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전의 폭풍 - 로마 공화정 몰락의 서막
마이크 덩컨 지음, 이은주 옮김 / 교유서가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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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수 있는 출판사에서 출간해주셔서 얼마나 다행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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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2019 제4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김초엽 지음 / 허블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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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7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라는 도서명은 단편 중 하나의 제목이다. 단편을 읽으며 때로는 스쳐서 지나가듯이 읽었고 특정 부분에서는 영문을 알 수 없는 향수에 잠시 멈춰 섰다.


개인적으로 4개의 키워드가 떠올랐다. [여행, 소유, 맥락, 하이퍼텍스트]라는 연관성을 찾아보기 힘든 키워드들이었다. 하지만 왜 이런 키워드를 떠올리게 되었는지 침잠해 들어가 스스로 의미를 캐어보니 답이 나왔다.


각 단편에서는 사회에서 주류라고 할 수 없는 인물이 여행을 떠나게 된다.


마치 영웅과도 같이 동시에 존엄을 간직하기 위해,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동시에 온전한 타자로 남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동시에 세계를 남기기 위해, 남겨진 자로 돌아가기 위해 동시에 맥락을 되찾기 위해, 무언가를 회복하기 위해, 온전한 대상을 찾기 위해 동시에 미해결과제를 끝내기 위해, 자신의 꿈을 위해 동시에 사실을 찾기 위해......


우리는 삶을 영위하면서 맥락의 범람 속에서 살아간다.


맥락 속에서 상호작용하면서 우리는 자신의 누구인지 알게 되고, 타인에 대해 알게 되고, 세상에 대해서 이해한다. 그런데 어째서 타인과 외부 세계를 바라볼 때 맥락을 베어내어 텍스트로, 때로는 하이퍼텍스트로 바라보려 하는 걸까, 삶이란 그 맥락 속에서 의미를 찾아가는 것인데...


이번 김초엽 작가의 저서를 읽으며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각 이야기에는 주체가 있고 그 이야기를 듣는 객체들이 존재했다. 


주체가 제공하는 맥락을 듣지 않은 채, 그 대상에 대해 이해하려고 했을 때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쉽게 카테고리화할 수 있는 혹은 이진법으로 전산상에 올릴 수 있는 무기질과도 같이 느껴졌다. 하지만 주체가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순간, 그의 세계가 남아버리고 말았다. 더 이상 데이터로 변환할 수 없는 온전한 그의 세계가 말이다.


그리고 객체들도 어렴풋이 그 사실을 알고 있음을 대사를 통해 드러낸다.


책은 7개의 단편선으로 구성되어 있다.


1)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2) 스펙트럼

3) 공생 가설

4)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5) 감정의 물성

6) 관내분실

7)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를 읽을 때는 붓다와 Ajatashatru의 대화가 떠올랐다. 사람들이 출가하기 위해서는 먼저 '여래'가 존재해야 한다는 것, 안전했던 곳을 떠나 탁 트인 황야(혹은 들판)으로 나아간다는 것...... 각각의 메타포가 연결되는 지점이 있어서 처음 보는 내용임에도 익숙함을 경험했다.


'스펙트럼'에서는 타인에 대한 완전한 이해가 불가능함, 주체가 떠나고 난 뒤에도 남아 있는 세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공생 가설'에서는 우리의 곁에 있었으나 인식하지 못한, 혹은 인식하고 있지 않으려고 한 존재들에 대해서, 동시에 현시점에 대입해서 존재가 아닌 투명인간으로, 서비스로 남아버린 이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에서는 기술의 진보가 남겨 놓고 소외시킨 이들, 버려진 이들에 대해서 그리고 주체의 객체의 대사를 통해 '나도 소수인 그들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감정의 물성'에서는 Roger의 '자기-일치'와 소비에서 '의미의 구입'이라는 개념이 소멸되어도 소비는 존재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관내분실'을 읽을 때는 페이지를 천천히 넘길 수밖에 없었다. 스스로 경험한 일이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의 누구'로 존재했던 이에 대해 그가 죽고 나서 그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을 때... 도저히 풀 수 없는 미해결과제가 남아 있음을 확인했을 때 느꼈던 그 막막함을 다시 경험했기 때문이다.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는 다른 단편들에 비해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유사한 일을 경험했을 누군가를 떠올렸다.


