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것들의 과학 - 물건에 집착하는 한 남자의 일상 탐험 사소한 이야기
마크 미오도닉 지음, 윤신영 옮김 / Mid(엠아이디) / 201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딱딱하고 어렵게만 생각했던 과학을 비교적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해준다.
과학이라는 범주는 상상이상으로 넓어서 모든 것을 다 담을 수 없기에 이책에서는 우리가 매일매일 보고 있지만 생각하지 않고 그냥 지나치는 재료들 철, 종이,콘크리트, 플라스틱, 유리등을 다루고 있다.
유리가 모래와 같은 구성성분으로 되어있어 모래로부터 유리를 만들 수 있고 모든여자들의 로망인 다이아몬드가 연필의 흑연과 같은 성분이라니 재료들의 세계는 신기한 마법같다.
내가 즐겨읽는 전자책은 진짜 잉크를 이용해 글자를 표시하고 잉크는 야누스입자라고 불리는 형태인데 두면은 서로 반대되는 전기전하를 띠고 있어 전자종이의 모든화소는 적절한 전기전하를 가하면 어둡거나 흰색을 나타낼 수 있다. 이 야누스 입자는 진짜 물리적인 입자인 까닭에 글자가 바뀔때 물리적으로 회전을 해야 하므로 아이패드나 스마트폰처럼 화면이 빨리 바뀌지 않는다.
크레마카르타로 전자책을 읽을때마다 넘어가는 속도가 너무 느려 기술이 덜 발전했다느니 왜 이렇게밖에 못만들지 불평불만 했던 내가 부끄러워졌다. 과학을 몰랐던 내 무지를 지금이라도 깨닫게되서 다행이다.
재료의 구성요소, 구조, 만들어지는 원리등을 설명하고 있지만 지루하게 늘어놓는게 아니라 작가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그림과 사진으로 재미있게 풀어놓는다.
고등학교때 화학이 어렵고 지루해서 지금까지 흥미를 갖지 못했는데 이책은 나에게 화학이란 것도 재미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되었다.
내 생각을 바꿀 수 있다니!!! 아직까진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간 부분도 있고 어렵게느껴지지만 약간의 흥미를 갖게 해준것만으로도 대단한 책이다. 작가의 이야기 방식이 내생각의 변화에 큰 영향을 준것같다. 과학자는 어렵게만 이야기하고 재미없어. 란 내 고정관념을 깨주었으니깐!

89p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만진 바로 그재료를 손에 들고 종이에서 나는 달콤한 숨을 마시는 것이야말로 진짜 사랑이다.

90p
종이의 어떤면 때문에 우리는 그냥 있었으면 비밀이 됐을 말을 표현하게 되는걸까 보통 혼자 있는 순간에 편지를 쓰게되고, 그때 종이는 감각적인 사랑에 스스로를 내어준다. 쓰는 행위는 근본적으로 감동적이고 흘러넘치며 번창하는 하나의 행위다. 사랑스러운 방백이나 가벼운 묘사, 그리고 키보드라는 기계의 도움을 받지 않는 개인성이 한데 모인것이다. 잉크는 정직함과 표현력을 갈망하는 일종의 피가 돼 종이에 부어지고 생각이 흘러가도록 허락한다.
편지는 찢기 어렵다. 꼭 사진처럼, 페이지에서 영원히 메아리를 울리기 때문이다.



평범하게 보이는 사진이지만 그안엔 수많은 재료들이 있다.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도 있듯이 이책을 읽고 나서 내주변의 수많은 사물들이 조금씩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꾸다 - 이동진의 영화풍경
이동진 글.사진 / 예담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영화, 여행 그리고 음악


16p
서로 몸을 맞대고 반갑게 비비기라도 하듯, 평상에 드러누워 끝없이 속살거리기라도 하듯, 별들은 일제히 소리를 냈다. 별이 별을 부추기고 별이 별을 흔들어 깨우는 압도적인 풍경을 올려다보고 있자니 현실이 꿈처럼 느껴졌다. 그 밤, 나는 별의 잔해였다.

29p
녹슬어버리는 것보다는 닳아버리는 게 낫다. 변치 않는 미래를 꿈꾸느라 녹슬어버리느니, 들끓는 현재를 겪어내느라 해져버리는 게 차라리 좋다. 사랑에는 자물쇠보다 종이비행기가 더 어울린다.

