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 초조해하지 않고 나답게 사는 법
와타나베 준이치 지음, 정세영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세심하고 예민스러운 성격에 살아오면서 분명 좋은점들도 많이 있었지만

괜한 스트레스로 혼자 끙끙댔던 기억이 많이 난다.

그건 물론 지금도 현재진행중이다. 아,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

아마 단순하게 살아라 편안하게 살아라 라는 주제의 책만 보면 얼른 집어드는 이유도 그것이다.

무의식적으로 나의 예민스러운 기질을 바꿔버리고싶은 그런 간절한 바람에서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을 만나게 된 이유도 필연적이었다.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니. 나에게 제일 필요한 삶의 자세가 아닌가.

사실 저자의 '둔감력'이라는 책을 아주 오래전에 구입한 적이 있다.

그런데 그게 너무 오래전이었기때문인지 분명 제목은 확실히 기억이 나는데

내가 책을 제대로 읽어봤는지를, 찾아서 읽어보고싶은데 첩첩이 쌓아둔 책 속 어딘가에 있을지를 확신이 안섰다.

그러던 중 필연적인 이 책과 만났고 자연스레 예전 구입했던 '둔감력'도 떠올리게되었다.

둔감력을 강조하는 공통적인 메시지에 혹시나 했었는데 

바로 둔감력의 저자였고 이번기회에 제대로 만나볼 수 있음에 무척이나 반가웠다.

이 책은 일본에서 2007년 2월에 발행된 이후 100만 부가 넘게 판매되었다고 한다. 

전작 둔감력이 여러 명사들의 인생의 책들 중 하나로 꼽혔던걸로 기억한다.

그만큼 둔감력이라는 것이 지금 이 사회 속 살아가는 이들에게 필요한 태도이며

많은 이들이 절실히 느끼는 부분이 아닐까. 

 

무례한 사람 앞에서도 당당함을 잃지 않는 법

 

 

동일한 상황에서 K와L이 있다. 

상사에게 모든이들이 지켜보는 앞 과격한 꾸지람을 받고서는 '괜찮아요. 오늘은 상사의 기분이 안 좋아서 그런 거니 이해해요.'라며 잊은듯이 다음날에도 활기차게 행동하는 K. 

꾸지람을 받고는 빨리 기분 전환을 못해 퇴근 후에도 밥먹으면서도 잠자리들면서도 계속 그 일을 생각하는 L.  

L의 그 성격은 자책이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역시 나는 안돼'라며 결국 사표를 쓰게되는 상황까지도 초래할 수 있다. 

나는 너무나도 쿨한 K이고싶은데 L에 가깝다. 아니, 사례로 들은 그 L일지도 모른다.  

엊그제 상사의 꾸지람에 사실 퇴근후 잠자리에 들때까지 심지어 뒷날까지에도

자책과 부끄러움 우울함이 뒤섞여 감정을 바로 잡을수가 없었다. 

분명 상사는 그날따라 기분이 안좋았을 수도 있는데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쿨하게 넘어가기가 그렇게나 어려웠다. 

그런데 사례를 견주어보니 어떤자세가 나의 삶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칠지 분명하다.  

두말할 것도 없이 K다. 

작가 또한 압도적으로 믿음직스러워 보이는 건 K라고 한다. 

둔감한 K라면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치든 꿋꿋하게 헤쳐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어쩌면 그 단단함과 강인함에 회사의 중역으로 성장 할 가능성도 있음에 동의 할 수 밖에 없다. 

 

 

단단한 마음 위에 재능이 꽃핀다

 

 

 

때론 뛰어난 재능이 있음에도 자존심강한 성격에 재능마저 펼쳐보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저자 또한 열과 성을 다한 자신의 원고가 반송되었을 때의 충격이 어마어마했었음을 표현했다.  

그럴때면 분한 마음을 달랠길이 없어 몇일을 술에 절어 살았고

그러고나면 어느새 마음이 가라앉아 다시한번 해보자란 의욕이 샘솟았다고 했다. 

저자가 재능이 뛰어났다고 생각한 O도 종종 퇴짜 맞는일이 있었는데 

재능만큼이나 자존심또한 남달라서인지 깊은 상처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고 한다. 

차라리 본인처럼 술이라도 마시거나 스트레스를 풀었다면 마음을 추스릴수 있었을 텐데

깊은 상처에 우울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계속 풀이 죽어

새 작품을 발표할 기회도 놓치며 몇년 후에는 문단에서 보는일이 드물어지더니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고 한다.

