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예쁘지 않습니다 - 화장을 지우고 페미니스트가 되다
배리나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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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뷰티 유투버로 활동하다가 탈코르셋 운동을 시작한 배리나의 자전적 저서이다.
이 책은 읽지않더라도 책 자체만으로 쓴웃음을 지게 한다.
1. 이 책의 저자
이 책의 저자는 97년생의 유투버다. 이제 21살이 된 여성이다. 과연 책을 쓸 정도의 경험과 실력이 있는가? 물론 젊은 나이에 작품을 창작할 자유가 있고, 단순히 자신의 감정만을 표현하는 것이 책으로 나올 수 있다. 누구에게나 표현과 출판의 자유가 있으니까.
근데 그건 저자의 자유고, 독자의 입장에서는 이 책이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지 생각해봐야된다. 21살의 뷰티유튜버가 탈코르셋 이후에 저술한 책이 과연 읽을 가치가 있는가?
난 당연코 없다고 말한다.

2. 이 책의 가격
이 책의 가격이야 말로 현재 출판사의 페미니즘팔이의 핵심을 보여준다. 작년즈음부터 출판사들이 페미니즘 관련 저서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페미니즘 책만 찍어내는 출판사가 따로 생기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런 출판업계의 변화가 여성인권을 진작시키고자 하는 순수한 의도였다면 내가 이런 리뷰를 적지도 않는다. 순수하게 입지전적인 여성학자들의 저서를 번역하거나, 한국의 페미니즘의 기조를 설명하는 책들을 소개하는거면 진짜 말도 안한다.
문제는 최근에 쏟아지는 페미니즘 저서들은 대다수가 불쏘시개라는 것이다. 페미니즘 이라는 단어를 붙이면 매출이 쏠쏠하니 온갖 단어랑 페미니즘을 붙여서 출판한다.
페미니즘 달리기, 페미니즘 다이어트, 이 책과 같은 탈코르셋과 페미니즘 등등...
내용은 그냥 불쏘시개 이상의 가치가 없다. 어디 일기로 끼적인 것을 모아다가 분홍빛에 몽환적인 일러스트 몇개를 붙이면 한권의 책이 된다.
심지어 이런 책들의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다. 기본이 만원이다. 이 리뷰를 쓰는 배리나의 저서도 정가가 만 4천원이다.
이 부분에서 출판사들의 페미팔이 상술이 절정에 달한다. 부실한 내용을 페미니즘이라는 허상으로 포장해서 이윤을 남기려는 그 추악함이 말이다.
참고로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이 9천원, 손자병법이 4천원,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이 만2천원, 한국현대사를 만 천원에 살 수 있다.

출판사들은 가격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21살 페미니즘에 빠진 뷰티유튜버의 책이 서양철학의 대부, 자본주의의 시초, 병법의 효시, 한국역사의 흐름보다 가치가 있다고.
진짜 이런 책을 이런 가격에 파는 출판사도 역겹고, 그걸 무비판적으로 사는 페미니즘에 빠진 사람들도 딱하다.
수중에 만 오천원이 있다면 칸트나 공자, 손자, 마르크스의 책보다 이 21살의 사회를 제대로 겪지도 않은 여자의 책을 더 먼저 사고 싶냐? 진짜로?
그게 이 책을 사는 독자들의 수준인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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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또 2018-11-30 23: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보니까 책 읽어보지도 않으신 것 같은데 21살 여자애가 쓴 책은 가치가 없고 뭔 역겹고 딱하고.. 함부로 말하시는 게 보기에 웃기네요. 솔직히 좀 딱해요. 사회적 흐름으로 봤을 때 충분히 가치 있는 책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리고 가격 운운하시는 것 보고 제일 경악했네요. 지금 칸트책보다 안 비싼 책이 있기나 한가요? 굳이 페미니즘 책에만 가격 운운하는 의도가 아주 투명하게 보여요.