105p
아마도 여행은 뒤로 걷는 일일 것이다. 그게 내 삶의 자취이든 세상의 뒤안길이든, 뒤로 걸을 때 익숙하고 빠르게 지나쳤던 것들이 새로운 의미로 재발견된다.

271p
새로운 사랑이 들어앉는 곳은 상실한 이전 사랑의 빈자리가 아니라 그때까지 활용된 적이 없는 마음속 또다른 공터다. 잃어버린 관계는 잊힐 수는 있어도, 다른 어떤 것으로 대체되거나 복원될 수는 없다. 새로운 관계가 주는 위안은 그저 새로운 위로일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필름 속을 걷다 - 이동진의 영화풍경
이동진 지음 / 예담 / 200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부터 낭만적이다.

영화에 대한 깊이있는 평론책이 아니라 영화의 배경이 된 장소를 찾아다니며 영화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여행에세이다.

내가 봤었던 영화로의 여행은 잊혀졌던 내 기억을 아련하게 떠오르게 해주었고 그때 받았던 감동이 다시 밀려오는 것 같았다.

보지 못한 영화는 검색해서 줄거리를 읽어보고 영화 속 배경이된 장소 사진을 여러장 찾아보면서 읽으니 이동진작가님과 함께 여행하는 듯한 착각이 들곤 했다.

이 책을 읽기 전 영화를 먼저 봤다면 더 큰 설렘을 안고 여행을 할 수 있었을텐데..

책안에 여행한 모든 장소를 하나하나 자세히 실을 수 없는 한계점을 인정하면서도 사진을 더 많이 보고싶은 작은 아쉬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이동진 작가님이 말투를 따라하며) 이동진 작가님의 표현의 감동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같은걸 보고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니.. 감수성이 없는 나는 문학적이면서 철학적인것 같기도 한 문장들을 읽어 내려갈때마다 작은 감탄을 계속하게됐다.

 

 

회상되는 것은 세월이 아니다. 우리가 문득문득 떠올리는 것은 언제나 순간이다. 순간은 도도한 세월 앞에 늘 무릎을 꿇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되살아나서 그 모든 시간을 무화시킨다. 지루한 영원은 폭발하는 찰나를 동경한다.

 

숲을 이루지 못한 꽃은 안타깝고, 숲을 이룬 꽃은 시든다. 사랑에 대한 모든 가정법 문장은 줄이고 삼킨 말들이었다. 그러나 제시와 셀린의 사랑은 '해가 지기 전에'결국 이야이과 노래로 남았다. 세월이 흐르고 또 흘러 그 이야기와 노래까지 잊혀진다 해도, 지금 이순간만은.

 

'한때 그토록 아름다웠던 사랑'은, '현재이기에 가장생생할 수밖에 없는 새로운 사랑'앞에서 감상적인 원경으로만 희미하게 흔적을 남긴다.

 

바람을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바람에 몸을 맡기는 것이다.

 

오래된 연인들이 그리는 궤적은 두 줄 철길과도 같다.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 보며 긴 시간을 함께 갈 수 있는. 그러나 합쳐져 완전히 같은 하나의 길을 이룰 수는 없는. 그러다가 종종 막다른 지점을 만나기도 하는.

 

삶은 뒤를 향해야만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앞을 향해서 살아져야 한다. 그게 우리가 고개를 떨어뜨린 채 번번이 도망치는 이유다.

 

행복은 맛이 강하지 않은 최상급 포도주 같은것이다. 얕은 입맛에는 무미건조하게 느껴진다.

 

그들 모두는 시간을 초대해 놓고 있었다. 어쩌면 우린 너무 서두르기 때문에 매번 늦는게 아닐까. 전력 질주하는 문명의 아찔한 속도 안에서 필요한 것은 혹시 이런게 아닐까. 게으름 피울 수 있는 권리, 최선이라는 말에 쫓기지 않을 권리, 주저하고 때로는 왔던 길을 되돌아갈 수 도 있는 권리.

 

봄의 판타지와 가을의 리얼리티. 떠나온 봄과 떠나갈 가을. 흘러가는 것은 시간이 아니다. 시간 속을 우리가 흘러가는 것이다.

 

슬픈 말에는 주술적인 힘이 있다. 입 밖으로 내뱉은 슬픔은 부메랑이 되어 더 큰 슬픔을 몰고 귀환한다. 요동치는 역사에서 안온한 현재로 돌아오는 길의 끝이 보이지 않았다.