각 이야기는 머나먼 시공간의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지금 그리고 여기'의 이야기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중 아무도 절반이 넘게 남은 꽃다발의 의미를 말하지 않았을까. - P13

말하기 부끄럽지만 나는 오스카가 그런 질문을 하기 전까지는 우리의 역사에 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 어쩌면 일상의 균열을 맞닥뜨린 사람들만이 세계의 진실을 뒤쫓게 되는 걸까? 나에게는 분명한 균열이었던 그 울고 있던 남자와의 만남 이후로, 나는 한 가지 충격적인 생각에 사로잡혔어.

우리는 행복하지만, 이 행복의 근원을 모른다는 것. - P19

마을에서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결코 배제하지 않았다 - P49

그림을 그리는 데에 삶의 모든 시간을 쏟기에는 루이의 수명은 너무 짧았다. 그렇다면 그림은 그들의 짧은 생을 다 바칠 만큼의 의미가 있어야 했다. - P85

자네에게는 흘러가는 시간이 붙잡지 못해 아쉬운 기회비용이겠지만, 나 같은 늙은이에게는 아니라네. - P177

‘나는 내가 가야 할 곳을 정확히 알고 있어.‘ - P187

의미는 맥락 속에서 부여된다. 하지만 때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의미가 담긴 눈물이 아니라 단지 눈물 그 자체가 필요한 것 같기도 하다. - P215

삶은 단절된 이후에도 여전히 삶일까. - P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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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더 퓨처 - 기후 변화, 생명공학, 인공지능, 우주 연구는 인류 미래를 어떻게 바꾸는가
마틴 리스 지음, 이한음 옮김 / 더퀘스트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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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든 과학자는 시민으로서의 책임 외에 특별한 의무도 지닌다. 과학 연구 자체에 맞서야 한다는 의무다. 아무리 미미하다고 해도 파국을 가져올 위험이 있다면 그 실험은 피해야 하고, 동물이나 사람을 대상으로 할 때는 윤리 규범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

자신의 발견이 윤리적으로 민감한 반응을 불러일으킨다면 대중과 연계해야 하며, 그런 한편으로 자신이 전공 분야 바깥에서는 아무런 권위도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 온 더 퓨처 ON THE FUTURE PP.280~281 희망과 두려움의 공유 中


보통 사람들은 거대 담론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한다. 이는 거대 담론의 자체적 문제이다. 지나치게 광범위한 영역을 다루기 때문에 각 부분에서 모순이나 결함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저자인 마틴 리스, 역시 스스로 방대한 주제를 다루겠다고 나서면서 전문가들조차도 예측 능력이 형편없었다는 점을 염두했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동시에 그가 밝히고 있는 것처럼, 담론이 현실에 미치는 영향력을 계산해볼 때 담론의 제기는 필수불가결하다. 이러한 담론의 효과는 철학자인 푸코에 의해서도 밝혀진 바가 있다.


저자는 5개의 챕터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 있다.


챕터1. 인류세 시대의 위협

챕터2. 지구 인류의 미래

챕터3. 우주적 관점에서 본 인류

챕터4. 과학의 한계와 미래

챕터5. 과학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저자는 서문에서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개념의 확장을 역설(力說)하며 현재까지의 진보에 있어서 과학과 기술의 역할을 말하고 있다. 그는 스스로를 기술 낙관론자(techno-optimist)라고 밝히지만 동시에 과학과 기술의 발전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피해의 가능성, 강대국의 인도주의적 책무를 언급하고 있기 때문에, 내용 진행에 있어서의 균형을 걱정하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온 더 퓨처를 읽을 사람은 꼭 서문을 읽어보기를 바란다. 11페이지라는 얼마되지 않는 좁은 공간에 287페이지에서 다룰 내용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저자는 생명과 우주의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는 사실과 직면한 위험에 대한 우려를 반복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를 갬블 용어처럼 '판돈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표현을 사용하는 점이 흥미로웠다.


