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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팝 스토리 - 1950년부터 2000년까지 모던 팝을 이끈 결정적 순간들
밥 스탠리 지음, 배순탁.엄성수 옮김 / 북라이프 / 2016년 12월
평점 :
연장근무를 하게될때면 자연스레 들었던 배철수의 음악캠프.
거기서 매주 나오시는 음악평론가 배순탁작가님과 배철수DJ님이 토닥토닥 거리시기도하며 얘기를 나누는걸 들을때면 참 즐겁다.
배철수의 음악캠프덕분에 많은 팝을 알게되었고 또 배순탁작가님의 해박한 팝지식을 전해들으며 팝의세계로 자연스레 입문을 하게되었던것 같다.
그런 배순탁 작가님이 약 2년 여에 걸쳐 번역한 정말 애정 어린 팝이야기들이 가득한 책이라니 정말 읽지아니할수가 없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7/0116/pimg_7078041131564899.jpg)
장장 900쪽에 달하는 그런 어마어마한 스토리라니 정말 얼마나 많은 숨은이야기와 팝의 역사들이 펼쳐져있을지 기대되지 않을수가 없었다.
이미 팝의 본고장인 미국, 영국 아마존 분야1위를 차지했을만큼 그런 최고의 음악 책이라 평가받고 저자 또한 12년 넘게 음악평론가로 활동 중인 저자란것에 큰 신뢰가 갔다.
어떤 책이든 머릿말을 보면 그 저자가 의도한 바를 알수있다고 하지않는가.
이 책 또한 프롤로그를 읽으니 저자의 그런 굳센 의도를 느낄수있었다.
지금까지 많은 음악 서적들이 있어왔지만 모던 팝의 발전과정 전체를 다루면서 또 그것이 언제 생겨났고 또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설명한 책은 없었다고. 그래서 저자는 이런 팝 음악의 발전 과정을 되도록 쉽게 전달하기 위해 이책을 집필하게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나 또한 이렇게 팝의 역사를 찬찬히 알려주는 책은 보기힘들었던것 같다.
저자가 말하는 ‘모던 팝’은 로큰롤 이후의 모든 팝을 가리키며 최초로 젊은 세대의 소리를 대변한 음악들을 말한다.
시기적으로는 1950년대부터 2000년까지 정리했고, 장르로는 록, 소울, R&B, 펑크, 힙합, 테크노, 레게 등을 아우르고 있다.
모던 팝은 전후, 미국과 영국 팝 문화를 결합한 것이라 한다.
그 의미부터 차근차근히 짚어주어 좋았다.
195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영국과 미국은 전혀 다른 팝 문화를 갖고 있었으나 폐허가 된 영국이 미국을 영감의 원천으로 삼고 할리우드와 브로드웨이의 산업을 동경하기 시작했다고한다.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영국은 그 유명한 비틀스의 등장과 함께 ‘브리티시 인베이전’이라는 이름으로 미국의 팝시장을 위협할 만큼 성장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미국과 영국은 서로 경쟁하며 팝 시장을 이끌어오고 있다고 한다.
그럼으로써 이 책은 동시대에 미국과 영국의 이야기를 오가며 어떻게 서로서로 경쟁과 소멸을 반복하면서 팝 시장을 이끌어왔는지를 긴 호흡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또한 좋았던것은 뮤지션과 밴드의 뒷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모던 팝의 성장 과정에서 탄생한 수많은 장르와 프로듀서, 레이블, 음악잡지 등의 많은 이야기도 보여준다는 것이다.
정말 팝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이 책 한권은 꼭 다들 소장해서 궁금증이 생길때나 호기심이 생길때에 펼쳐보기에 정말 감사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와 번역자분들의 이름만으로도 신뢰가 생기는 책이기에 더더욱 말이다.
무적의 로큰롤 왕이었지만 심각한 우울증으로 고생하고있었다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이야기는 새로웠지만 한편으로 마음이 아프기도했다.
특히나 죽기 18개월 전에 그의 프로듀서에게 "엘비스 프레슬리인 것에 지쳤어"라는 말은 정말 얼마나 그가 힘들었는지를 보여주는말인것 같다.
그리고 이부분은 그가 얼마다 위대했던 슈퍼스타였었는지를 짐작케한다.