콩애 2018-12-09 17: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미니즘은 불쏘시개처럼 팔지 않으면 안 돨 이유라도??ㅋㅋㅋ 책에다가 가격 운운 나이 운운 진짜 없어보여요♥️♥️

kkom 2019-01-01 16: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냥 21살의 어린 여성이 책 내니까 아니꼽다는 뜻으로 밖에 안보이네요..ㅋㅋ

2019-01-16 17: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dzw 2019-02-04 19: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21살 여자애라서 까는게 아니잖아 이사람들아 ㅋㅋㅋ 21살이 페미니즘을 다룰만큼의 경험을 했냐가 문제인거지. 나는 우연히 서점에서 이 책을 읽어봤는데, 일단 글 분량이 너무 없어서 금방 읽었다. 그럴듯한 말들과 사회탓으로 범벅된 내용이 뭣모르는 사람이 보면 혼동되기 쉽겟더라. 그리고 20살나이에 화장품에 무슨 300만원인가? 그정도를 썼다는데.. 일반적인 사람이 그 상황이라면 당장 화장품보다 건강을 신경쓰지 않았을까 싶다. 다이어트 한약이랑 PT에도 돈 엄청썼다는데 효과가 없는거 보니 왜인진 모르겠고.
아무튼 위엣분들아 뭐든지 누군가가 까일때 성별탓좀 그만하세요. 아니 그냥 모든 문제를 성별하나로 연결짓지좀 마세요 제발.. 배리나가 까이는 이유에 물론 외모,성별도 있겠지만 이 사람은 너무나도 모순적인 행동들로 까이는거임.

히로부대 2019-03-28 10: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기 위에 세 분은 제 평도 제대로 안읽고 그냥 이 책을 옹호하기 바쁘네요. 난 분명히 말했습니다. 차라리 페미니즘의 입지적적인 사상가(예를 들면 보부아르)나 현대 페미니즘의 기조를 분석 설명하는 책이면 이런 비판의 글도 작성을 안한다고요. 난 페미니즘에 비판적이지만 그렇다고 그걸 무작정 까지는 않습니다. 누구나 사상의 자유가 있지요. 페미니즘을 믿던 기독교를 믿던 뭔 상관이고 그걸 책으로 쓰면 또 어떻겠습니까? 하지만 독자로서 그 책의 질이 문제이지요. 저기 위에 세분은 이 책이 정말 질이 높다고 보는가요?

전 전혀 아니라고 보는데요. 전 보다가 말았거든요. 한페이지에 몇줄 끼적이고 옆에 일러스트 놓아놓는게 페미니즘의 발달과 연관 되어있습니까? 이게 페미니즘이에요? 그냥 상술이지.
일러스트도 많이 그리니 거기 게런티줘야되고, 배리나씨도 줘야되고 종이질과 색깔넣는 인쇄비도 출판사가 가져가야되니 쓸데없이 비용만 비싼거지요. 이게 무슨 책으로서 가치가 높습니까?

jinos 2019-05-27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참 특정 주의에 책을 팔면 일단 돈은 굴릴수 잇다고 생각하는 점이 참 안타깝더군요.

저도 이책 봤는데.. 참 책 짜임새가... (-_-)

청소년 성장소설 처럼 접근을 하려고 해도.... (-_-)

오히려 추천 성장소설이 훨씬 마음에 와닿더군요.

LOP90 2019-09-08 16: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은 소비재이고, 책 가격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내용의 밀도가 아니라,
수요 공급 법칙에 따라 매겨지는 겁니다. 이 책도 신간 서적의 평균 가격을 따르는 거겠죠.
자본주의사회에 사시면서 너무 기본적인 경제법칙도 모르시는 것 같아 댓글 남깁니다.

인터넷에 무료로 연재되었던 시리즈(웹툰/소설/에세이등)가 책으로 나오면 1-3만원이 되고, 많은사람들이 구매하는 것과 같은 이치 입니다.

뼛속까지 안티페미이신것 같아 그냥 넘어가려다, <1. 이 책의 저자 >부분 내용이 다소 공감되고, 글을 잘 쓰시는 분 같아서 댓글을 남깁니다.

미간제모 2020-06-05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뼛속까지 안티페미라는 사람은 이 글을 매직아이로 본 건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안타까워 눈물마저 흐른다.
대단한 철학 고전도 저자 이름 붙여서 값 올라가는 거에 의심스러운 눈총을 보내는 마당에 페이지 300도 안되는 이 책이 14000..
이 불쏘시개와 동급의 SNS 스낵컬쳐 급 저서들을 마구 쏟아내고 있는 출판계의 현실히 안타깝기도 하고, 이해가 가기도 한다.
언어의 온도가 150만부, 이 책도 곧 그렇게 되려나?
이 책 물고 빨고 하는 사람들은 자기 집 앞마당에 오늘부터 절 한번씩 하고 다녀야 한다

신수민 2020-08-10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긴말이 필요한가? ˝페미니즘은 정신병˝

찌부 2022-09-18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들 보니까 수준 나오네 진짜 ㅋㅋ함부로 말하는거 진짜..