환경문제와 관련해서 경제학자로 이루어진 '코펜하겐 컨센서스 (Copenhagen Consensus)'에서 '표준 할인율'을 적용해서 2050년 이후에 일어날 일을 아예 논외로 친다는 내용을 읽었을 때는 망치로 뒷통수를 냅다 맞은 느낌이었다. '할인율'이란 경제학이나 행정학을 조금 공부해보거나 관련 서적을 조금 읽어보면 들어보는 개념이다. '할인율'을 쉽게 설명하면 '미래의 가치를 현재의 가치와 같게 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할인율이 일정할 경우, 즉 '표준 할인율'로 계산할 경우 비용과 편익이 발생하는 시점이 멀면 멀수록 그 현재가치는 작아진다. 그런데 과연 기후 위기의 가속성을 고려해볼 때, '표준 할인율'을 적용한다는 것이 가당한 것인가? 저자가 이에 대한 역설적 사례와 비유를 들고 있으니 이는 읽어보기를 바란다.


요즘 한국에서도 논의의 주제로 잡혀있는 '원자력'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도 있다.


저자는 다양한 4세대 원자로 개념에 관한 연구개발에 대한 장려가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의 설계는 1960년대나 그 이전에 나온 것을 지적하며 몇몇 제안을 한다. 다만 '대규모 주민 이주'에 대한 저자의 주장에 대해서는 더 논의해봐야 할 것 같다.


생명공학 분야를 다루는 부분에서는 유전체 서열분석의 비용의 급감을 인상적인 추세로 제시한다. 이러한 기술 접근에 대한 비용감소는 '딜레마'를 야기한다. 정말로 자신이 '어느 시점에', '어떤 질병에', '몇 %의 확률로'라는 것을 정말 알고 싶을 것인가에 대해서 말이다.


유전자 합성과 관련해서 Craig Venter를 간단하게 언급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은 바다출판사에서 출간된 '인공생명의 탄생 / 크레이그 벤터'를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과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법적·윤리적·기술적 문제와 한계에 대해서 논의되어야 하는데 - 예를 들면 'triple baby'의 경우 친권은 누구에게 있는가 - 사회적 분위기가 무르익지도 않은 상태에서 과학·기술은 폭주기관차와 같이 앞으로 내달리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더이상 과학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사회의 전반을 뒤흔들 문제인데도 이에 대한 논의는 계속해서 미루어지고 있다.


강렬한 수명 연장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실리콘밸리의 기업 경영자들이 '젊은 피'를 수혈하지 않나,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는 메트포르민이 치매와 암을 막아준다는 주장으로 인기를 끌지 않나, 태반 세포의 혜택을 찬미하지 않나...... 돈을 쥐고 있는 곳은 언제나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현재의 한국 사회에서는 사법농단을 경험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동안 법감정과는 동떨어져 있는 재판의 결과를 여러번 경험한 결과인지는 모르겠지만 '인공지능 판사'에 대한 도입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청와대 청원'이 반복적으로 올라온다. 하지만 그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서는 논의를 거의 하지 않는 것 같다.


현재 인공지능이 학습을 할 데이터가 산재한 디지털 플랫폼은 혐오와 극단적인 사건들로 도배되어 있다는 문제도 있으며, 과연 지금의 판사들보다 사회경험을 하지 않은, 아니 사회경험을 전혀 하지 않은 인공의 대상들이 내리는 판결을 수용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없다.


