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그 이후
막스 하벡,프리츠 크뢰거 외 지음, 정영환 옮김 / 대청(대청미디어)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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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을 통한 기업의 운영이라는 자본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경영 방식에 대한 일천한 교육 훈련과 배경으로 인하여 대한민국의 기업사는 많은 우여곡절을 격어왔다. 그리고 개발 독재 체제하에서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독과점 형태의 손쉬운 경영 방식을 유지하던 기업들은 정경유착이라는 곱지않은 시선과 더불어 경쟁력이 취약한 구조를 내재하였다. 설상가상으로 1997년 예기치 않았던 IMF 체제로의 편입은 기업으로 하여금 다시한번 혹독한 시련을 감내하도록 강요당하였다.

이러한 한국 기업의 현주소에서 강압적으로 요구되었던 기업간의 합병은 한국 기업사에 있어서 또 다른 불행을 잉태하였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간의 합병, 농협, 축협, 인삼협동조합의 합병, 국민은행과 주택은행간의 합병, 현대 자동차와 기아 자동차간의 합병, 현대전자와 LG전자간의 합병 등 수 많은 기업이 합병을 통하여 경쟁력을 확보하고 경영의 정상화를 도모하였지만, 임금 및 직급체계의 차이로 인한 갈등, 노사간의 갈등, 오랜 전통에 따른 직원간의 융합의 난점, 공기업 경영 방식에서 민간기업으로 바뀌는데 따른 인식의 차이, 지사지부의 중복에 따른 조직의 갈등 등 통합에 따른 수많은 진통을 격었다. 그리고 아직도 통합에 따른 휴유증으로 여전히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마디로 두 회사가 합병을 하였다고 갑자기 매출이 두배로 증가한다거나 경쟁력이 배가되는 것은 아니다. 합병은 충분한 분석을 거친 후 자신에게 적합한 최적의 파트너를 선정함으로써 단순한 시너지 이상의 효과를 거두어야 한다. 이때 1더하기 1은 2가 아니라 그 이상이 창출 될 수 있도록 효과의 극대화를 도모하여야 한다. 이를 위하여 합병전후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PMI( Post Merger Integration) 개념을 도입하여 그 효율을 기하여야하며, 이를 위한 프로젝트 팀의 구성및 운영을 도모하여 합병 프로세스의 전면적 시행 전 파이럿 프로젝트의 실시 및 전 통합 업무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 하도록 제안한다.

저자들은 이를 위하여 기본요건을 7가지로 구분하여 정리하고 있다. 첫째, 명확한 비전과 전략을 도출하라. 합병에 있어서 비전의 제시는 기업의 전략이나 목표, 사업계획 등과 혼동하기 쉽지만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적절한 비전의 존재는 어느때 보다도 필요하며 종업원을 포함한 이해 당사자의 동의를 구하고 적절한 기대 수준을 관리하기 위한 제시가 비전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여기에 합병 당사자간의 상호간 적합성 문제가 대두 되는데, 지금까지 수많은 합병 사례중 60%의 실패한 요인의 중심에는 기업 상호간의 적합성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데 주목하여야한다.

둘째, 신속한 리더쉽을 구축하여야한다. 합병 전후에 강력하고 신속한 리더쉽의 구축은 합병 과정에서 기업의 비전을 통한 다양한 성장 기회의 제공이 가능하게하고 복잡한 요구사항의 적절한 해결, 문제 발생의 가능성을 최소화 시키면서 능력있는 인재의 요직 배치가 가능하게 하여 합병으로 인한 합병 전후의 혼란을 극소화 할 수 있다.

세째, 합병은 성장이 전제 되어야 하므로 잠재적 부가가치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기업 합병 시 일반적으로 예상하는 기대효과는 크게 비용의 절감과 시너지로 집약된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가치판단에 근거하는 것이고 보다 장기적이고 집약적인 기대효과는 합병으로 인한 성장 잠재력에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한다는 것이다.

네째, 초기의 가시적 성과를 거두어야 한다. 합병을 발표하면 종업원, 공급업체, 고객등에 불확실성이 순식간에 확산된다. 즉, 너무 장기적인 계획이나 목표때문에 불확실성의 확산을 막을 수 없다. 따라서 초기의 가시적 성과는 합병 발표 후 언행 일치를 보여주는 구체적 조치를 의미하므로 조직 내외부의 관련자로 부터 합병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유용한 수단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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