미간제모 2023-09-14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준을 탓하는 찌부의 아이디를 클릭해 이전에 읽었던 책들의 리뷰를 보았다. 1. BL 2.공수 어쩌고 3. 수간물 등 어지럽지만 단 한권의 책도 인문학과 관련이 없는 것을 보고 기함을 토했다.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 부끄러움을 모르는 카리스마, 대한민국 남자 분석서
오찬호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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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요즘 페미니즘이 대세이다. 대통령을 비롯한 다수의 정치인들이 여성주의를 옹호하는 발언을 한 두번씩은 꺼내고 있고, TV를 키면 예능이나 뉴스에서 '걸크러쉬', '유리천장', '시월드' 등 여성들이 불만을 표시하는 사회 현상이나 어떤 행위들이 소개되고, 비판받고 있다. 이러한 페미니즘의 출현은 마치 시대의 명령인 것처럼, 정의가 실현되는 것처럼 설명되고 있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페미니즘을 좋게 보지 않는다. 내가 맨박스에 갇힌 한남충이라서 싫은 소리를 하는 페미니즘에 대해 근거없는 혐오를 가지고 있는 것일수도 있지만, 이와는 별개로 나는 페미니즘의 논리자체를 멍청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내가 아직 많이 살지 않았지만, 사회는 복잡하다. 어떤 현상이나 사람을 구성하는 것도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고, 이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다각도로 연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요즘 대중들에게 널리 퍼지는 페미니즘은 논리가 단순하다. 이 글을 보는 당신이 고추가 달려있다면, 무엇인가 기득권을 가지고 있고, 없다면 피지배층인 것이다. 


 물론, 이렇게 단순하게 말하면 이 책의 저자나 페미니즘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 이렇게 말한다. "그렇게 단순한게 아니야! 체계적으로 이 사회의 모순점과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고통받고 있는 부분들을 논리적으로 해석해준다고! 페미니즘 책 좀 읽어!" 


 나는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기독교가 생각난다. 사실 기독교와 페미니즘은 비슷한 부분이 많다. 두 종교 모두 이분법적인 분류를 한다. 기독교는 '신자'와 '비신자', 페미니즘은 '여성'과 '남성'. 그리고 이렇게 집단을 두 분류로 나누고 나서 자기 편에게 주어지는 혜택과 상대 진영에게 주어지는 불행을 확실하게 제시한다. 기독교는 유명한 문구인 '예수천국, 불신지옥'으로 표현을 하고, 페미니즘은 '코르셋을 벗어던진 자유로운 인격체'와 '구체제에 매몰된 불쌍한 병신'으로 말이다. 


 또한 이 두 종교는 저항이라는 이미지에서 출발한다. 기독교는 구체제를 대표하는 가톨릭에 대항하여 종교개혁을 지나, 30년 전쟁을 거치면서 세력이 점차 강대해졌고, 페미니즘은 의견이 분분하지만 대체로 현재의 모든 사회 제도나 기독권이 남성중심적이라면서 투쟁을 하고 있다.


 이런 저항의 이미지를 강하게 각인시키기 위해 상대진영을 악으로 묘사하고, 자신들의 덕목을 과장해서 제시하는 것은 부차적인 이미지 마케팅이다. 서양사를 보면 종교개혁 당시 마틴 루터나 칼뱅 등 고등학교 윤리 교과서에 나오는 종교개혁의 주체들이 당시 가톨릭을 묘사하는 것을 보면 그런 절대악이 따로 없다. 신부와 추기경은 부패로 일삼고, 가톨릭을 믿는 영주나 공무원들은 거의 악마의 자식수준의 패악질을 일삼는다. 마찬가지로 페미니즘이 설명하는 남성들은 전쟁광에, 성욕에 눈 먼 강간마에, 자신의 애인이나 부인을 때리는 것을 일삼는 가학적인 폭행남들이다. 반면에 종교개혁을 원하는 사람들은 경건하고, 논리적이며, 천사와 같은 행동을 한다. 또한 페미니즘이 말하는 여성들을 온화하며, 모두가 화목해지기를 위해 배려하고, 꼼꼼하여 모든 분야에 대해 섬세함을 보인다. 