현재 우리는 수감 기간을 선고받거나, 수술 권고를 받거나, 신용 등급이 하락한다거나 할 때 그 이유를 들을 수 있고, 항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결정이 전적으로 알고리듬에 맡겨진다면, 마뜩잖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

그 밖의 사생활 침해 우려도 있다.


온 더 퓨처 ON THE FUTURE PP.120~121 정보기술, 로봇공학, 그리고 인공지능 中

 이외에도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흥미로운 내용들을 논리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온더퓨처

#ONTHEFUTURE

#더퀘스트

#마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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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가 온다 - 20억 소비자의 24시간을 지배하는
임정훈.남상춘 지음 / 더퀘스트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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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서평]

경제와 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반복적으로 나오는 몇가지 키워드가 있다.


3가지 정도를 뽑자면 '혁신', '4차산업', '데이터'이다. 그런데 이를 언급하는 이들이 과연 이 키워드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 생길 때가 많았다. 


1) '혁신'이라는 것은 '돌연변이'로 부터 기인하는데 현재의 산업구조가 '돌연변이'를 발생하게 방치하는가?

2) '4차산업'의 중요성을 언급하는데 이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

3) '데이터'를 언급하는데 실제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플랫폼의 구축과 법안을 얼마나 통과되었는가?


국회의원들이 되도 않는 말을 내던지는 것이 분노가 치밀어 관련한 책을 읽고 있던 도중 마윈과 관련된 저서와 자료를 찾게 되었고 이번 「알리바바가 온다」서평단에 참여하게 되었다.


'알리바바가 온다'에서는 '패스트 팔로워'가 아닌 '퍼스트 무버 (피터 언더우드의 저서에서 사용된 개념)'로서 압도적인 성장과 완벽한 생태계를 구축한 알리바바를 본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산업구조의 변화라는 몰아치는 포르투나의 범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둑이라도 쌓고 방수칠이라도 하려면 이 책을 읽어야 한다.


변화 속에서 슬퍼하고 있기 보다 현상을 냉정히 바라보고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책속의 문장]

1

알리바바가 여타 기업과 다른 점은 승자독식의 이윤 추구보다는 협업과 상생의 열린 비즈니스 생태계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윈은 알리바바가 전자상거래 회사가 아니라 중소기업들이 전자상거래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회사라고 공공연히 이야기 한다.(p.41)


2

정부는 빅데이터를 통해 높은 수준의 도시 서비스 및 편의를 제공하겠지만, 이와 동시에 각 개인의 데이터를 손에 쥐게 돼 시민들에 대한 고도의 감시 및 통제가 가능해질 것이다. 독일의 정치학자 제바스티안 하일만이 언급한 '디지털 레닌주의'가 슝안신구에서 최초로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p.47)


3

중국 정부는 전에 겪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비즈니스가 출현했을 때(이를테면 모바일 지급결제 시스템과 디디추싱과 같은 차랑공유 서비스), 이를 규제하기보다는 일단 허용하면서 해당 사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내버려 둔다. [중략] 중국 정부는 사회주의 체제의 통제력을 바탕으로 마음만 먹으면 해당 분야를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런 대응이 가능한 것이다. 한국이었다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예컨대 지급결제라면 기존 은행 및 신용카드사들, 차량공유 서비스라면 택시 업계가 있어 쉽게 네거티브 규제를 할 수가 없다.(pp.51~52)


4

알리바바는 단순 전자상거래 회사가 아닌 데이터 기술 회사가 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전자상거래를 핵심축으로 하면서 물류·금융·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데이터를 클라우드컴퓨터에 축적하고, 인공지능을 통해 더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여 사회의 혁신을 이끌겠다는 비전이다.(p.61)


5

2009년부터 휴대전화가 대중화되면서 중국에서는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를 사용한 전자결제 시스템이 급속도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이는 고객이 개인 수준으로 바뀌고,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똑같이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되며, 장소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 매장이든 배송이 가능함을 의미했다. 즉 개인 맞춤형 수요 예측과 마케팅의 시대가 왔고, 개인의 집까지 배송이 필요해졌다는 뜻이다.(p.73)


