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 보니 남미였어 - 생에 단 한 번일지 모를 나의 남아메리카
김동우 지음 / 지식공간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어릴적부터 서점이나 도서관을 가게되면 꼭 한권 씩 으레 집어 들고오는 책이 나에겐 있었다.
그건 여행 에세이이다.
여행을 좋아한다고 선뜻말하기에는 그렇게 여행을 많이 떠나진않았었기에

'난 여행을 좋아해요'하고 당당하게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가끔씩은 꼭 여행 후기담을 읽고있는 나를 보면 확실히 떠남에 대한 갈망은

늘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떠남에 대한 갈망은 크지만 그렇게 실천으로 옮기지 못하기에 더더욱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까이 하는지도 모르겠다.
읽고 있을때면 마치 나도 그곳에 있는 것만 같은 설레이는 기분이 들기때문이다.
그래서 언젠가는 저자와 같이 꼭 그곳을 밟고있게 되리라 하는 꿈도 꾸게되고 말이다.
'남미'라는 글자만 들어도 정열적인, 그런 땅고를 추는 모습이 지나간다.
그런 정열의 대륙을 다녀온 저자를 부러워도하며 감사하기도 하며 휘리릭 휘리릭 읽어갔다.

 

 

남미에서 버스를 타려면 적잖게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것도 새로웠다.
회사마다 노선, 가격, 서비스, 경유지 등이 천차만별이라 버스표 구매가 여간 고민스러운게 아니라는것이다.
그리고 우리와 비교가 안될 정도의 장거리를 운행하기에 버스마다 화장실이 모두 갖춰져 있고, 기내식이 제공된다는 것이다.
해산물은 쳐다보지도 않는 나라. 식사 메인요리로 풀반, 고기반. 비행기 기내식보다 괜찮았다고 한다.
소고기와 와인이 넘쳐나고 먹고 또 먹어도 계속 먹게만드는 수제 아이스크림이 있는 곳.
그토록 극찬하는 아이스크림의 맛이 어떠할까라는 생각에

어서 아르헨티나를 가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에서 먹는기쁨은 빼놓을수 없기에.
하지만 엄청난 에어컨 냉기에 감기에 걸려 몸져누울 위험이 커 두툼한 옷은 필수라고하는 남미버스여행.
그리고 남미의 고전적 소매치기 수법 중 하나인 삐라냐식 테러 소스테러의 피해자가 되기도 한 저자의 경험은

여행은 그저 무지개빛만 있는것만은 아님을 느끼게했다.


 

무엇보다 책을 좋아하기때문에선지, 저자가 꼭 소개하고 싶다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은 정말인지 직접 가보고싶단 생각이 들었다.
한때 명성이 높았던 오페라 극장 엘 아테네오는 경영 위기로 문을 닫게되고,

한 출판사가 이곳을 임대하면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으로 다시 태어났다고 한다.

멋진 무대는 멋진 카페가 되었으며 서점 곳곳의 아름다운 공연장의 장식은 책을 더욱 빛나게 한다고.

사진만 보아도 아름다운데 직접 그곳에서 맡는 분위기와 책의 향기는 어떠할까.
 

 

 

세상의 폭포하면 나이아가라폭포만 떠올렸었는데, 이구아수 폭포의 이야기를 읽고나니 왜 더 이상 폭포를 논하지 말라고 하는지 그 위엄을 알게되었다.
그리고 이구아수 폭포와 관련된 역사적 이야기도 새로운 배움이었다.
특히나 7대륙 최고봉 중 하나라는 아콩카구아 등정에 도전을 하고

어쩔수없이 악천후로 결국 하산하는 저자의 이야기에서는 가슴아픔을 같이 느끼기도 했다.
무려 높이가 6,964m. 백두산의 2배를 훌쩍넘는다는 그 산을, 보름여에 걸친 등반과정을 읽고있으니

참으로 열악한 환경과 얼마나 저자의 마음은 절실하고 절박했는지를 느낄수 있었기에 더더욱 같이 마음아팠던거 같다.

특히나 저자가 끝부분에 실었던 세계 일주의 말로(末路) 부분도 좋았다.
세계 일주뒤 인생이 어떻게 변했냐고 묻는 사람이 많았다고.
그래 솔직히 까놓고 얘기해보자며 세계일주가 내 인생을 얼마나 찌질하게 만들어놓았는지로 시작한다.
그리고는 세계 일주의 말로(末路)가 장미빛일 거란 착각은 미리 종량제 쓰레기 봉투에 넣어두길 바란다고한다.

이런 뒷감당이 가능하면 배낭을 싸고, 그렇지 못하다면 그냥 살던 대로 사는게 해답이다라며.
하지만 지금 떠날지 말지를 갈등하는 독자를 위해 한마디만 더 하자면 용기를 좀 내보자고.
삶은 살아지는 게 아니고, 살아가는 거라며.
가끔 "또 한 번 세계 일주를 하고 싶으냐"고 묻는 사람들에겐 한번 더 까놓고
"또 하고 싶다! 된장!"이라며 이야기를 맺는다.
땀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그의 말에 박수를 치며 난 언제쯤 그의 말처럼
뒷감당을 감당하고 떠날수 있는 날이올까?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분명 저자의 말처럼 용기를 낼 수 있는 때가 오겠지라고 믿는다.
오버나 허세따윈 없이 담백하게 마치 옆에서 얘기하듯 풀어주는 그의 여행담이어서 더욱 좋았다.

남미의 그윽한 향을 이곳까지 전해준 저자에게 감사하며...

 

p.100

여행은 짐을 싸고, 이동하고, 다시 짐을 풀고 하는 단순한 패턴이었지만, 과정은 절대 단순하지 않았다.

어디선가 돌발 상황이 튀어나오고, 순간순간의 선택은 모두 내 책임으로 돌아왔다.

 

p.317

몸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지. 빡빡한 일정은 여행자를 피곤에 찌들게해. 이건 사건 사고의 전주곡이야. 배낭을 메고 장기간 여행한다는 건 분명 육체적 투쟁이야.

이는 욕심과의 싸움이기도 해. 그런데 여행은 그 치열한 고민과 역경 뒤에 분명 진짜 세상을 아낌없이 보여 주잖아. 나와 세상 사이의 끈끈한 진짜 소통 말이야.

하지만 정말 고단한 길이야. 이런 길인 줄 알았다면 과연 내가 세계 일주에 도전할 수 있었을까.....

....걷다 힘들면 걸음을 늦추고, 너무 늦다 싶으면 종종걸음으로 나아가면 돼. 좋으면 머물면 되고, 싫으면 떠나면 돼...모든 결정은 내가 내리는 거야.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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