 그리고 이 두 종교는 미래를 제시하지 못한다. 무슨 말인고 하면, 기독교는 천국 이후의 삶이 어떤지 모른다. 페미니즘은 페미니즘이 이 세상이 완전히 정착한 후의 삶을 제시하지 못한다. 그저 이상향일 뿐인 것이다. 이상향에 대한 묘사는 많다. 기독교의 천국은 성경에도 자세하게 묘사가 되어있다. 각종 보석이 박힌 건물에 백은의 문이 있는 건물로 묘사된다. 페미니즘의 이상향은 여성이 기꺼이 많은 일자리를 가지며, 육아에 큰 걱정을 안하며, 남자놈들이 지랄하는 것을 단호하게 막을 수 있다. 마치 동화에 나올 법한 결말인 것이다. 그 이후의 삶이 없다. 아니, 그 이후의 삶을 제시할 필요가 없는 것일 수도 있다. 기독교야 사람이 죽어야 가는 곳을 이상향으로 설정해놓았고, 페미니즘은 남자들이 존재하는 한 진정한 이상적인 여성중심의 사회가 올리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 종교들은 일정 행위들을 강요한다. 기독교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각종 의식들을 해야한다. 십일조라든지, 예배라든지 말이다. 페미니즘은 그저 가만히 한 여성이 있는 그대로 존중받고, 인간으로서 살기를 바란다고 하지만, 코르셋을 벗어던져야 하고, 기득권 남성들에게 저항하는 걸크러쉬를 보여야 한다. 이를 하지 않는다면 내부적으로 말못할 무거운 공기와 비판이 쏟아진다. 이러한 특정 행위의 강요는 내부적 결속 수단으로써 구성원들의 일정 정도의 희생을 강요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구성원들을 다시 압박하는 악순환이 되어서 그 집단을 유지한다.


 책리뷰 서문에 이상하게 기독교와 페미니즘의 비교질을 해서 미안하지만, 위의 비교를 보면 기독교의 역사에서 페미니즘의 미래도 알 수 있다. 기독교는 수많은 투쟁을 통해 결국 현재의 기득권이 되었다. 기독교가 말하는 천국이 도래했는가? 종교개혁 당시의 경건한 신교도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세상이 더욱 아름다워 졌는가? 답은 '전혀'이다. 가톨릭이 십자군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몰아죽이고, 다양한 패악질을 한 것처럼, 현재의 기독교도 다를바 없는 짓을 하고 있다. 


 이를 보면, 페미니즘도 그럴 것이다. 현재야 9년의 보수 정권이 이제 막을 내리고, 페미니즘 대통령인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하고 있어서, 페미니즘이 아직 주류가 되지 않아서 여성계가 변명할 여지가 많겠지만, 앞으로 5년, 10년 페미니즘이 더욱 번창한다면, 세상이 아름다워질까? 막 여성들이 경제활동을 더욱 활발하게 하고, 고위 임원진으로 승진하는 확률이 높아지면 대다수의 여성들이 행복해질까? 데이트 폭력남을 거세시키고, 소라넷과 같은 변태성욕사이트들을 미친듯이 폐쇄하면 세상이 더욱 깨끗해질까? 내 개인적인 생각은 '전혀'이다. 오히려 다른 문제들이 터져나올 것이다.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대충 읽지는 않았고, 시간을 들여서 정독을 햇다. 


2. 이 책의 장점

 이 책은 대학교 강사인 한 남성이 쓴 책이다. 따라서 남성이 페미니즘이라는 사상으로 자신이 겪은 일상을 해석하기 때문에 남성중심적인 시선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남성들이 이야기하는 남성다움, 군대이야기, 남자로서 맨박스 속에서 겪는 고충 등을 자신의 경험을 위주로 설명을 해놓았다. 

 또한 이 책은 에세이 형식으로 쓰여져있기 때문에 가독성이 매우 우수하다. 저자의 글솜씨가 아주 탁월한 것 같다. 읽기 쉬운 글을 쓰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데, 이 책의 저자를 책을 쉽게 쉽게 잘 쓴다. 