6

만약 누군가가 SCM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입출고 데이터라고 답하겠다. 정확한 재고정보와 주문정보가 있어야 판매 계획도 수립하고 생산 계획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창고 현장에서 바코드를 스캔하는 것은 단조롭고 힘든 일이지만, 이 데이터가 쌓이면 엄청난 힘을 갖게 된다. 고객에게 배송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단순하고 힘든 일이지만, 최종 배송이 없으면 유통혁신도 힘들다.(p.80)


7

단언컨대, 한국판 아마존 또는 한국판 알리바바는 없을 것이다. 알리바바는 중국의 아마존이 아니다. 완전히 다른 비즈니스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p.83)


8

알리바바는 상품을 직접 매입하지 않고 거래 데이터, 물류 데이터에 집중하고 있다. 즉 고객의 특성, 위치, 앞으로 구매할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상품을 미리 가져다 놓는 전략이다.(p.99)


9

SCM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정보는 돈의 흐름, 물류, 정보의 흐름이다. 보통 애플,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은 물류 기능은 아웃소싱하고 연구개발, 마케팅과 같은 핵심 역량에 집중했다. 그러나 아마존과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 특성상 고객의 주문정보를 처리하는 일부터 결제·배송까지를 모두 해결하는 생태계를 만들고, 그 안에서 고객의 모든 욕구를 만족시키고 있다. 귀찮고 힘들어 보이며 아웃소싱의 대상이었던 물류가 이젠 핵심 역량으로 떠오른 것이다.(p.105)


10

마윈은 사람들이 불평불만을 이야기하는 곳에 창업 기회가 있다고 했다. 중국인들은 오랫동안 단체주의 생각에 갇혀 있었기 때문에 상상력과 창의력은 다소 부족하지만, 거대한 시장을 바탕으로 4일에 하나꼴로 유니콘 기업을 탄생시킨다.(p.276)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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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견만리 : 공존의 시대 편 - 불평등, 병리, 금융, 지역 편 명견만리 시리즈
KBS 명견만리 제작진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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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류 문명의 발전사는 공감과 이타성의 확장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인간은 보다 보편적인 인권을 얻기 위해 피를 흘린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공유할 수 있는 경험을 가지게 되었다그것은 '연대'라는 매우 강력한 힘이다.

 

사회의 변화를 위해서는 '연대'가 필요하다

 

 '연대'를 사회적 의제로 설정하기 위해서는 질문의 공유가 필요하다쉽지 않은 일이다.

 

고도로 분업화된 사회에서 자신의 일을 하기에도 바쁜 현대인들에게 '연대'의 필요성을 알리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어찌보면 무리한 부탁일 수도 있다하지만 우리는 사회적 무관심이 초래한 거대한 재앙을 겪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 추운 한겨울에 변화를 위한 촛불을 들고 있었다그 결과 우리는 스스로 그 문제를 해결했다그리고 모였던 정의로운 분노는 흩어졌다.

 

하지만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한 '올바른 분노'가 지나치게 빨리 사라진 것이 아닌가라고 자문하게 된다.

 

행정부의 수반이 바뀌었을 뿐사회의 제도는 여전히 우리의 삶을 갉아 먹고 있다. 20대 청년이 경제적 논리에 의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다그 이후 해당 공기업의 대처는 국민적 분노를 유발했다그 외에도 '경제적 논리'라는 미명하에 우리는 우리의 '안전'마저도 기본적 권리가 아닌 '소비재'로써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제 우리는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연대를 위해서는 질문을 공유해야 한다'현재의 문제는 무엇인지', '문제의 원인은 무엇인지', '해외의 사례는 없는지', '우리는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나갈 것인지'.


