 담겨져있다.
특히 감동있게 읽은 부분은 바로 이 부분이다.
요즘 우리 시대의 공부라는 것이 출세와 부귀영화를 위한 수단으로 변해버렸는데
정약용의 조언이 정말 필요한 순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지식인에 대해서도 조언하고 있다.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는 것이 아닌 올바르게
살아야하는 지식인에 대해 얘기하는데 정말 몇 백년이 지났지만 지금 우리가 읽어도
가슴에 와닿으면서도 가슴 속 깊이 새겨야 하는 글들이 참 많다.
<아버지 정약용의 인생강의> 를 처음 보았을 때 정약용의 삶을 대략 알고 있던터라
그 어떤 책보다 꼭 읽고 싶은 맘이 강했다.
유배지에 있으면서 책을 정말 많이 쓰고, 자식들에게도 많은 글과 편지를 써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기 보다는 지금 이 상황에서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한 지식인이자 아버지인 정약용.
시간이 흘러 과연 그 시대의 글이 과연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지만
<아버지 정약용의 인생강의>을 읽어나가면서 그런 의문은 잘 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만고의 진리는 시대가 변하여도 변하지 않고 오히려 그 진실은 더욱 견고해진다는 것을
<아버지 정약용의 인생강의>을 통해 더욱 가슴 깊이 새기게 되었다.
<아버지 정약용의 인생강의>은 자식을 좀 더 멋진 어른으로 성장시키고 싶은 부모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길 바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