 그리고 이 책은 지속적으로 어떤 사건에 대해 여성이라면 어떻게 했을가라는 상대주의적인 시각을 계속해서 제시한다. 물론, 페미니즘 책이라서 여성위주의 감성을 주입해야겠지만, 자기자신의 시각이 아닌 타인의 시각을 염두에 둔다는 것은 훌륭한 자세이다. 


3. 이 책의 단점

 이 책은 계속해서 말하지만 제목부터 페미니즘적인 제목을 달아놓았기 때문에, 남성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한다. 이러한 시각 자체를 욕할 순 없다. 왜냐하면 그런 의도로 쓴 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자신이 생각하는 페미니즘적인 시각이 옳다고 증명하기 위해 무리수를 많이 둔다. 일일이 모든 무리수를 다 지적하기에는 너무 길고 귀찮고, 몇가지만 소개하겠다. 


 먼저, 앞부분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WEF의 통계이다. 얼마전 예능에서 여성학 교수가 나와서 이 통계를 들먹이던데, 이 글을 보는 여성들은 이런 통계를 인용안하기를 바란다. 이 통계는 소위 대한민국이 성평등 순위가 117위를 기록하는 특이한 통계이다. 이 책에서도 이 통계를 언급하면서 얼마나 한국이 여성에게 헬조센인지를 한장에 걸쳐서 설명한다. 하지만 저자를 자신에게 유리한 사안만 말하고 이 통계의 의아한 점은 굳이 설명하지 않는다. 


 먼저, 이 WEF 통계는 다보스 포럼이라는 경제포럼에서 만든 통계로서 전문성이 없다. 통계나 인구학에 전문적인 기관이 존재하지 않고, 단순히 경제적인 요소를 분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만드는 통계이다. 이러한 부분이 무엇이 문제냐고 물을 수 있는데, 통계를 조사할 때 그 분야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나, 이해가 없이 통계를 만들게 되면 단순히 길거리에서 조사하는 설문조사보다 더 무의미한 통계가 나오게 된다. 

이 통계는 각 국가의 특수한 사정들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하게 지표들을 설정하고, 수치만 조합해서 만들었다. 그 결과 필리핀의 성평등 순위가 9위가 되게 되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오느냐? 실제로 필리핀은 여성들이 경제활동을 더 많이 한다. 필리핀 여행을 간다면 한인 가이드들이 설명하는 말이 '이 곳은 여성들이 더 열심히 일해요'이다.  왜 그러냐고 물으면 당연히 여성주의가 널리 퍼져서 그런것이 아니라, 모두가 가난한데, 남성들은 게을러서 일을 안하고, 여성들이 혹사당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세세하게 들어가면 나라별로 WEF에서 말하는 성평등이 높은 순위의 나라들이 진짜로 여성이 살기 좋은 나라인지 의문이 들게 된다. 근데 이 책의 저자는 WEF 통계에서 1,2,3위하는 북유럽 국가들을 제시하면서 마치 저기는 여성평등이 잘 구현되어있는 국가이고, 우리는 115(혹은 117위)밖에 못하는 병신국가인 것처럼 묘사를 해놓았다. 내가 봤을때 이 저자는 이 통계를 국가별 특수성을 고려하지않고, 단순히 페미니즘을 옹호하기 위해 인용했다. 


 다음으로는 이 책의 이중성이다. 이 책은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겪은 한남충들의 단점들을 극명하게 까내린다. 대표적으로 군대가 있다. 이 책의 저자는 한국 사회가 군대 다녀온 남성들을 더욱 우대하는 이상한 문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은 군대에서 절제심, 협동심을 배운 우수한 인재라고 포장되지만 실제로는 막말하고, 성희롱하고, 나아가 범죄도 저지르는 한남충이 많다는 것은 넌지시 지적하면서 더욱 구체화된다. 나는 이러한 비판에 대해 일정부분 동의한다. 세상과 동떨어진 자연속에서 영하 20도에 경계를 서는 수많은 한남들이 있지만, 이들이 곧 우수한 인재들이 되어서 제대를 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그저 국가의 부름을 받고 힘든 환경에 놓여졌을 뿐인 것이다. 이중에는 누구는 엘리트가 되고, 누구는 평범하고, 누구는 범죄자가 되는 것이다. 군대가 인생의 보증수표가 될 순 없다. 나도 전방의 군부대에서 해안경계를 2년동안 벌벌 떨면서 섰지만 군대 가기전의 나 자신과 바뀐 것이 별로 없다.