고맙게도 KBS '명견만리'는 렉처멘터리를 표명하며 사회에 수많은 질문을 던져왔다이 질문들은 우리가 의사소통할 수 있는 기본적인 공론장을 제공해주고 있다더 나은 방식으로 사회를 나아가게 할 수 있는 방식을 논의할 수 있는 장으로.

 

책을 읽으며 페이지를 넘기던 손을 멈춘 문장을 공유한다.


01.

누군가는 하루에 120만 원을 아무렇지 않게 쓰는데, 다른 누군가는 전 재산 120만 원을 자신의 장례 비용으로 남기고 떠나는 현실. 이웃의 죽음을 마음껏 애도하지 못하고 '지옥을 탈출했으니 복 받았다'고 자조하는 사회가 과연 지속가능할까.(p.23)


02. 

고등학생의 입에서 나온 얘기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우리는 비싼 사립 고등학교를 나와 좋은 대학에 들어간 부잣집 아이들의 고용인밖에 될 수 없습니다."


[중략] 어느 사회나 빈부의 격차가 있다. 그런데 그 격차가 용인되려면 격차를 뛰어넘을 수 있는 통로가 있어야 하고, 그 통로를 이용할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져야 한다. 개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환경 탓에 성공할 수 없다면, 그 사회는 '희망의 격차'가 커질 수밖에 없고 결국 사회 안정이 저해될 것이다. (pp.67~69)


03.

옥스퍼드대학의 대니얼 돌링 교수는 경제적 불평등이 어떻게 사회문제로 번지는지 영국 사회가 그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한다. 


"불평등이 심화될수록 사람들은 자신에게만 자신에게만 신경 쓰기 시작해요. 자기에게만 돈을 쓰고 세금도 내지 않죠. 아무도 돌보지 않아요. 그러면서 사회가 분열해요. 지금 영국이 그렇습니다. 유럽연합 탈퇴 논의까지 진행되며 막대한 비용을 치르고 있죠. 영국은 불평등이 심화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지금 전 세계에 보여주고 있습니다."(p.78)


04.

네덜란드가 어떻게 적게 일하고도 소득이 안정된 일자리를 만들 수 있었는지 틸버그대학교 톤 빌트하건 교수는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충분한 임금과 사회 안전망을 마련하지 않은 채 고용 유연화만 강제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럴 경우 사회문제가 상당히 발생했을 거예요. 네덜란드는 두 가지를 잊지 않았습니다. 첫 번째는 질 낮은 시간제 일자리는 가계를 지탱할 수 없다는 것, 두 번째는 시간제나 비정규직 일자리에 사회보장 체계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네덜란드도 우리처럼 여러 차례 경제위기를 겪었지만, 같은 상황에서 그들의 선택은 우리와 달랐다.

[중략]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애덤 스미스는 이익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을 존중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불평등은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동시에 국가의 역할을 강조하며 '불평등으로 인해 고통받는 국민을 국가가 보호해야 한다'고도 했다.(pp.91~93)

05.
연일 터져 나오는 갑질 사건들의 이면에는 항상 '문제의 정치'가 자리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p.128)

06.
아픔을 아프다고 말하며 상처를 용기 있게 직면할 때 치유의 시간은 시작된다. 그랬다. 삶은 결코 '원래 그런 것'이 아니었다.

07.
집이 집으로서의 의미를 넘어서면서 아파트 단지는 경계가 점점 더 공고해지고 외부로부터 더욱 분리되어가고 있다. [중략] 국가의 역할을 온전히 사적 영역에 맡기으로써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p.262)

08.
"흩어져 있는 인구를 모아 인구를 빽빽하게 만들면 스스로 치유할 힘이 생겨납니다. 그리고 인구밀도가 높아진 곳에 해당 도시만의 특색을 가꿔나가야 하죠. 도시를 빽빽한 체질로 전환하고 지역만의 특색을 갖추게 한다면 지방 중소도시도 얼마든지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p.306)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명견만리 : 모두를 위한 공존의 시대를 말하다 / KBS <명견만리> 제작팀 /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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