재능이 뛰어나고 자존심이 강한 사람일수록 어려움에 부딪쳤을 때

감당하기 어려워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고

이따금씩 O를 떠올렸을때 '그렇게 재능 있는 친구가 어쩌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을까?'라는 생각의 끝에 찾아낸 답은 '둔감력'이라는 단어였다고 한다. 

O는 너무 순수하고 예민해서 쉽게 상처받았다.

남다른 재능을 갖고있었고 스스로가 자신의 능력을 믿었기에 한번 상처를 입으면 쉽게 회복하지 못했던것이다. 

재능이 있기에 확실히 O같은 성격의 사람은 일이 잘 풀릴때는 무섭게 성장하지만

그런성격이기에 한번 장애물을 만나면 금세 좌절해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참을 늪에 허우적대다 귀하게 찾아온 기회마저 놓쳐버리게 되는것이다.  

이렇듯 재능이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는건 아니란것에 크게 동감했다.

무엇보다도 재능이 제일 중요하겠지만 그 재능을 꽃피우기 위해선

아무리 거절당하고 거부당하더라도 쉽게 주눅들지않고 덤덤해하며 무던하고 끈기있게

계속 앞길을 나아가야할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저자도 끝에 덧붙였다. 이는 작가에게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라고. 

연예인이든 운동선수이든 회사원이든 자기분야에서 성공을 거둔사람은 그바탕에 재능은 물론이고 좋은 의미의 둔감력을 지니고 있다고.

나 역시도 재능을 뽐내려 시도할때 너무나 직설적인 충고를 들을때엔 너무 의기소침해져

다시 시도할 의지라던가 자신감이 사라져버린다. 

하지만 나를 진심으로 아끼고 나자신을 사랑한다면 그런 의견에도 주눅들지말고 의지를 가지고 끊임없이 해나가야겠음을 느낀다.  

 

어디선가 글귀를 읽기에 넌 타인이 너를 평가하기에는 너무나도 대단한 사람이라고 그 말을 떠올리며 말이다. 

작가 또한 이 책을 통해 가장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타인이 무엇이라고 하든

당당하게 나를 사랑하고 둔감력을 지니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구시렁구시렁 잔소리도 대충 흘려넘기는 대단한 능력

 

 

 

20살때 3일 일하고 짤렸던 아르바이트 집이 있다.

유명한 돈까스 집이었는데 한창 연말이라서 손빠르게 움직였어야하는데 어리버리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 당시 주방이모들은 많이 매섭고 또 기가 세셨다. 

10년이 더 지난 지금도 생각나는건 그때 같이일했던 남자분이 그분들의 심한 잔소리에도

늘 웃으며 네네하고 넘기는 것이었다. 

그것도 주방의 특성상 하루 몇시간씩을 같은 공간에서 그런 분들과 마주하며

몇개월을 그렇게 일을 해 왔다는게 너무 대단했었다.  

그래서 특히나 이부분에서 동감을 크게할수 밖에 없었다.  

와타나베 준이치가 삿포르 한 병원에서 일을 할때 수술실력은 무척이나 뛰어난데

수술 중 조수 의료진에게 하는 잔소리가 무척이나 심한 교수님이 있었다고 한다. 

물론 화가났거나 악의가 있어서 한말은 아니겠지만

조수 의료진입장에선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수술때문에 잔뜩 긴장한 상태인데 수술하는 내내 잔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좋을리없고 모두에게 상처로 다가왔다고 한다. 

수술을 도와주는 선배중 교수님의 잔소리를 가장 많이 듣는 사람은  

바로 S선배였는데 어느 날 문득 선배가 교수님께 혼날 때마다 독특한 방식으로 대답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늘 "네~, 네." "네~, 네."하며 가볍게 '네'를 두 번 반복했다는것이다. 

교수님이 어떤 말씀을 하시든 대답은 한결같았다. 

S선배는 야단을 맞아도 주눅이 들기는커녕 오히려 밝은 모습으로 팀워크까지 좋게 만들었다고 한다.  

잔뜩 꾸지람을 듣고도 수술이 끝나면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목욕을 했다.

마치 조금전에 들었던 꾸지람을 모두 잊은 듯 말이다. S선배의 대단한점은 단순히 꾸중을 들어도 밝게 행동하는 것 뿐만이 아니었다.  