 문제는 여성을 묘사하는 부분이다. 이 책의 저자는 그토록 남자들의 단점들을 조목조목 지적하는데, 여성에 대한 비판은 거의 없다. 오히려 여성이 얼마나 우수한 존재인지 각종 사례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묘사한다. 책 중에는 학교 조별과제를 하는데, 남성들은 단순히 여성들이 조원이 되면 불평불만을 하는 자기주제를 모르는 칠푼이들로 묘사되지만, 여학생들은 젊은 나이에 취업을 강요하는 이 사회에 미친듯이 살아남기 위해 맨 앞줄에 앉아서 성실하게 노력하는 엘리트 신여성으로 묘사된다. 그리고 출산 후에도 아기때문에 밤낮 없이 아이를 돌보는 헌신, 집안일을 도맡아하는 희생 등을 보면서 저자는 눈물을 흘리며 한남충에서 페미니스트로 회개한다. 


 나는 이런 부분을 읽을 때마다 책을 수십번이고 덮고 싶었다. 그러나 읽었다. 이런식의 비교를 통한 비판이라면 누구나 비판받는다. 상대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자신이 띄우고 싶은 부분만을 보여준다면 누가 못이기나. 이 책을 보고 고개를 끄떡이는 여성이 있다면 당신들은 졸나 이기적인 사람이거나 멍청한 사람이다. 내가 서론에서 적어놓은 기독교가 천주교에 대해 하던 비판과 다를바 없는 것이다. 누가 못하는가 이런짓을. 


 물론 이러한 저자의 여성관이 옳을 수 있다. 헌신적이고, 성실하고, 사회가 자신을 좆같게 괴롭히는데도 82년생 김지영처럼 꾸역꾸역 살아갈 수 있다. 근데, 진짜로 그렇나? 진짜로. 여성들은 절대선이고, 한남충들은 절대악으로만 존재하는가? 나는 잘 모르겠다.



4. 총평

너무 길게 써서 귀찮아서 더 쓰기 귀찮지만 몇자 더 적어본다.


 이 책을 많은 광고와 사람들이 페미니즘을 쉽게 풀어쓴 책이라고 설명한다.

만약 그 말이 맞다면 나는 여전히 페미니즘을 별로 안좋아할 것이다. 여기 알라딘의 평가들을 읽어보면 남자들도 이 책을 읽어봐야된다고 적어놓은 글들이 보이는데, 나는 이 평들에서 페미니즘의 본질이 보인다. 페미니즘은 종교다. 종교는 힘든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영업을 시작한다. 별로 힘들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굳이 찾아가서 그 사람의 인생에서 불편한 부분들을 넌지시 꺼내서 우리들을 믿으라고 영업을 한다. 


 따라서 페미니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힘들다고 느끼는 사람들이다. 사랑을 못받았든, 일이 힘들든, 돈이 없든 이리저리 절망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타인의 관심을 필요로 한다. 그들에게 페미니즘은 다가가서 달콤한 말을 한다. "니가 못되고 있는 것은 남성위주의 사회가 널 압박해서야.", "니 주변의 한남들이 널 음흉하게 처다보거나 널 무시해서 니 자존감이 낮아지는 것이야. 니 잘 못은 없어.", "이러한 사회에 저항하자. 우리들의 권리를 되찾자. 그러면 우리는 더욱 빛날 거야." 나는 이러한 말들에도 진실이 일부 있다고 본다. 기독교 성경도 좋은 말과 진실이 있으니까. 분명히 이 시각 어느곳에서는 두들겨맞는 여성들이 있고, 성폭력이나 희롱을 당해서 울고 있거나 좌절해있는 여성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묻고 싶다. 지금 이 글을 보는 당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이 진실로 당신이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그런 것을 당한 것이냐고. 세상이 그렇게 단편적이냐고. 당신이 여자라서 불행하다면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행복한 사람들이 이 세상이 그렇게 많아 보이냐고.


만약 이 질문들에 고개가 끄덕여진다면  이 책을 사서 봐라. 당신에게 맞는 책이다.

아니라면 다른 책을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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