어떤 사람들은 엘비스가 없었어도 로큰롤은 존재했을 거라는 데 동의한다. 이는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그러나 결코 진리는 아니다. 빌 헤일리의 경우, 그는 시행 착오를 거쳐 자신의 사운드를 찾아냈다. 대중이 원하는 것과 당시 흑인 R&B 스타들의 음악을 끌어와 접목하고 믹스하는 식으로 말이다. 결국 빌 헤일리가 자신이 원하는 진짜 소리를 찾기까지는 무려 10여 년의 세월이 걸렸다. 1954년 어느 여름 날, 멤피스의 선 스튜디오로 걸어 들어온 엘비스 프레슬리는 생각해볼 필요도 없다는 듯 단번에 그걸 해냈다. - 본문중-
점점 몰락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긴했었지만 엘비스의 음악은 달콤했으며 그 어떤 팝 스타보다도 지독하게 사랑받았다는 사실은 정말 그가 엄청난 슈퍼스타이며 무적의 로큰롤 왕이었단 생각을 하게한다.
이 책의 큰 목차의 장을 차지할 만큼의 위대했던 그들 비틀스.
비틀스의 스토리가 시작되다. 비틀스 전집이라고할 정도로 두꺼운 책도 소장하고있을만큼 비틀스를 알고싶어하고 좋아하는 나에게는 제일 흥미롭게 보고 관심이 갔던 부분이다.
1964년 그들은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팝 밴드가 되었다. 1960년대 함부르크 시절부터 소송까지 불사했던 해체까지 비틀스의 스토리를 전부 담아내려면
구성 작가 한명으로는 어림도 없다고한다.
비틀스는 흥분에 대한 어떤 감각과 미래적인 에너지를 어디에서나 느낄 수 있는 시대를 만들어냈다. 역사에 무언가 분명한 것이 써지고 있음을 모두가 확신했던, 그런 시대 말이다. 그리고 엘비스가 1956년 그러했던 것처럼 그들은 새로운 세대 차이를 창조해냈다. 이전에는 로큰롤로 세대가 갈렸다면, 이번에는 그 주역이 비틀스였던 것이다. 장인처럼 땀흘리며 힘들게 밤을 새워 작곡하는 브릴 빌딩 음악은 과거의 것이 되어버렸다.
비틀스의 즉흥적인 자연스러움이 빛을 밝혀주었고, 브로드웨이의 네온사인은 갑자기 싸구려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 본문중-
특히나 인상깊었던 부분이있었다.
그들의 마법같은 이야기.
그들의 마법 같은 퀄리티를 요약해주는 스토리 하나가 있다. 1968년 6월 30일, 애플의 낙관주의가 절정에 달해 있을 무렵 폴 매카트니와 데릭 테일러는 요크셔의 솔테어에서 런던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그들은 그곳에서 애플 레코드 소속이었던 블랙 다이크 밀스 밴드의 <Thingum-mybob>을 녹음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베드포드셔에서 폴 매카트니가 지도에서 마을을 하나 골라서 방문해보자는 제안을 했다고 한다. 그들이 찾은 마을은 해롤드라는 곳이었다. 도착해서 자동차의 시동을 끄고 바라보니 해롤드는 사진 찍기에 완벽한 마을이었다. 또한 사진 잘 받는 펍이있었는데 안타깝게도 문이 닫힌 상태였다. 그런데 이곳에서 그들은 정말 재미있는 경험을 하게J 되었다. 마을 주민들이 폴 매카트니를 알아보고는 펍의 문을 연 것이다. 곧 마을 주민 전체가 펍에 몰려들어 왔다. 이에 화답하기 위해 폴 매카트니는 그때가지 발표되지 않았던 <Hey Jude>를 피아노를 치며 불러줬다. 해롤드의 모든 주민들이 춤을 추면서 폴 매카트니의 노래를 함께 따라 불렀다. 이 파티는 새벽 3시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아름답고 완벽하면서도, 즉흥적이고 사랑으로 가득 차 있는 광경이었다. - 본문중-
특히나 모던 팝에 최초로 만들어진 작은 귤열이었다고 짚어주는 이부분은 흥미로웠다.
바로 롤링 스톤스.
어떤 사람들은 비틀스를 좋아하느냐, 롤링 스톤스를 좋아하느냐에 따라 기초적인 세계관을 정의하기도 한다고한다.
롤링스톤스의 지지자들은 비틀스가 안이하고 전형적이며, 보수적이고 가볍다고 생각한다.
즉, 그들은 그들 자신을 예술적인 모험기가 다분하고 하층민에게 동조감을 갖고 있으며, 반항적인 아웃사이더이자 헤비급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들은 또한 비틀스가 팝이라면 롤링 스톤스가 바로 록이었다고도 생각한다고한다.