교수님의 잔소리를 "네~,네"하면서 넘기는 사이 수술실력도 부쩍늘었고

훗날 의국에서 가장 수술 실력이 뛰어난 의사가 되었다고 한다. 

몇년 전 동문회에서 S선배를 만났을때 선배는 늘 그랬듯 "응~,응"하며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진지하게 듣지 않고 가볍게 대꾸하는 모습도 변함없이 말이다.  

그 모습을 보면서 S선배는 원래 남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지 않는 사람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상대방의 말을 귀담아 듣지않기에 교수님의 끝없는 잔소리도 크게 신경쓰지 않고 흘려 들울 수 있었던것이었다.  

그 덕에 선배는 일흔을 넘긴나이에도 아픈데 하나 없이 건강하게 생활한다고한다.  

분명한 사실은 듣기 싫은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대충 흘려넘기는 여유로운 성격이 건강의 비결이라는 것이다. 

 

요컨대 남에게 안 좋은 소리를 들어도 깊이 고민하지 않고 뒤돌아서자마자 잊는 사람은 건강하다.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모두 말이다. 좋은 의미의 둔감함이 마음을 안정시키고 나아가 혈액 순환도 원활하게 유지시켜주기 때문이라고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이렇게 둔감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둔감력이 건강에 또한 유익하다는것 또한 우리가 둔감력을 지녀야함을 알수있다.

우리몸의 자율신경은 그때그때의 상황에 맞춰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기능을 수행하는데 이때 둔감력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둔감한 사람의 자율 신경은 지나친 자극에 타격을 받는 일 없이 언제나 혈관을 열어두어 온몸에 피가 원활히 흐르도록 기능한다.

 

그렇습니다. 근거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그보다는 상대방이 해주는 듣기 좋은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우쭐해 하는 단순함이 중요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좋은 의미의 둔감력입니다.-97

 

칭찬을 칭찬으로 받아들이는 법

 

 

 

칭찬만큼 사람을 발전시키는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초등학생때 공부에는 소질도 흥미도 없었는데

담임선생님의 과제를 잘해왔다는 칭찬한마디에 즐거워져 과제를 더욱 열심히하고
공부에 흥미를 붙이기시작했었다. 덕분에 공부하는법을 알게된것이다.
칭찬을 칭찬으로 받아들이는 법.
가장 중요한 일인것같다.
저자가 화가인 A에게 왜 화가가 되었냐 물었더니,
옆집 아주머니의 칭찬한마디에 흐뭇해져 더욱 열심히 그렸고
후에 더큰 칭찬이 돌아와 그림에 더욱 매진하게되었다고한다.
아주머니의 칭찬과 노력의 행위는 A를 화가로 만들었다.
상대방의 말을 단순하게 받아들여
우쭐해지는 능력이 얼마나 대단하고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다.
저자 또한 학생때 지었던 시를 본 선생님의 큰 칭찬에 국어를 좋아하게되었고

책읽기를 좋아하게되었다고한다.
그리고 그 덕분에 지금 책을쓰게 되었단것도.
말이란 것은 참 중요하다.
그사람에게 힘이되어서 그것이 원동력이 되기도하니깐말이다.
재능은 있거나 없는게 아니라
얼마나 끄집어냈느냐의 문제란것에 동감한다.

 

그리고 재능있는사람은 누군가 알맞은 때에 적절한 방법으로 재능을 끄집어내 준 것이란것도.
재능있는 사람 주변엔 반드시 그를 칭찬해주는 사람이있고
본인도 그 칭찬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우쭐해지는 능력을 갖고있는데

이렇게 우쭐해하고 자신감 가지는것이 결코 꼴사나운게 아니란것에 깊이 공감한다.
오히려 미래를 향해 날개짓할수있는 멋진 둔감력을 가졌다는것이니까.


건강 그리고 남녀관계, 어머니의 사랑, 사회생활 모든 전반에 걸쳐
둔감력이 필요하지않은것이 없다

둔하다는 것은 미련한게 아니다.
몸과 마음이 둔감한 사람은 물처럼 유연해서 어떤 사람이나 환경을 만나든 부드럽게 어울린다.

정말 소중하고 사랑할 나의 삶을 위해서 때론 힘들고 괴롭게 하는 것들을 마음에 담아두지말고 흘러보내자.
그럴수만있다면 삶의 많은것들이 달라지지않을까.

둔감하게 산다는것은 진정 나를 사랑하는 길의 첫 걸음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정말 좋은 책을 만나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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