 

해결될 문제라면 걱정할 필요 없고, 해결 안될 문제라면 걱정해도 소용없다.

-티베트 속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우리집 테라스에 펭귄이 산다
톰 미첼 지음, 박여진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 톰미첼이 우루과이 해안의 푼타델에스테 도시에서 휴양을 하다 우연히 펭귄을 구하게 되고

이 펭귄과 있었던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읽는 내내 펭귄의 모습 하나하나가 너무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엄마미소를 지으며 읽었다.

중간중간 그려져 있는 삽화는 귀여움을 배가해줬다.

저자가 펭귄의 행동과 작은 눈빛, 몸짓까지 앞에서 직접 보여주듯 생생하게 묘사했는데 펭귄의 이런 작은 모습까지도 놓치지 않고 섬세하게 관찰함으로 얼마나 펭귄을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펭귄의 이름은 후안 살바도다. 톰미첼이 읽고 있던 <갈매기의 꿈>스페인어판 책이름에서 따온것이다.

어떤 물건이나 생물에 이름을 붙이는 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의 시 꽃에서 봐도 그렇다.

이제 이펭귄은 해변에서 보이는 다같은 펭귄이 아니라 꽃이다.

후안 살바도의 이름을 지어준 순간 특별한 인연이 시작된 것이다.

이름이 나온 뒤부터 나도 이 펭귄에 더 마음이 갔고 나의 후안이 되었다.

1970년대의 혼란스러웠던 아르헨티나의 배경. 친 페론 정권의 몰락과 군부의 쿠테타, 말도 안되는 인플레이션등이 잘 나타나 있는데 이 암울했던 사회적 배경과 귀여운 후안과의 에피소드는 대비를 이룬다.

이런 혼란 속에서 후안은 사람들에게 작은 행복을 가져다 준것 같다.

모험심이 굉장이 컸던 톰미첼은 후안의 이야기뿐 아니라 자신이 경험했던 여러 이야기도 함께 들려준다. 후안을 다시 자연으로 보내주기 위한 발데스반도의 모험, 파라과이 최남단 지역의 '캠프'에서 드넓은 초원을 말과 함께 누비는 자유로운 가우초들의 삶은 너무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어서 하나의 다큐멘터리를 보는것 같았다.

내가 한번도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가우초의 삶은 진짜 자연 그대로를 보는 것 같아서 신비로웠다. 모험심 강한 톰미첼 덕분에 나까지 미지의 세계로 모험을 할 수 있게 해주어 고마웠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까웠다.

이 모험심 덕분에 후안과의 운명적인 만남을 했지만 후안과의 마지막 이별은 하지 못했다.

아이러니한 이 상황은 나를 더 슬프게 만들었다. 나는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어서 영원한 이별의 아픔이 얼마나 큰지 가늠할 순 없었지만 후안과의 이별은 나에게도 큰 상실감을 안겨주었다. 책을 읽는 몇시간동안 많은 정이 들었나보다. 비록 곁에는 없을지라도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 기막히게 아름다운 자태로 수영을 하는 모습, 날개를 퍼득거리는 모습등은 영원히 잊지 않고 마음속에 남아있을 것이다.

 

 

 

그리고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동화 같은 이야기는 없다.

 

반려동물은 '용감한 탐험가'의 삶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반려동물을 기르려면 아주 많은 책임이 뒤따르게 때문이다. 하지만 운명은 내가 '사람들이 적게 간 길'에서 펭귄을 만나도록 했고, 나는 그 길에서 우리가 만났다는 사실이 정말 기쁘다...... 그 일은 나를 서서히 좀먹는 궤양이다. 후안 살바도의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내 위를 빙빙 맴돌면서 동화책 같은 이야기를 기대하고 바랐던 나를 비웃는 굽 갈라진 악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생각의 좌표 - 돈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생각의 주인으로 사는 법
홍세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사유하는 인간으로서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안목을 길러라!
내 생각의 주인은 누구인가?
자기성찰의 출발점으로서 지금 내가 생각하는바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고 형성된 생각을 끊임없이 수정하여 나의 주체성을 확보해야 한다.
주체적으로 의식을 형성하여 인간을 이해하고 내안에 생각을 집어넣는 실체주체인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안목을 갖추기 위해서는
1.폭넓은 독서 2.열린자세의 토론 3.직접견문 4.성찰
이 필요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