이것이 작은 균열이 되었고 바로 거대한 틈으로 변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한다.
팝의 왕 마이클 잭슨. Thriller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팔려나가 전 세계 어떤 나라, 어떤 도시, 어떤 방 구석에서도 이 앨범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마이클 잭슨이 팝 역사상 가장 많은 앨범 판매고를 올렸다는 사실은 정말 대단치 아니할수가없다.
하지만 저자가 말했듯, 엘비스 프레슬리와 마찬가지로, 마이클 잭슨은 '끝없는 명성과 행운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보기 위해 어린 나이부터 우리 안에 갇혀 관찰된 사회과학적 실험 대상같았단 이야기에 참 공감이 가면서 씁쓸했다. 너무이른 나이에 죽음을 맞이해서인지도 아님 더이상 그의 신보를 접할수 없음에 안타까워일지도 모르겠다.
엘비스 프레슬리와 마찬가지로, 마이클 잭슨은 외모, 음성, 댄스동작, 공연 능력 등 팝에 필요한 모든 걸 갖추고 있었다. 그리고 엘비스 프레슬리와 마찬가지로, 마이클 잭슨은 죽음을앞우고 쓸모없는 사람 취급을 받았다.... 마이클 잭슨이 세상을 떠난 바로 그 다음날 <더 타임스>의 1면에는 마이클 잭슨의 사진이 실렸다. .. 마이클 잭슨을 기리며 사진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열한 살짜리 천재를 기억하라." - 본문중-
그 누구보다 높이 날았고, 스타였고 많은 팬에게 큰 영감을 준 마이클 잭슨. 처음부터 남달랐던 그. 열한 살짜리 천재를 기억하라.
차트의 중요성은 1994년부터 이미 줄어들기 시작했다는것도 흥미로웠다.
1994년부터 싱글은 데뷔하자마자 정점을 찍고는 3~4주 정도 지나면 차트에서 완전히 사라졌다고한다. 여기에 영향을 미친 건 에어플레이 횟수의 집계니까 발매가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첫 주에 제일 높은 순위를 찍는다.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다고한다.
영국에서 곧장 1위에 오른다는 것은 정말 기이한 현상이었고 전지전능한 팝 스타 외에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다고한다.
엘비스나 비틀스, 그리고 지역적이엇지만 슈퍼 히어로와도 같았던 잼, 아담 앤 디 앤츠 같은 그룹들 말이다.
미국은 영국보다는 덜했지만 그래도 힘들긴 마찬가지였다. 과거 1위곡이라는 영예는 대중적 합의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었다고한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1위곡은 메이저 레이블들의 엄청난 홍보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게 되어버렸다고한다.
이 대목에서 씁쓸한 공감도 하게되었다. 자연스레 대중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박탈당했다고 느꼈다. 이후 유튜브가 등장해 이러한 분열에 어느정도 접착제를 발라줬다고 한다. 결국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었단 사실을 이야기한다. 물론 위대한 레코드는 계속해서 나올 것이지만 음악적 영향력이라는 건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되었고,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음악을 창조하기란 한결 어려워졌다고한다.
이제 모든 것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한다.
모던 팝이 풍요로웠을 때엔 거의 주단위로 변했지만 지금은 지루할 시간조차 없다.
음악은 공기같은것. 그러니 걱정말라며 저자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행운아라고 느낀다고 말맺는다.
모던 팝 역사의 과정 중 거의 전부를 스스로 의식하면서 보낼수 있었다고말이다.
큰 흐름에따라 정말 모던 팝의 변천 과정을 차례대로 만날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
내가 몰랐던, 아니 알아야하는 이야기들이 이렇게나 많았던가?하고 감동을 느꼈고 또 이세계는 어떻게 또 멋진 팝들이 등장하여 팝의 역사를 이어갈것인지
기대또한 되었다. 특히나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대목에선 공감과 기쁨 안타까움도 느끼면서.
정말 많은 분량인 만큼 저자와 역자분의 사명감을 느낄수 있다.
우리의 삶과 함께 했던, 사랑에 빠졌던, 추억과 함께했던 팝들의 여정을 함께 느낄수 있는 시간을 다들 맞이했으면 좋겠다.
뭉클하기도하고 감동적이기도하고 기대감까지 전해주는 아깝지않은 시간이 맞이할것이라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