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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3 1호 - 2017년 1호, 창간호
문학3 기획위원회 지음 / 창비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본 서평은 창비 서평 이벤트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숨 가쁜 현실 속에서 문학은 후순위로 차치해두기 쉬운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독서 경향이 거의 자기 계발서, 베스트셀러, 철학, 에세이, 전공도서로 편중된 상태이고
문학은 군 복무 시절 이후로는 5권 정도 밖에 읽지 않았습니다.
그 중요성을 알면서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저는 문학과 역사는 맥을 같이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학은 작가가 당대의 세계에 발을 딛고 살아가지만 남들은 당연시하는 사건들에서 불편과 모순을 경험하고
경계인으로서 당대의 필요에 응하여 가면을 벗겨서 실재를 바라보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도 기록하는 순간과 재현되는 순간의 시대상을 반영합니다.
역사는 적혀지는 순간 이미 인간의 주관이 개입되며 객관적인 역사는 존재할 수 없으며
역사를 기록하는 자들에 의해 이미 몇 차례 가공된 것과 동시에 후대 역사가들의 마음속에서
당시의 모습들이 재현되는 과정이 역사이며 그렇기에 그것을 재현시키는 이들의 철학이 중요하며
역사가 해석되는 시대상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학과 역사는 시대에 대한 물음에 대해 저마다의 답을 생각하고 도출한다는 공통점을 지녔습니다.
오늘날 정답만을 강요하는 사회구조는 사고를 획일화시켜 시대적 모순과 불편에 베일을 씌우는 것은 아닐까요.
「문학은 모두의 말이 모두의 것이 되는 순간입니다.」라고 시작하는 문학3을 통해
다시 생각하는 삶을 복원하기를 바랍니다.
[공유하고 싶은 문장]
<문학3>을 시작하며
문학은 고정된 실체라기보다 역사적 당대적 관계의 산물입니다. [중략] 문학은 작가의 자리와 독자의 자리를 따로 두지 않습니다.
언제나 작가는 먼저 예민한 독자의 자리에 있으며, 독자는 문학보다 더 문학적인 발언과 행위로 작가의 자리를 겸해왔습니다.
[중략] 문단 안팎의 문제로 한국문학에 자성의 목소리가 이어지던 때였습니다.
그 열망이 함께 도달하고자 하는 곳이 있다면, 서로가 서로를 소외시키지 않는 미래일 것입니다.
문학적 체험은 자신의 삶이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것인 동시에 타인과 함께 더 나아가기를 원하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 서로가 서로를 소외시키지 않는 미래, 작가와 독자의 구분이 없이 문학이 생활의 일부로 편입되는 순간이 오기를 바랍니다.
p.167 (드림팀 / 김세희)
"자기가 지금은 어려서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그녀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우리 회사 정도면 편한 거야. 우리 회사도 물론 문제가 있긴 하지만, 물론 많지, 그렇지만 다른 덴 이렇지 않아.
진짜 경쟁이 치열해. [중략]"
"너무 회사 입장에서만 생각하시는 거 아니에요? 육아휴직은 법으로 정해져 있는데요."
"그래. 근데 자기도 알잖아. 한국사회가 그렇잖아."
그녀는 항상 한국사회가 그렇다고 했다. 또는 사회생활이 그렇잖아. 사람들 시선이 그렇잖아.
남자들이 다 그렇잖아. 한국사회에서 아직 여자는......
p.174~175 (고마워요 / 성석제)
"그런데, 왜 혼자 산에 가요?"
"아니, 젊은 사람이 왜 혼자 산에 갈까?"
직장에서 해고된 게 자신의 무능이나 책임 때문이 아니고 쓰레기 같은 정권에서 내려보낸
낙하산 경영진의 비리와 실적 부진으로 인한 것임을 설명한 적도 없었다.
알려고만 한다면 스마트폰 손가락 끝 몇 번 갖다 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남 같지 않아서 하는 소리요. 조심해서 다니라는 거지."
→ 「알려고만 한다면」이 부분을 읽을 때 저를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는 여유조차 주지 않는 시대상에서 인간 자존감의 최후의 보루인 직업을 잃어버린
이에게 관심을 가지는 존재에 대해
p.179~180 (고마워요 / 성석제)
'선생님'이라는 호칭은 그 와중에도 낯설었다.
[중략]
휴대전화의 불빛으로 주변을 비춰보았지만 바로 일 미터 앞도 내다보이지 않았다.
"살려주세요, 제발. 여기에서 나가게 해주세요. 부탁합니다. 살려줘요."
→ '선생님'이라는 인격체로서의 대우를 받는 것을 낯설어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반영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타인의 욕망을 대리하는 사회에서 좀처럼 경험하지 못하는 대접이기에
「내다보이지 않았다.」라는 표현은 어두운 산 중속만을 의미하는 것만이 아니라 실직하고 인격체로서 존중받지 못하고 있는
화자의 본심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타인과의 공감이 어려운 상황이기에 자신의 본심을 드러내기 어려운 상황에 대한 화자의 절규가 아닐까요......
"살려주세요, 제발. 여기에서 나가게 해주세요. 부탁합니다. 살려줘요."
우리 주변에도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상황에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회는 그런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가지지 못하게 합니다.
그리고 우리들에게 사회의 경계, 주변부가 아닌 중심으로 가서 동화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그것만이 인생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 곡의 노래를 하는 것과 같은 인생에서 타인의 살려달라는 애원을 귀담아들을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현장 - 기획의 말 : 구체와 특수에 밀착한 '현장 에세이'
[문학3]은 현장에 밀착한 글쓰기를 통해 더 많은 독자와 교감하며 삶과 세계를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구체어와 일상어를 통해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의 깊은 장면들을 함께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잘 보이지 않았거나, 보이지 않게끔 되어간 것들을 볼 수 있게 되기를 원하고, 때로는 강하게 의제화할 필요가 있는 것들이, 보다 생생한 언어와 시각 속에서 사유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중략] 이곳에 함께 있다는 감각을 공유하고 우리가 사는 세계가 지금보다 조금은 더 나아질 수 있기를 좀 더 직접적으로 희망해도 좋은 글쓰기의 현장이 되었으면 합니다.
삶은 늘 시대 속에서 움직이고 유동하는 더없이 구체적인 것이며, 글쓰기는 언제나 그 삶에서 시작되는 점에서......
p.s
문학3의 판매 방식을 적어놓은 광고에서 넛지 사례를 더 적절하게 사용하려면
정기구독의 「잡지 배송 +온라인 배송」은 더 큰 폰트를 사용하고
나열 순서를 온라인 구독, 정기구독, 종이 잡지 정과 순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온라인 구독의 기간도 정기구독과의 가격차이를 바로 비교할 수 있도록 1년 기준을 같이 적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